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국회와 재무부, 370조 루피아 예산잉여금 관리 문제로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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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르바야 유디 사데와 재무장관이 2025년 9월 10일 인도네시아 하원(DPR) 제11위원회와의 실무회의에서 차관들과 함께 2026년 사업 계획 및 예산(RKA)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재무부 홈페이지/Leonardus Oscar H.C)
인도네시아 정부의 예산잉여금(SAL; Saldo Anggaran Lebih) 예치 정책을 둘러싸고 재무부와 국회가 갈등을 빚고 있다. 정부는 국고 여유자금을 국영은행에 예치해 시중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이라고 설명했지만, 국회는 관련 법에 따라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안이라고 반발했다.
20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국회 재정담당 제11위원회의 돌피 오뜨니엘 프레드릭 빨릿 부위원장(투쟁민주당)은 지난 15일 열린 청문회에서 뿌르바야 유디 사데와 재무장관에게 예산잉여금 운용은 2026년 국가예산법에 따라 국회의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뿌르바야 장관은 "단순한 현금 관리"라고 반박했지만, 돌피 의원이 국회와 공식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거듭 지적하자 "다시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논란의 대상은 뿌르바야 장관이 지난해 9월 재무장관 취임 직후 정부의 예산잉여금을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 계좌에서 일부 국영은행 예금으로 옮긴 정책이다.
2026년 국가예산법 제28조 2항은 예산잉여금을 현금 관리나 재정적자 확대 보전 목적을 제외하고 사용할 경우 국회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뿌르바야 장관은 당시 은행권의 유동성이 부족해 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판단 하에 단행한 첫번째 조치 중 하나였다. 처음에는 200조 루피아를 예치했으며 이후 일부를 인출했다가 다시 예치하는 과정을 거쳐 현재 예치 규모는 370조 루피아로 늘었다.
뿌르바야는 은행들이 낮은 금리의 정부 예금을 활용하는 대신 예금 이자를 충당하기 위해 대출을 더 늘릴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 예금 금리는 중앙은행 기준금리의 80% 수준으로 책정돼 은행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자금 조달 수단이다.
그러나 투쟁민주당(PDI-P) 소속 하리스 뚜리노 의원은 지난해 정책 시행 당시 은행들이 국회에 "유동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던 만큼 정부의 예치 정책은 불필요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예금을 반복적으로 인출하고 재예치한 데다, 지난 6월에는 예금을 전액 회수하려 했던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이러한 조치가 시장의 유동성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뿌르바야 장관은 지난달 말 상당 규모의 자금을 중앙은행으로 다시 옮겼지만, 그 결과 시중 유동성이 부족해져 다시 국영은행에 재예치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정부 자금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쁘르마따은행의 조수아 빠르데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7일 자카르타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은행들이 정부 예금을 사실상의 상시 유동성 공급원으로 인식하면 저비용 예금 기반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늦추고, 대출을 과도하게 늘리거나 자금 만기 관리에도 소홀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예산잉여금은 원래 재정 악화에 대비한 비상재원인 만큼 정부가 필요할 때 자금을 회수하면 은행들이 유동성 압박을 받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10% 안팎을 유지했고, 5월에는 11.51%까지 높아졌다.
다만 조수아는 대출 증가가 반드시 정부의 유동성 공급 정책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기업 수익성 개선에 따른 자연스러운 신용 수요 회복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아이르랑가대학교 라흐마 가프미 경제학 교수도 17일, 대출 증가의 상당 부분이 실제 확장이 아닌 기존 대출의 차환(refinancing)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정책이 은행의 '대출 여력'은 높였지만,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이 현금을 보유하며 차입을 꺼리는 상황에서는 '대출 수요' 자체를 늘리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조수아 이코노미스트는 예산잉여금의 일부를 시중은행으로 이전하는 정책 자체는 생산적인 대출 확대에 도움이 된다면 타당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핵심 자금은 중앙은행에 남겨 중앙은행이 루피아 환율 안정을 위한 시장 개입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루피아는 지난 2월 중동 분쟁 격화 이후 약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정부의 예산잉여금은 재정적자 확대에 대응하는 재원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시중은행에 대규모 자금을 예치한 이후 중앙은행이 보유한 예산잉여금은 크게 줄었고, 정부가 예금을 회수했을 때는 은행들이 유동성 부족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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