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껄끄러운 이정희를 ‘나의 칼로’ ... 박근혜•문재인 한 마음

경제∙일반 작성일2012-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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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3자 TV토론 변수는(godik,tebal)
박 측, 문이 이정희 동조 나서면
같은 편 엮어 중도층 포섭 기회
문 측, 민감사안 대신 공격 기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4일 TV토론회 전략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차도지계(借刀之計)’다.
남의 칼을 빌려 상대를 공격한다는 뜻이다. ‘남의 칼(借刀)’은 바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다. 정치와 외교안보를 주제로 벌어질 토론회에는 두 후보뿐만이 아니라 이정희 후보도 참석하는 3자 토론으로 진행된다. 현행 선거법상 의석 수 5석 이상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초청 TV토론에 참석할 수 있는데, 통진당은 6석이다.
이 후보 측 김미희 대변인은 3일 “토론회의 집중 공략 대상은 물론 박근혜 후보”라며 “새누리당이 거악의 본산이고 박 후보 본인이 정치쇄신 대상임을 강조하고 맹공을 퍼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도를 만들 계획은 아니다”라고 덧붙였지만 타깃을 ‘박근혜 후보’로 분명히 할 것임을 미리 밝힌 것이다.
박 후보 측에선 당초 보수 후보 한 명과 진보 후보 2명의 대결구도에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검토 결과 ‘이정희 후보의 강공’이 오히려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오히려 이 후보에 대한 공방을 통해 문 후보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게 새누리당 측의 계산이다.
또한 이 후보의 공격에 문 후보가 편승한다면 ‘두 후보가 이념적·정치적으로 가깝다’는 인상을 시청자에게 줄 수 있어 그다지 불리하지만도 않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중도층으로의 외연확대가 절실한 것은 우리나 문 후보나 마찬가지”라며 “그렇다면 중도층에 지지기반이 없는 이 후보가 우리를 공격하고 문 후보와 한 편인 것처럼 비치는 게 우리에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위성 발사를 실용적이라고 주장하거나 북방한계선(NLL)이 우리가 일방적으로 그은 것이라는 입장인 이 후보가 이 문제를 공격해올 경우 역으로 문 후보 쪽에 공을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박 후보 캠프 선대위 관계자는 “박 후보가 문 후보를 공격할 때 이 후보의 발언을 빌려 ‘이 후보의 이런 주장에 대해 문 후보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식으로 질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의 극단적 주장을 문 후보와 연결시켜 반격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서 그는 “4·11총선 당시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 온기가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문 후보가 답변하기 곤란해질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문 후보도 이 후보의 박 후보에 대한 공격을 활용할 계획이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문 후보가 할 수 없는 공격을 이 후보가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 후보가 박정희 정권의 유신체제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가감 없이 공격함으로써 문 후보의 짐을 덜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노리는 ‘이 후보와 문후보를 같은 편으로 엮는 전략’은 경계하고 있다. 문 후보와 함께 TV토론을 준비하고 있는 신경민 선대위 미디어단장은 “NLL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주 해군기지 등의 예민한 현안에 대해 이 후보와 문 후보가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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