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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예민하고 까다로운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똑똑! 고민상담실 작성일2018-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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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장 고집세고 짜증이 많은 아이
 
 
<사례 3  > 예민하고 까다로운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9살 된 여자아이입니다. 성격이 너무 예민하다고 해야 할지, 제가 어떠한 말을 못합니다. 장난으로 밉다고 해도 울고불고 난리가 납니다. 조금이라도 듣기 싫은 말을 듣지 않으려고 하고 말보다 울면서 떼를 부립니다. 길에서 넘어지면 아픈 것 보다 본 사람이 있는지 먼저 둘러봅니다. 아픈 건 둘째 문제랍니다. 또 젓가락질을 실수할까 봐 손을 부들부들 떨어요. 이모가 보고 깜짝 놀라더군요. 어린이집3년을 다니다 작은 실수를 선생님이 지적을 했더니 그리도 서럽게 울어서 선생님이 달래느라 힘드셨다고 해요. 그러지 말라는 말을 했을 뿐이라는데…다른 사람들은 맏이가 동생도 잘 챙기고 너무 의젓하다고 하는데 집에서는 너무 달라요. 게다가 엄살은 얼마나 심한지 아이가 아프면 아픈 아이보다 병원에 데리고 갈 일이 더 걱정이에요. 의사와 간호사들이 다 혀를 내두를 지경이에요. 때리려고 회초리라도 들라치면 금방이라도 넘어갈듯이 (남들이 보면 얼마나 많이 맞았으면 저럴까 싶은 정도로, 어떻게 될까 싶어서 때리지도 못할 정도로) 울다가 회초리만 치우면 말꼬리 잡고 사람 피를 말립니다. 내가 화병이 생길 정도예요. 그러다 다시 회초리 들면 울고 치우면 말꼬리 잡고..아이 아빠가 병원에 한번 데리고 가보라고 할 정도이니..너무 힘들어요. 
더 중요한건 어린이집3년, 유치원 1년, 그리고 초등학교 2학년인데 바깥 생활에서는 거의 모범생에 가깝게 생활을 한대요. 선생님들 말씀 들어보면 그렇게 의젓하고 바른 생활을 한다는데 저는 아이가 한 살 더 먹을 때마다 더 심해질까 걱정이고 무서울 정도에요. 참고로 밑으로 24개월 터울이 나는 남동생이 있고 그 아이는 애교가 많아요.

딸아이와는 다른 세대이지만 때로는 친구처럼 지내고 싶은 것이 많은 어머니들의 바람인 것 같습니다. 나중에 커서 딸만큼 엄마 마음을 세심하게 헤아려 줄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로 어머니에게 있어서 딸이란 존재는 무척 소중하지요. 그런 아이가 어머니께 유난히 예민하고 까다롭게 군다고 하니 어머니 심정이 어떠실지 짐작하게 됩니다. 특히 바깥에서는 문제 없이 잘 적응하고 의젓하다고 칭찬을 듣는 아이가 유독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어려우니 말입니다. 
 
현재 모녀 관계가 왜 이렇게 불편하게 되었는지 살펴보려면 언제부터 이런 문제가 시작되었고 심각해진 시기는 언제부터인지, 어머니가 아이를 대하는 감정이나 아이에게 어떤 기대나 소망을 갖고 계시는지, 양육태도는 어떠했고 아이가 이런 행동을 보일 때 어머니가 어떻게 대응하시는지, 동생을 잘 챙긴다고 했는데 동생에 대한 아이의 감정은 어떤지를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머니께서 어려움을 호소하신 내용으로 보면, 아이는 다른 사람에게 인정과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무척 큰 것 같습니다. 장난으로 밉다고 하거나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듣기 싫은 말을 하는 것을 못 받아들이는 모습에서나 어린 아이가 행여 실수할까봐 마음 졸이며 실수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이는 아이의 내면에는 관심받고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가 깔려 있습니다. 물론 그 대상은 일차적으로는 엄마, 아빠랍니다. (점차 친구, 선생님 등으로 확대되어 나갑니다.) 이렇게 인정과 관심,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큰 아이들은 그것을 원하는 대상에게는 예민하게 반응을 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나에게 관심을 쏟고 있는지,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항상 예의 주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혹시 지금까지 아이가 이런 행동을 보일 때 어머니가 아이의 내면에 깔린 욕구를 알아주기보다는 겉으로 보이는 아이의 행동에만 초점을 두어 대응하지는 않으셨는지요? 예를 들면, 장난으로 밉다고 했는데 아이가 울고 불고 할  때 어머니 마음은 어떠셨는지요? 그리고 어떻게 대응하셨는지요? 아이가 갑자기 이런 행동을 보이면 어머니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농담도 못 받아들이는 딸아이를 보면 답답하거나 화가 날 수도 있고요. 그런 마음이 들면 아이에게 핀잔을 주거나 화를 내게 되기 쉽고 그러면 아이는 더 울고불고 하는 일이 반복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머니가 느끼시는 감정과 함께 딸아이의 마음이 어떨지도 같이 한번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관심받고 사랑받고 싶은 아이는 자기를 밉다고 말하는 것을 잘 받아들이기 어렵고, 농담으로 거르기도 벅차고 무척 속이 상할 것 같습니다. 이런 아이의 감정을 어머니께서 한번 생각해 보시고 그걸 아이에게 전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엄마가 밉다고 해서 너무 속이 상했나보네, 엄마는 놀다가 장난으로 한 말인데 그 말이 너한테는 진짜처럼 들렸나보다. 그냥 가벼운 농담으로 한 건데 네가 그렇게 서운해 하는 걸 보니 엄마도 좀 당황스러워. 하지만 너도 엄마가 네 마음을 몰라주거나 할 때 엄마 밉다고 얘기할 때 있잖아. 그렇게 말할 때도 엄마는 네가 정말 엄마를 미워서가 아니라 기분이 상해서 그랬다고 생각하거든. 엄마도 네가 정말 미워서 그런게 아니야. 정말 미운 사람한테는 오히려 밉다고 말하지 못한단다.”라고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어머니의 감정도 솔직히 표현해주세요.

이렇게 말했는데도 아이가 울고불고 하면 그 때는 아이의 행동에 관심을 두지 마시고 “ 지금은 네가 기분이 영 아닌가보다. 다 울고 감정이 가라앉은 다음 얘기하자”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어머니께서 마음이 아닌 행동에 관심을 두면 아이는 점점 더 부적절한 행동으로 자신의 마음을 보일 가능성이 커진답니다. 

만일 계속해서 아이의 행동이나 말에만 초점이 맞추어지면 아이는 그런 행동을 계속 반복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부적절한 행동을 했을 때 엄마가 혼내는 것도 자신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특히 어머니께서 아이가 엄마에게만 유독 까다롭게 구는 것 같아 아이의 장점을 미처 봐주지 못했다면 아이의 장점과 적절한 행동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셔야 합니다. 
 
내 자식이다 보니 더 잘하길 바라는 마음에 아이가 잘 하고 있는 부분은 당연히 여기고 인정해 주지 않고 무조건 잘못을 지적한다면 아이는 엄마에게 인정받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아이가 부적절한 행동을 보일 때보다는 적절한 행동을 보일 때 관심을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방법들을 통해 끈끈한 사이가 되길 바라봅니다. 
 
* 가톨릭대학교 아동∙청소년∙가족상담센터 http://www.catholic.ac.kr/~childf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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