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의 경제학: 공짜 스포츠가 거대 산업이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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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스나얀 글로라 붕 까르노 경기장 (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
**본 내용은 자카르타포스트 8월 11일자에 게재된 만디리 연구소 Bobby Hermanus 애널리스트의 의견입니다
달리기의 경제성에는 어딘가 아이러니한 면이 있다. 달리기는 시작하는 데 거의 돈이 들지 않는 몇 안 되는 스포츠 가운데 하나다. 코트도, 회원권도, 입장권도, 심지어 함께할 파트너조차 필요 없다. 정말 필요한 것은 운동화 한 켤레와 달릴 길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리기는 놀라울 정도로 정교한 소비 산업으로 성장했다. 사람들은 단순히 달리기 그 자체에만 돈을 쓰는 것이 아니다. 대회 참가비, 러닝화, 의류, 스마트워치, 건강 및 웰니스 제품은 물론 호텔, 교통, 식사, 심지어 대회 참가를 겸한 주말 여행에 이르기까지 달리기와 관련된 모든 것에 비용을 지출한다.
스포츠 자체는 무료일지 몰라도, 그 경험은 무료가 아니다. 그리고 그 경험이 거대한 비즈니스로 성장하고 있다.
컨설팅 기업 데이터인텔로(DataIntelo)의 '마라톤 이벤트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 달리기 대회 시장 규모는 약 28억 달러로 추산되며 향후 10년 내에 거의 두 배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달리기만을 목적으로 도시나 국가를 이동하는 '마라톤 관광' 시장 규모는 약 58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전 세계 러닝화 시장 규모는 이미 작년에 약 195억~260억 달러에 이르렀다.
수요를 감당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2027년 런던 마라톤 참가 신청자 수는 130만 명을 넘어 세계 기록을 세웠다. 뉴욕에서는 '뉴욕 로드 러너스(New York Road Runners)'가 주최한 대회들이 작년 한 해 동안 뉴욕시에 약 9억 3,400만 달러의 추가적인 지역경제 효과를 창출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달리기는 사람을 움직이게 하고, 사람은 돈을 움직이게 하기 때문이다. 헬스장 회원은 주로 한 시설 안에서만 소비하는 반면,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러너는 소비 활동을 함께 이동시킨다.
이들은 호텔, 교통편, 식사는 물론이며, 최근에는 집으로 돌아가기 전 관광 활동을 즐기는 경우도 늘고 있다. 따라서 대회 참가비는 시작에 불과하다. 진정한 경제적 가치는 그 뒤에 이어지는 지출에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026년에는 34개 주, 200개 이상의 도시에서 500건이 넘는 달리기 행사가 열릴 예정인데, 이는 2022년 기록된 수치의 약 5배에 달한다.
달리기 커뮤니티 또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피트니스 추적 앱인 스트라바(Strava)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러닝 클럽 수는 2024년 대비 2025년에 거의 6배나 증가했다.
달리기는 이제 단순한 개인 활동을 넘어선 활동이 되고 있다. 현재 러너의 약 3분의 1, 특히 Z세대 러너들은 커뮤니티와 함께 달리는 것을 선호한다. 인도네시아 러너들은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약 16km를 달리며, 연령대가 높은 러너들은 그보다 더 먼 거리를 달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달리기가 얼마나 빨리 성장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꾸준히 성장해 왔느냐 하는 것이다.
달리기 관련 검색 관심도는 일부 다른 스포츠에서 나타나는 '반짝 인기 후 급락(boom-and-bust)' 패턴을 따르지 않고, 지난 7년 동안 꾸준히 상승해 왔다. 이러한 차이점은 매우 중요하다. 일시적인 열풍으로 인한 트렌드는 나타날 때 만큼이나 빠르게 사라질 수 있지만, 습관으로 자리 잡은 트렌드는 되돌리기가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달리기는 점차 하나의 습관이 되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매주 훈련하고, 클럽에 가입하며, 대회에 참가한다. 또한 러닝화를 교체하고, 새 운동복을 구입하며, 다른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인근 도시로 이동하기도 한다. 따라서 단순한 운동으로 시작된 활동이 반복적인 소비 주기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달리기 행사가 경제를 움직이다
실제 거래 데이터를 통해 경제적 파급 효과를 확인하면 그 영향력은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2026년 만디리 족자 마라톤(MJM) 기간 동안 족자카르타를 찾은 러너는 10,200명으로, 2017년 첫 대회 당시의 약 6천명과 비교해 크게 늘어났다. 대회 주간 동안 족자카르타 및 인근 지역의 만디리소비지수(MSI)는 7.4% 상승했는데, 이는 2025년 MJM 당시 기록된 상승 폭의 1.6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는 자바섬 주요 도시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으며, 다른 지역의 상승 폭과 비교하면 1.2배에서 4.1배에 달했다. 특히 시기적인 요인이 이 결과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마라톤 개최 전, 족자카르타의 주간 소비 증가율은 0.5% 수준에 불과했지만, 대회가 열린 주간에는 그 수치가 7.3%로 치솟았는데, 이는 지난 4년 사이 가장 가파른 상승세였다.
