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중앙은행, 루피아 방어 총력…달러 매입 규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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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루피아 지폐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루피아화의 지속적인 하락세를 막기 위해 증빙서류없이 미국 달러 매입할 수 있는 한도를 대폭 낮추고 외환 수요가 큰 기업에 대한 감독을 확대하는 등 추가 안정화 대책을 내놨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상승과 재정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카르타 은행간 현물환율(JISDOR)에 따르면, 루피아 환율은 5일 달러당 17,425루피아까지 하락했다. 루피아화는 올해 초 달러당 16,800루피아 수준에서 출발한 뒤 1분기 중 17,000선을 돌파했으며, 최근 수십 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날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과의 회의 후 뻬리 와르지요 중앙은행 총재는 루피아 방어를 위한 추가 조치를 발표했다. 회의에는 아이르랑가 하르따르또 경제조정장관, 뿌르바야 유디 사데와 재무장관, 프리데리카 위디야사리 드위 금융감독원장도 참석했다.
가장 핵심적인 조치는 투기성 달러 매입 억제다. 중앙은행은 개인의 월간 달러 매입 한도를 기존 10만 달러에서 지난달 5만 달러로 낮춘 데 이어, 조만간 2만5천 달러로 추가 축소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만5천 달러 이상을 구매할 경우 사용 목적을 입증하는 증빙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뻬리 총재는 “국내 규정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달러 매입 규모가 큰 은행과 기업에 감독 인력을 파견하고 금융감독원과 공조해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외환시장 개입도 확대하고 있다. 현물환 시장에서 루피아를 직접 매입하는 한편, 해외 시장 개입도 병행하고 있다. 그는 “외환보유액은 루피아 안정을 유지하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국채(SBN) 시장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중앙은행은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중앙은행 루피아 증권(SRBI) 발행도 확대하기로 했다. 뻬리 총재는 “SRBI를 통해 자금 유입을 늘려 국채와 주식시장의 자금 유출을 상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은행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123조1천억 루피아(약 71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유통시장에서 매입했다. 이와 함께 루피아와 중국 위안화 사용 확대 등 자금 조달 통화 다변화 정책도 추진 중이다.
뻬리 총재는 국제유가 상승, 미국 금리 인상, 계절적 달러 수요 증가 등 외부 요인이 루피아 약세를 초래하고 있다면서도 “루피아는 현재 저평가돼 있으며 앞으로 안정과 강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쁘르마따은행의 조수아 빠르데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6일 자카르타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중동 갈등으로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한 루피아 압박은 지속될 것”이라며 “현재 조치는 적절한 1차 방어선이지만 재정정책 지원과 글로벌 환경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수아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재정 부담 우려가 커질 경우 중앙은행 개입 효과는 일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피치(Fitch)와 무디스(Moody’s) 등 신용평가사들이 정책 불확실성과 정책 신뢰성 저하를 이유로 인도네시아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점도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수아는 국제유가가 급등하지 않는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루피아 환율이 단기적으로 달러당 17,200~17,500루피아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을 경우 에너지 보조금 부담 우려와 자본 유출 확대로 환율이 17,500루피아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 경제금융개발연구소(INDEF)의 리잘 따우피꾸라흐만 거시경제금융센터장은 “현재 루피아 압박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자본 유출, 높은 외화 수요, 재정 리스크 우려 등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다”며 “중앙은행 정책은 충격 완화 역할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는 압박이 지속될 경우 환율이 달러당 17,800~18,500루피아 수준까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2만 루피아 돌파가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과 대규모 자본 유출, 정책 신뢰 약화가 겹칠 경우 극단적 상황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뿌르바야 재무장관은 시장 불안 진화에 나섰다. 그는 “환율 안정을 위해 올해 하반기 중국 본토에서 위안화 표시 채권인 판다본드(Panda Bond)를 발행할 계획”이라며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루피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정 여력은 충분하다”며 시장의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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