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 나들이] 실버를 들뜨게 한 어릴 적 꿈 / 봄내 오인영 > 자필묵연 自筆墨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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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 나들이] 실버를 들뜨게 한 어릴 적 꿈 / 봄내 오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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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글 작성자 편집부 작성일 2025-09-25 14:40 조회 4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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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내 오인영(吳仁英)/ 1993년 결혼과 함께 남편의 근무지인 인도네시아 CIKAMPEK에 신혼살림을 꾸렸었다. 30 수년이 흐른 지금까지 인니를 사랑하며 살고 있다. 그러다가 드디어 어린 시절부터 가졌던 작은 꿈 하나를 이뤘다. 은발의 실버가 된 지금에서야 한국도 아닌 이역만리 타국에서 서예에 입문했다. 인재 손인식 선생님의 존재에 감사한다. 왕초보지만 매일매일 필묵과의 씨름이 내 단순한 삶을 새롭게 하는 것 같아서 먹을 갈고 화선지를 대할 때마다 감사한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고국전 참가는 감사함에 대한 내 작은 실천과 긍정심이다. 


실버를 들뜨게 한 어릴 적 꿈

봄내 오인영


늘 한가하게 흐르는 우리집 시간이 일주일에 하루는 아주 바쁘게 흐릅니다. 제가 서예 학습에 참가하는 날입니다. 1주일에 한 번 이 정기 나들이에 제법 먼 길을 운전해야 하는 남편도 아침부터 길 나설 준비에 바쁩니다. 저는 일주일간 열심히 연습한 숙제와 도구를 챙기고 남편은 취미로 손수 담은 막걸리 몇 병을 챙깁니다. 제가 서예를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새롭게 생긴 이 루틴으로 인해 우리 부부의 일상에 적당한 긴장감이 생겨 흥미롭습니다.


우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남쪽 보고르와 잇댄 Sukabumi Cicuruk에 삽니다. 남편이 근처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오래전 마련한 넓은 땅 한편에 지은 자연에 폭 파묻힌 집이 우리 부부의 거처인데요. 눈을 들면 장대하고 우뚝한 산 GUNUNG GEDE(3018m)와 GUNUNG SALAK(2211m)이 침묵으로 대화를 청하는 사철 시원하고 청아한 곳이죠. 나름 인구 분포가 높고 주변에는 한인들이 운영하는 중소기업도 산재하는데, 주변 풍경은 늘 푸른 나무가 무성한 인도네시아답게 한가한 전원 그대로이고요. 


현역을 은퇴한 남편은 이런 저런 궁리로 뇌리는 바쁘겠지만, 몸은 비교적 한가하여 최근엔 막걸리 담기를 소일로 삼습니다. 건강 때문에 과음을 삼가지만, 때로 한 잔씩 음미하고 지인들에게 나눠주는 기쁨을 즐긴다고 하겠습니다. 저 역시 집안일 외에는 현실적인 일들을 다 접고 지금은 오직 서예를 벗 삼고 있는데요. 그렇다고 우리 부부가 앞으로 계획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열심히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기도 하지만, 토지매도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해결이 되면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도 선택지 중의 하나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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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태주님의 시 


서예는 제 어렸을 적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인재 손인식 선생님을 늦게야 떠올린 것은 언제일지 모를 귀국 가능성 때문이었는데요. 불확실한 막연함이란 진작 떨쳐버려야 할 것이었지 싶어요.^^ 하고 싶은 것은 미루지 말고 핑계대지 말고 바로 실천하는 것이 그야말로 최선임을 다시 실감합니다. 어쨌든 입문 이후 나날이 새로움을 느끼고 있으니 참 좋거니와 자연스럽게 새로운 계획도 생깁니다. 


