제11회 <인도네시아 이야기> 최우수상 /안전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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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기 작성자 편집부 작성일 2021-10-27 22:12 조회 19,374 댓글 0본문
제11회 <인도네시아 이야기> 최우수상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JIKS)장상 /동화
안전 가옥
(Rumah aman)
조규희(Binus School Simprug, 6학년)
“테오야, 생일 축하해!”
근처 맹그로브 나무 뿌리에서 태어난 또래 친구들이 알록달록 꾸며진 테오의 생일 파티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자, 요기, 네 생일선물이야”
“우와, 이건 실지렁이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지. 고마워.”
싱글벙글 선물을 받아든테오 옆에서 제일 친한 방카가 눈치를 보며 쭈뼛거렸다.
방카는 지난 한 달 동안 밀물에 밀려왔다, 촘촘한 맹그로브 나무 뿌리에 걸려서 발이 묶여 버린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다녔다. 그 쓰레기들 틈에서 반짝이는 것들만 모아 테오의 생일 선물로 목걸이를 만들었다.
방카가 부끄럽게 선물을 내밀자 테오는 “우와, 진짜 멋져, 직접 만든거야? 고마워 방카.” 라며 바로 목에 걸었다.
그때, “처얼 썩~ 철썩!” 바닷물이 파티장으로 몰려왔습니다. 화창한 썰물 오후 시간에 무슨 일인가 보니, 초대받지 못한 왕 도마뱀이 뚱뚱한 꼬리로 물탕을 튀기며 파티를 방해하는 것이었다. 맹그로브 나무 숲에서 포식자인 왕 도마뱀이 어슬렁어슬렁. 테오의 생일파티장을 보고, 친구들을 불러 모았다.
“펑 펑!”
큰 콧구멍에서 콧김을 뿜어 내는 심술 맞은 왕 도마뱀 세 마리는 파티장 주위를 맴돌고, 물고기들을 위협했다.
큰 콧구멍에서 콧김을 뿜어 내는 심술 맞은 왕 도마뱀 세 마리는 파티장 주위를 맴돌고, 물고기들을 위협했다.
”너희들은 모두 다 오늘 우리의 저녁이다.”
깔깔깔 웃으며 연신 꼬리로 맹그로브 뿌리를 내리쳤다. 그때마다 파티장으로는 진흙탕 바닷물이 꿀렁꿀렁 몰려들었다.
“윙~어으엉~ 윙.”
큰 성당의 파이프 오르간처럼 생긴 맹그로브 나무 뿌리는 괴상한 울림 소림을 냈다. 테오와 방카는 너무 무서웠다. 친구들은 어느새 뿔뿔이 각자의 안전한 맹그로브 나무 뿌리 집으로 도망쳤다.
깔깔깔 웃으며 연신 꼬리로 맹그로브 뿌리를 내리쳤다. 그때마다 파티장으로는 진흙탕 바닷물이 꿀렁꿀렁 몰려들었다.
“윙~어으엉~ 윙.”
큰 성당의 파이프 오르간처럼 생긴 맹그로브 나무 뿌리는 괴상한 울림 소림을 냈다. 테오와 방카는 너무 무서웠다. 친구들은 어느새 뿔뿔이 각자의 안전한 맹그로브 나무 뿌리 집으로 도망쳤다.
인도네시아 해안에는 짠 바닷물에 뿌리를 내린 맹그로브 나무가 숲을 이루며 무성한 푸른 잎을 흔들어준다. 그래서 항공사진이나 위성 사진에 인도네시아의 해변을 보면, 어디까지가 육지인지 어디서부터가 바다인지 구별이 안가는 경계가 모호한 아름다운 초록 해안이 펼쳐진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사람들은 풍경 좋은 해변에 리조트를 건설한다며 맹그로브 나무를 잘랐고, 수출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새우 양식장에 밀려서 맹그로브 나무는 또 자리를 내줬다. 거기다 해양 오염과 바다로 밀려온 쓰레기도 맹그로브 숲을 병들게 했다.
그래도 튼튼한 맹그로브 나무 뿌리는 테오와 방카, 친구 물고기들의 안전한 방패이자 안전가옥이 되어 주었다. 왕도마뱀 들은 촘촘한 뿌리 사이를 뚫을 재간이 없어서 ‘그림의 떡’을 보듯 물고기들을 위협만 할 뿐이었다.
그런데, 멀리서 거대한 물기둥이 보이더니, 누군가 “해일이다. 쓰나미야!”라고 소리쳤다.
그 소리가 귓가를 맴도는 중 방카는 정신을 잃었다. 테오는 눈을 꽉 감은 채 방카를 품에 안고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얼마 뒤, 넘실대던 파도가 잔잔해졌다. 물고기들을 위협하던 왕 도마뱀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맹그로브 나무 뿌리 사이사이에 몸을 피신했던 물고기들은 하나 둘 정신을 차렸다.
“방카, 정신차려!”
테오도 방카를 흔들었다. 다행히 방카도 기운을 차렸다. 둘은 죽지 않고 살아있어서 기뻤다.
테오도 방카를 흔들었다. 다행히 방카도 기운을 차렸다. 둘은 죽지 않고 살아있어서 기뻤다.
쓰나미가 지나간 테오의 집은 햇볕이 너무 많이 들어온다. 위를 보니, 푸른 맹그로브 나뭇잎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방카의 집은 처참하게 뿌리가 뽑혀 사라지고 말았다. 멀리서 사람들의 소리도 들렸다.
“맹그로브 나무가 아니었더라면, 우리 동네가 싹 사라질 정도로 해일 피해를 당했을 거야.”
“암 그렇지요, 맹그로브 나무 덕분에 우리 아기가 살았어요.”
“어서 맹그로브 나무 묘목을 심자고!”
해일로 가지가 잘려나가고, 뿌리가 뽑힌 맹그로브 나무 옆에는 분주한 사람들의 손길로 새로운 작은 맹그로브 나무 묘목이 심어졌다. 사람들은 그 동안 맹그로브 나무 뿌리의 틈과 틈 사이에 쌓이고, 쳐 막혀있던 쓰레기도 치웠다.
맹그로브 나무 덕분에 목숨을 구한 건, 테오와 방카 뿐만이 아니었나 보다.
테오와 방카는 태어나 자란 집을 잃었지만, 새 맹그로브 나무 뿌리에서 안전하고, 행복한 보금자리를 다시 만들었다.
<수상소감/조규희(Binus School Simprug, 6학년)>
BTS의 팬클럽 ARMY Indonesia가 지민의 생일을 기념에서 8,735그루 맹그로브 묘목을 심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자연과 인간 모두의 안전을 위한 활동이란 생각에 '안전가옥’이란 제목을 생각하고, 맹그로브 나무 뿌리에 사는 작은 물고기들의 생일 파티에 위험이 닥치는 사건을 글로 써 봤습니다.
처음 공모전 도전이라 전혀 예상도 못했는데, 최우수상이라는 결과에 너무 기뻤습니다. 부족한 저를 최우수상에 뽑아주신 심사위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7천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
섬과 섬 사이 해안선을 아름답게 해주는 맹그로브 나무가 사람과 자연의 안전선이 되도록 잘 가꾸는 일에 제 글이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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