따라서 이 행사는 단순히 출발선을 채우는 것 이상의 효과를 가져왔다. 소비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어 있던 시기에 지역 내 소비를 일시적으로 활성화시킨 것이다.
게다가 그로 인한 지출은 스포츠 행사 자체에만 머물지 않았다. 교통비는 21.9%, 외식비는 10.1%, 숙박비는 6.4% 증가했다. 이것이 바로 스포츠 관광이 가진 경제적 효과의 가장 단순한 원리다.
사람들은 '달리기'라는 한 가지 목적으로 도시를 찾지만, 그들의 지출은 지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된다. 특히 참가자 대부분이 타지에서 온 경우, 이러한 지출은 더욱 가치 있는 의미를 지닌다. 즉, 기존에 있던 자금이 단순히 주인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지역 경제로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러너들이 새로운 소비자 집단으로 부상
경주가 끝난다고 해서 기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러너 인구의 증가와 함께 이를 중심으로 한 소비자 생태계 또한 확장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스포츠웨어 시장은 연평균 8% 성장하여 2025년에 약 38조 5천억 루피아 규모로 추산되며, 2030년에는 58조 6천억 루피아에 달할 전망이다. 2025년 기준, 인도네시아 최대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된 스포츠 신발 중 러닝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2%에 달했다.
현지 브랜드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해당 마켓플레이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러닝화 상위 10개 제품 중 한 인도네시아 브랜드의 제품이 전체 판매량의 36%를 차지하며 해당 그룹 내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치 있는 자산은 제품 그 자체가 아니라 바로 '커뮤니티'다. 커뮤니티는 소비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낸다. 한 번 대회에 참가한 러너는 또 다른 대회에도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 매주 훈련하는 러너는 결국 새로운 러닝화가 필요하게 된다.
러닝 클럽은 의류, 식음료, 여행, 웰니스, 그리고 스폰서십 등과 관련된 기회를 창출한다. 이는 러닝이라는 활동에 '성장', '반복', '이동'이라는 독특한 경제적 결합을 부여한다.
더 많은 사람이 이 라이프스타일을 받아들이면서 시장은 성장하고, 활동이 습관화됨에 따라 지속적인 소비가 발생하며, 경주가 열리는 곳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거주 도시를 넘어선 소비가 일어난다. 이 세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소비 트렌드는 드물다.
따라서 다음 단계의 기회는 단순히 경주 대회를 더 많이 개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대회를 중심으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 지방 정부의 경우, 스포츠 이벤트를 더 포괄적인 관광 전략의 일환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매력적인 명소가 있는 중소 도시들은 러닝, 사이클링, 철인 3종 경기 또는 기타 커뮤니티 기반 스포츠를 중심으로 일정을 구성하여, 기존 관광 중심지 밖으로 방문객을 유치하고 그들의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다.
기업에게 있어 이러한 기회는 신발이나 의류를 넘어선 영역으로 확장된다. 호텔, 식당, 교통, 관광, 디지털 결제, 건강 및 웰니스, 보험, 소비자 금융 등 다양한 산업 분야가 활동적인 소비자층의 증가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정책 입안자들 또한 단순히 얼마나 많은 사람이 행사에 참석했는가보다는, 해당 행사가 실제로 얼마나 많은 경제 활동을 창출했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참가자들은 어디서 오는가? 얼마나 오래 머무는가? 무엇에 돈을 쓰는가? 어떤 지역 기업이 혜택을 보는가? 이러한 지표들이 어떤 행사가 지속적인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지, 아니면 단순히 세간의 이목을 끄는 화젯거리에 그치는지를 알려준다.
이제 우리가 던져야 할 중요한 질문은 ‘사람들은 왜 돈을 내면서까지 달리기를 하는가?’보다 ‘수천 명의 사람이 함께 달리기로 결정했을 때 경제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이다.
그에 대한 답은 놀라울 정도로 광범위하다. 단 몇 시간의 달리기가 호텔 객실, 식당, 교통수단, 상점, 관광 명소를 북적이게 만들며, 신발과 의류부터 헬스케어, 금융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수요를 창출해내기 때문이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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