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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 확보에 발목 잡힌 인도네시아 고속철도 프로젝트

건설∙인프라 작성일2017-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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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고속철도 프로젝트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고속철도 건설에 필요한 부지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 인도네시아 고속철도 프로젝트, 부지 확보 어려움
 
7일 닛케이 아시안 리뷰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고속철도 건설을 위해 필요한 부지를 계획대로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반둥을 연결하는 이 고속철도는 길이가 140㎞에 달한다. 사업비용은 50억 달러(5조6355억원)다. 특히 조코위 대통령이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인프라 개발 사업의 핵심 구성 요소로 꼽힌다.
 
인도네시아와 중국 양국의 국영회사가 구성한 컨소시엄(KCIC·Kereta Cepat Indonesia China)이 고속철도 프로젝트에 대한 건설과 운영을 맡고 있다. 두 나라는 작년 초 반둥에서 착공식을 진행하고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인도네시아의 복잡한 토지수용 절차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달 말 각료회의에서 교통부 장관과 다른 관료들에게 프로젝트가 진전이 부족한 이유를 설명하라고 강력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토지 확보 등 프로젝트에 필요한 주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며 KCIC는 지난 5월 중국은행과 합의한 대출을 아직 받지 못한 상태다. 대출은 필요한 부지를 100% 확보하기 전까지 실행되지 않기로 돼 있다.
 
컨소시엄은 지난 1월 부지의 85%를 확보했으며 5월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각료회의에서 발표된 수치는 55%에 불과했다. 이에 KCIC가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과장해 거짓 보고서를 제출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 중국 프로젝트 지분율 40% → 90% 확대 제안
 
컴소시엄은 당초 2019년 5월 31일부터 향후 50년 간 철도를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철도 건설이 계획대로 마무리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이 완료되는 시점에서 50년 동안으로 계약을 수정하기로 합의했다.
 
상황이 이렇자 인도네시아 정부 측에서 중국이 지분율을 40%에서 90%로 확대하고 프로젝트의 주도권을 잡을 것을 제안했다. 자카르타~반둥 고속철도 사업의 지분은 인도네시아가 60%, 중국이 40%를 갖고 있다.
 
또 고속철도 통과하는 산악 지역에 추가로 터널 공사를 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총사업비도 60억 달러(6조7602억원)로 늘어났다.
 
실제 바수키 하디물조노 인도네시아 공공사업부 장관은 "조코위 대통령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인도네시아가 10% 지분을 갖고 중국의 지분을 90%로 늘리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고속철도 공사를 시행 중인 컨소시엄의 지분을 중국에 넘기면 중국은 공사비의 75%를 중국은행 대출로 충당하는 것과 함께 추가로 자본을 투입해야만 한다. 바수키 장관은 자카르타∼반둥 고속철도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면 10∼15년 내에 사업비를 전액 회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인도네시아, 인프라 건설 예산 부족 심각
 
인도네시아가 고속철도 프로젝트의 주도권을 중국에게 넘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주요 인프라 건설 사업의 예산 부족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조코위 대통령은 2014년 취임 이후 경제발전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도로, 항만, 전력 등 핵심 인프라 건설을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기대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예산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작년 하반기부터 조세사면을 시행해 4881조 루피아(410조원)에 달하는 검은 돈을 양성화했다. 또 지난달 국외 은닉자산 추적을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한편, 중국의 대(對) 인도네시아 투자 규모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BKPM)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중국의 인도네시아 투자 규모가 19억6000만 달러(2조2073억원)로 작년 같은 때보다 92.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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