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충격 극복: 인도네시아의 재정적 과제와 정책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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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31일 주민들이 기름 값 오르기 전에 주유하기 위해 긴 줄을 서고 있다(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본 내용은 자카르타포스트 3월 31일자에 게재된 만디리 은행의 이코노미스트 Agus Santoso의 의견입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과의 전쟁이 지속되면서 세계적인 불확실성이 다시 한번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석유 순수입국인 인도네시아로서는 이러한 상황이 특히 우려스럽다. 국제 유가 상승은 에너지 보조금과 보전금 증가를 통해 국가 재정 부담을 키우며, 국내 연료 가격이 조정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도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는 역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석유 공급 차질에 대한 회복력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인도네시아의 중동산 석유 및 가스 수입은 전체 수입량의 약 20%에 불과하다. 이는 수입량의 약 69%를 중동산 원유에 의존하는 말레이시아와 약 95%를 중동산에 의존하는 필리핀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특정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공급 차질과 가격 변동에 더욱 취약하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미국, 아프리카, 브라질 등 다양한 국가에 수입처를 분산함으로써 이점을 누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여전히 주요 위험 요소다. 특히 이란과 미국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재정적 관점에서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인도네시아 원유 가격(ICP)이 연평균 배럴당 82달러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할 경우, 재정 적자가 GDP 대비 3%라는 기준치를 초과할 수 있다.
지난 10년간 인도네시아 원유 가격(ICP)은 브렌트유 가격보다 약 2달러 낮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현재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약 76달러(연평균)인 상황에서, 이미 예산 목표치인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고, 이로 인해 재정 적자가 당초 목표치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복잡한 정책적 딜레마에 직면하게 된다. 재정 적자를 법정 상한선인 3%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2022년처럼 보조금 지급 대상 연료 가격을 조정하는 것이 거의 불가피해진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인플레이션과 가계 구매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휘발유 쁘르딸리뜨(Pertalite)와 경유 가격이 10% 인상될 경우 인플레이션은 약 0.3%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정책 여지를 더욱 좁히게 된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는데, 당시에도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최고 117.5달러까지 상승했다.
재정적 관점에서 볼 때, 2026년 인도네시아 원유 가격(ICP) 상승률의 탄력성은 2022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4년 전 유가 상승은 석탄과 팜원유(CPO) 등 다른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에너지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석탄과 팜원유의 가격 급등으로 인한 추가 수입과 개선된 교역조건에 힘입어 재정 적자는 억제될 수 있었다.
그러나 2026년에는 유가 상승이 재정 균형에 더 큰 압박을 가할 수 있다. 이는 인도네시아가 석유 순 수입국이라는 점에서, 점점 더 경직되는 재정 구조 속에서 더 높은 보조금 및 보전금 부담을 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석탄과 팜원유 가격 급등으로 인한 잠재적 수입 증가는 2022년보다 적을 수 있는데, 이는 세계 경제 둔화의 영향으로 이들 원자재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당시보다 완만하기 때문이다.
2026년 재정적 어려움은 팬데믹 이후 시기에 비해 가계 구매력이 약화되면서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2022년에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연료 가격이 30% 이상 인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계 저축과 억눌렸던 소비 심리에 힘입어 구매력이 비교적 견조하게 유지됐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다르다. 특히 저소득층과 중산층을 중심으로 가계 저축이 크게 감소했다. 2월 기준 1억 루피아 미만 계좌의 평균 저축액은 약 170만 루피아 감소하여 지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은 해당 소득 계층이 소비 행태를 더욱 방어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국가사회경제 조사(SUSENAS) 자료에 따르면, 이들 계층은 가격 상승 시 연료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있는 반면, 고소득층은 보조금을 받지 않는 연료에서 보조금을 받는 연료로 전환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내구재 구매 지수는 2021년 109포인트에서 2022년 100.1포인트로 하락하여 팬데믹 이후 수준 보다 낮아졌다.
또한, 만디리 소비지수(MSI) 자료에 따르면 비필수 품목에 대한 지출 비중이 연료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저소득 및 중소득 계층에서 연료 지출 비중은 2021년에서 2022년 사이에 평균 0.8%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패션(1.0%포인트), 전자제품(1.1%포인트), 자동차(0.4%포인트) 등 기타 비필수 품목에 대한 지출은 감소했다. 이러한 결과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재정 균형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경제의 주요 성장 동력인 국내 소비 증가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예산 효율성 정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국가 연료 소비를 줄이기 위해 공무원의 재택근무(WFH)를 포함한 여러 가지 비용 절감 조치를 시행했다. 이러한 조치들은 단기적인 대응책일 뿐만 아니라, 보다 광범위한 수요 측면의 에너지 관리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정부는 또한 여러 효율성 개선 노력을 통해 약 80조 루피아 규모의 재정 여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가 인상 압력이 지속될 경우, 훨씬 더 큰 규모의 재정 여력이 필요할 것이다. 우선순위 사업에 대한 추가적인 예산 재배분이나 효율성 개선 조치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재정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구조적 정책 강화가 핵심이다. 말레이시아나 태국과 같은 국가들처럼 GDP 대비 세율을 12%까지 높이는 것은 국가 수입 증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전기 자동차 보급 확대를 통한 에너지 전환 가속화는 중장기적으로 화석 연료 의존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정부는 가계 구매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재정 안정성을 유지해야 하는 고전적인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점점 더 불확실해지는 세계 정세 속에서 이러한 목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 효율 개선, 가격 조정, 그리고 수입과 지출 측면 모두에서 구조 개혁과 같은 단기 정책들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재정 회복력은 단순히 재정 적자를 안전한 범위 내로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가 예산이 충격 흡수 장치이자 안정화 도구로서 지속적으로 기능하도록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적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이러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은 향후 인도네시아 경제의 회복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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