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중앙은행에 '일자리 창출' 책무 부여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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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중앙은행(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인도네시아 정부와 의회가 중앙은행(BI)의 역할을 물가 및 통화 안정뿐 아니라 고용 창출까지 확대하는 법안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이같은 조치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1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국회 재정위원회(제11위원회) 부위원장 모하마드 헤깔은 지난 28일 자카르타포스트에 금융부문 발전 및 강화법(P2SK) 개정안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 의무 조항을 포함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정부와의 논의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위원회의 또 다른 부위원장인 파우지 암로 역시 중앙은행의 임무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처럼 물가 안정과 고용이라는 '이중 책무' 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위원장 무함마드 미스바꾼은 지난달 25일, 개정안이 6월 초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으며, 정부와 주요 조항 조율이 상당 부분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종 조율 회의에서 고용 창출 책무 포함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 부문 발전 및 강화법(P2SK) 개정안은 지난해부터 논의가 진행돼 왔다. 해당 법은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역할은 물론 은행 부문 및 자본시장 등 금융시스템 전반을 규율하는 포괄 법안이다.
현행 P2SK법 제7조는 중앙은행의 임무를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지원하는 틀 안에서” 루피아 가치 안정과 물가 통제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작성된 최신 개정안 초안에는 중앙은행이 "실물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 경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을 수행한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중앙은행 데스뜨리 다마얀띠 수석부총재는 지난해 12월, 해당 제안에 대해 중앙은행이 보다 "현실 경제에 밀착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요구라고 설명한 바 있다.
중앙은행은 통상 기준금리를 통해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며 물가를 관리한다. 인플레이션이 높을 때는 금리를 올려 대출을 억제하고,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면 금리를 낮춰 경제활동을 지원한다.
일자리 창출 목표가 추가될 경우 고용 상황이 부진할 때 금리를 낮춰 차입 비용을 줄이고 경제활동과 일자리 창출을 촉진해야 한다는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
거시경제 이론상 물가 안정과 고용 확대는 동시에 달성 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두 목표가 충돌할 수 있다.
1970~1980년대 미국의 오일쇼크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 상황도 일부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분류한다. 최근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분쟁이 전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쁘르마따은행의 조수아 빠르데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사례를 언급하며 정치적, 제도적 요인 때문에 과거 통화 긴축이 지연된 적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자리 창출 책무에 명확한 한계가 설정되지 않으면 물가와 루피아 안정이 시급한 상황에서도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늦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성장 친화적 정책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구매력 약화와 불확실성 확대, 투자 위축을 초래해 오히려 경제성장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수아는 "이번 역할 확대가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설계되고 우선순위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약화될 여지가 있다"며 "고용 목표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정의되면 금리 인상이나 유동성 긴축 조치가 일자리와 성장에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달라스대학교 샤프루딘 까리미 경제학 교수도 고용 창출 목표가 추가될 경우 정치권이 성장과 대출 확대, 실물경제 지원을 명분으로 중앙은행에 저금리를 유지하도록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루피아 안정은 노동자의 구매력과 기업의 생산비용, 투자자의 신뢰를 지키는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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