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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다양화되는 외교양상

김문환의 주간포커스 작성일2014-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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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항복 직후 뉴욕 거리로 뛰쳐나온 ‘간호사와 수병의 키스’장면은 2차세계대전의 종언을 알리는 상징적 사진으로 오랫동안 기억되고 있다. 그리고 무고한 시골마을에 미군이 투하한 네이팜탄을 피해 마을주민들과 함께 대로 위를 뛰며 울부짖는 ‘벌거벗은 소녀의 모습’은 베트남전쟁의 참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며 반전운동에 기름을 부은 사진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렇게 한 두 장의 사진이 세계인의 가슴을 흔들어 놓는 사례를 자주 보아왔다.
 
한인사회에도 사진동호인 모임이 있어 각자의 취미생활을 고양시키며 개인전, 또는 합동으로 전시회도 열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장기 체류자중 한명인 김세영 작가는 산림지에서만 수십년간 근무한 경험을 살려, 원시림의 풍광과 그 속에 피어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아 개인전을 열었는가 하면, ‘한인뉴스’지의 엄종한 편집위원은 매월 발간되는 ‘한인뉴스’지에 한 페이지를 할애 받아 독자들의 눈길을 잠시 그곳에 멈추게 하기도 한다.
 
6월 13일부터 이틀간 발리에서 열린 동남아-라틴아메리카 협력포럼(FEALAC)에 참석한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방문일정 마지막 날 유도요노 대통령을 예방하여 박근혜 대통령의 친서를 전하는 자리에서, 액자에 넣은 두 장의 사진을 전달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그 사진의 내용인즉, 유도요노 대통령의 장인인 사르워 에디 위보워 장군이 1974년 초, 초대 주한대사로 부임하면서 박정희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하는 흑백사진과, 그 해 고인이 된 모친을 대신하여 이후 영부인의 역할을 담당하던 박근혜 영애가 사르워 에디 위보워 대사의 부인을 접견하며 담소를 나누는 칼라사진이었다. 이 두 장의 사진을 받아 든 유도요노 대통령의 입가엔 가벼운 미소가 흐르며, 감회 어린 표정이 베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대통령은 이 날짜 자신의 트위터에 즉시 이 사진들을 올려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신문지상에 게재된 사진을 보는 독자들의 가슴에도 이렇게 파고가 일고 있는데, 당사자의 직계가족인 대통령 부부의 감정의 파장은 능히 상상하고도 남을 일이다. 장관이 우방국 원수를 만나 이렇게 간단한 것 같은 이벤트를 선사함으로써 백 마디의 외교적 수사보다 더 효과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사실은 ‘ 외교술의 능란함’을 보여 준 사례라고 보여진다. 바야흐로 국가적 외교전도 이젠 비외교적 측면까지도 고려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최근 외교분야와 관련하여 해외동포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기사가 국내언론에 보도되었다. 대한민국 외교역사 사상 아주 드물게 민간인이 주요국 대사로 발탁되는 경우가 나온 것이다. 바로 인도네시아와 비슷하게 성장가도를 달리며 중진국으로 발돋음하고자 하는 베트남에서 생긴 일이다. 6월 14일자 외교부 인사발령에 의하면, L그룹 계열사의 법인장으로 근무하다 18년 동안 현지에 정착하고 있는 J 씨가 그 주인공이며 그는 모 지방대 출신의 순수한 민간인이다. 통상 대민업무를 관장하는 총영사직으로는 민간인이 기용되는 경우는 가끔 있는 일이고, 4년 전엔 ROTC 출신의 예비역 육군 중장이 인접 소국가인 동 띠모르국 대사직에 기용된 적은 있었지만, 주요국의 특명전권대사직에 사기업체 출신 민간인인 기용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상기 두 케이스를 곱씹어보면 우리는 박근혜정부의 외교정책이‘실전적 외교’를 지향하고 있음을 가늠해볼 수 있다. 글로벌시대를 맞아 국가외교는 국가기관만의 독점적 영역이 아니요, 관민일체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서만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순응할 수 있다는 신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 차세대의 역할이 간과되어서는 안되며, 차세대에 대한 지원과 육성책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수립되는 노력도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점차 전방위화 되는 국가간의 경제전쟁, 그리고 이를 엄호하는 외교전쟁은 관민협력이 필수적임은 엄연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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