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인니 중앙은행 총재 사임 배경에 “정부와 정책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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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중앙은행(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 뻬리 와르지요 총재의 전격 사임 배경에는 정부와 중앙은행 간 경제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카르타포스트가 28일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뻬리 총재가 사임하기 전 뿌르바야 유디 사데와 재무장관과 경제성장 전략을 둘러싸고 큰 이견을 보였으며, 특히 유동성 정책과 환율 관리 문제를 놓고 갈등이 심화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소식통들은 이러한 갈등이 사임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뻬리 총재의 사임은 27일 새벽 데스뜨리 다마얀띠 부총재와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 측 고위 보좌관이 대신 발표했으며, 사임 이유는 '개인적인 사유'라고만 설명했다. 뻬리 총재는 발표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고 별도의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최근 중앙은행은 재정 건전성과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우려 속에 6월 루피아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하락하는 중에도 쁘라보워 대통령의 고성장 정책을 지원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왔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뿌르바야 장관은 시중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해야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중앙은행은 루피아 방어를 위해 유동성을 긴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한 소식통은 "뿌르바야 장관은 풍부한 유동성을 원했지만 당시에는 루피아가 큰 압박을 받는 상황이었다"며 "그는 대통령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라고 말했다.
중앙은행은 루피아 가치 방어를 위해 지난 5월 이후 기준금리를 총 100bp(1%포인트) 인상했으며, 외국인 투자자의 루피아 자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긴축 기조를 유지해 왔다. 중앙은행은 통상 루피아 약세 국면에서는 과도한 유동성이 투기 자금으로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동성을 제한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뿌르바야 장관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줄곧 중앙은행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그는 경제성장률을 현재 5% 수준에서 쁘라보워 대통령의 공약인 8%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으며, 조코 위도도 정부에서 장기간 재무장관을 지낸 스리 물야니 인드라와띠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뻬리 총재는 2018년 조코 위도도 전 대통령이 임명했으며, 2024년 쁘라보워 정부 출범 전 2028년까지의 두 번째 임기를 확정받은 상태였다.
또 다른 소식통은 중앙은행이 뿌르바야 장관의 국고자금을 국영은행으로 자주 이전하려는 시도를 우려해 왔다고 전했다. 이같은 조치는 자산과 부채의 만기 불일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뿌르바야 장관은 취임 직후 중앙은행이 관리하던 국고자금 200조 루피아를 국영은행에 공급하며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핵심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6월 초 루피아 방어를 위해 해당 자금을 다시 중앙은행으로 환원하기로 뻬리 총재와 합의했지만, 약 2주 뒤 다시 국영은행에 자금을 재투입하면서 기존 정책이 옳았다고 주장했다.
중앙은행 내부에서는 뿌르바야의 과도한 유동성 공급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동시에 자금을 급격히 회수하는 것도 은행 간 금리 급등을 유발해 중앙은행 정책 운용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부는 중앙은행이 외국인 자금 유치를 위해 고수익률 중앙은행 증권(SRBI)을 대규모 발행한 것도 정부의 국채 조달 비용을 높인다고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빠라마디나대학의 위자얀또 사미린 경제학자는 "뿌르바야 장관은 여러 경제부처 장관들과 갈등을 빚었지만, 가장 공개적으로 드러난 상대는 뻬리 총재였다"며 장관은 중앙은행 정책을 자주 공개 비판했고 뻬리 총재도 이에 대응하면서 정부의 신뢰도를 해쳤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대 경제사회연구소의 자헨 레즈끼 경제학자는 정부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 임시 총재를 맡은 데스뜨리 다마얀띠는 27일 뿌르바야 장관과 만나 유동성 정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쁘라보워 정부는 최근 중앙은행이 정부의 경제성장 전략을 지원하도록 역할을 재확인하고, 국회가 중앙은행에 구속력 있는 권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또한 올해 초에는 쁘라보워 대통령의 조카인 또마스 지완도노를 중앙은행 부총재로 임명했다.
뻬리는 싱가포르에서 투자자 및 애널리스트들과 통화정책을 논의하는 일정을 마친 다음 날인 지난 25일 사의를 표명했다.
주말 동안 중앙은행 내부에서는 사임설의 진위를 확인하느라 분주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데스뜨리 부총재도 발리 출장 일정을 중단하고 자카르타로 복귀했다.
뻬리 총재는 27일 오전 온라인으로 열린 중앙은행 이사회에는 참석했지만, 직접 기자회견을 열거나 개인 성명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한 소식통은 "대외적으로는 자발적인 사임으로 설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대변인은 정부의 압력이 사임 원인이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추측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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