인재 선생님 문하에 입문하고서야 알게 된 것인데, 좋은 학습을 위해 필요한 체험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자필묵연 선배 회원들이 그렇듯 매년 열리는 정기전시와 공모전출품 또 비엔날레와 같은 특별전시에 기회가 된다면 사정을 불문하고 열심히 참가하고 싶습니다. 이런 실질적 체험들이 곧 넓고 깊은 공부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특히 <적도의 묵향 고국나들이>처럼 5년마다 열리는 귀국전시 기회가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이벤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글도 쓰게 되니 참 새롭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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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심


실버나이에 꿈을 실천해보는 것 마치 버킷리스트 하나를 넘는 느낌입니다. 서예는 입문 전과 달리 학습할수록 느낌이 달라지더군요. 표현할 선의 질감이 다양하고 붓과 먹 화선지 상태에 따라 표현된 느낌이 다르며 구성 또한 매우 넓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은근히 겁이 나기도 하지만, 그러므로 더 알아 갈수록 흥미롭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제가 서예로 인해 계속 들뜰 수 있겠다는 생각에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9월 인도네시아 푸른 자연 속에서 봄내 오인영 


[아호 이야기/ 인재 손인식]

오인영 여사와 아호 「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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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내 


아호 ‘봄내’는 필자의 작호가 아니다. 필자와 인연을 맺기 전 이미 오인영 여사가 소유한 아호다. 따라서 필자는 이 아호에 담긴 다소 일반적인 이면을 정리하고자 한다. 


‘봄내’는 ‘봄’과 ‘시내(개울)’라는 두 자연적 요소가 결합하여 탄생한 이름이겠다.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로, 희망과 생명력, 따뜻함과 풍요를 상징한다. 겨울의 고단함을 지나 다시 돌아오는 봄은 새로운 시작과 회복의 의미를 지니며, 삶의 원동력을 불러일으키는 힘을 상징한다. 한편, ‘시내(내, 개울)’는 쉼 없이 흘러가는 물줄기처럼 끊임없는 진취성과 맑음을 상징한다. 시내는 크고 웅장하지 않지만, 잔잔히 흘러 주변을 적시고 생명을 키워내는 힘을 갖고 있다.


이 두 단어가 결합한 ‘봄내’는, 곧 “따뜻한 생명의 기운을 머금은 맑고 고요한 물줄기”를 의미한다. 이는 겉으로 화려하거나 강렬하지 않으나, 조용히 사람 곁을 적셔주고 뭇 생명을 키워내는 자연의 본성이다. 더 나아가, ‘봄내’라는 아호는 한국의 지명과도 맞닿아 있다. 실제로 강원도의 도시 ‘춘천(春川)’은 한글로 풀이하면 ‘봄내’이다. 이 아호가 단순한 단어 결합을 넘어, 수구초심의 정서와 자연 친화적 세계관을 아울러 담아내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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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인영 


즉, 아호 ‘봄내’는 자연과 인생, 그리고 고향의 정서가 어우러진 삶의 순수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아호 ‘봄내’는 단순히 아름다운 어휘의 조합 그 이상을 떠올린다. 생명력 • 겸허함 • 초심 등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의미 있는 호칭인 것이다. 곧 자신과 가족 그리고 세상과의 인연을 중요하게 여기며 더불어 교류하고자 하는 겸허한 마음을 가진 봄내 오인영 여사와 매우 잘 어울리는 아호다. 


서예 안내자로서 필자가 본 ‘봄내’ 여사는 학습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핵심을 간파하여 수정할 부분을 하나하나 정복하는 능력이 남다르다. 안내자로서 보람이 클 수밖에 없다. 아울러 ‘봄내’ 여사는 긍정심도 남다르다. 아직 짧은 학습 시간임에도 <적도의 묵향 고국나들이 Ⅲ>에 선뜻 응했다. 이 이벤트 참여는 이후를 위해 좋은 체험이 될 것이다. ‘봄내’께서 머잖아 좋은 창작 능력을 보여줄 것을 바라고 믿는 마음 크다. 


-2025년 8월 산나루 북창 아래에서 인재 손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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