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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2027년 예산안, 재정 건전성과 신뢰성 시험대에 올라

경제∙일반 작성일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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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인도네시아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은 오는 14일 국민협의회(MPR)에서 재정설명서(Financial Notes)를 발표하고 내년도 국가예산안 편성에 공식 착수할 예정인 가운데, 2027년 예산안이 인도네시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정부가 높은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 만큼, 2027년 예산안은 과감한 목표를 내세우기보다 실현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쁘르마따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수아 빠르데데는 11일 자카르타포스트에 경제 상황이 계속 변하는 만큼 예산안의 소폭 수정은 정상적이지만, 예산안은 가계와 기업, 은행, 투자자들에게 기준과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위험한 것은 큰 폭의 수정이 반복되는 것이며, 그렇게 되면 예산안이 정책의 기준점이라는 기능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7년 국가예산은 지나치게 야심찬 문서가 아니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문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국회는 지난 5월부터 국가예산안 초안 작성에 착수했으며, 6월까지 협의를 거쳐 거시경제 전망을 담은 초기안을 마련했다. 이 전망은 국가예산법안의 기초가 되며, 8~9월 국회 논의를 거쳐 확정된 뒤 내년 정책 집행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예산안에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환율 등 거시경제 전망과 함께 국가수입·지출 및 재정적자 전망이 포함된다.

 

정부가 제시한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는 5.8~6.5%, 지난 15년간 인도네시아가 유지해온 약 5% 수준의 성장률보다 높다. 이는 쁘라보워 대통령 임기 중 8% 경제성장을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목표를 반영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경제는 올해 1분기 5.61%, 2분기 5.29% 성장했으며, 이는 2026년 예산안의 성장률 목표인 5.4%에 근접한 수치다.

 

그러나 정부의 8%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공격적인 재정정책은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정부 지출은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주요 수단이지만, 지출이 세입을 넘어설 경우 재정적자가 발생하고 정부는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차입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1990년대 후반 경제위기를 계기로 재정적자를 GDP 3%, 국가부채를 GDP 60% 이내로 제한하는 법적 기준을 마련했다. 현재 부채비율은 약 40%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인도네시아는 2003년 관련 법이 통과된 이후 수년간 두 기준을 지속적으로 지켜왔으며, 이러한 재정건전성은 신중한 재정운용의 성과로 평가돼 왔다.

 

하지만 쁘라보워 대통령은 2024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 50%괜찮다고 말하고, 재정적자 3% 상한을자의적인 기준이라고 언급하며 기존 재정운용 원칙의 경계를 시험했다. 당시 시장의 반응은 크지 않았지만 이후 재정 상황에서 우려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정부가 성장동력으로 추진한 무상 영양식 프로그램(MBG)이 주요 우려 요인으로 떠올랐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식중독 사고와 부패 의혹 등으로 논란이 이어졌고, 최근에는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브라보워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한동안 사업에 대한 예산 투입을 고수하면서 시장에서는 재정적자 확대 가능성을 감수하면서까지 사업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고, 이는 올해 초 외국인 자금이 인도네시아에서 빠져나가는 요인 중 하나가 됐다.

 

이후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국제유가가 예산안에서 예상했던 수준을 웃돌자 상황은 달라졌다. 에너지 보조금에 대한 지출 부담이 커지면서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외 압박과 악화된 시장 심리가 겹치면서 재정 실적이 비교적 양호했음에도 시장의 우려가 커졌고, 6월에는 루피아 가치가 달러당 18,200루피아를 넘어서며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이르랑가대 경제학 교수 라흐마 가프미는 11일 자카르타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시장의 압력과 거시경제 현실이 정부로 하여금 재정운용에서더 신중해지도록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올해 재정적자를 GDP 3% 아래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으며, 실제로 무상 영양식 프로그램 예산도 약 40조 루피아 삭감하기도 했다.

 

내년 재정적자 목표도 GDP 1.8~2.4%로 보수적으로 설정했다. 이는 올해 전망치인 2.85%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라흐마 교수는 이처럼 적자 목표 범위가 좁아지면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 여력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국부펀드 다난따라(Danantara) 등을 통해 민간 및 예산 외 자금조달에 크게 의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흐마는 성장률 목표 하단인 5.8%는 경제 여건이 최적으로 조성될 경우 달성 가능하지만, 6.5%는 사실상 정부의 희망적인 전망을 제시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조수아 이코노미스트는 인도네시아의 재정 신중성이 최근 시장 압력이 커진 이후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가 그동안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상한을 꾸준히 지켜온 점을 들어 재정운용 역량이 이미 입증됐다며, “지난 몇 달간 달라진 것은 정부가 예산 규율을 더욱 강조하게 됐다는 점이라는 것이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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