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노동시장, 학력-직무 불일치 심화…중간 숙련 인력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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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경전철(LRT) 건설 현장의 노동자(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인도네시아 노동시장에서 학력과 직무 간 불일치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 등 주요 산업에는 저학력 노동자가 집중된 반면, 상당수 대졸자는 전공과 무관한 일자리에 종사하는 등 인력 수급 구조의 왜곡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자카르타포스트가 28일 전했다.
만디리연구소(Mandiri Institute)가 2월 1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인도네시아 노동자의 50%에 해당하는 7,230만 명이 자신의 교육 수준과 직무 요건이 맞지 않는 상태에 놓여 있다. 이 가운데 32%는 직무에 비해 학력이 낮은 ‘저학력’, 18%는 직무가 요구하는 수준보다 학력이 높은 ‘과잉학력’ 상태였다.
만디리연구소장 안드레 시망운송은 2월 19일 자카르타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는 오랜 기간 누적된 구조적 과제”라며 “높은 성장 목표와 선진국 도약 비전, 그리고 점차 줄어드는 인구배당 효과를 고려할 때 신속히 해결하지 않으면 경제 성장의 병목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드레 소장은 특히 중간 숙련 인력의 만성적 부족을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이른바 ‘중간 숙련 인력의 공백(missing middle)’ 현상으로, 중간 수준의 기술과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부족해 생산성 향상과 산업 고도화, 경제 회복력을 제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디리 연구소의 분석에서 산업별로 보면, 농업 부문이 가장 심각한 인력 불균형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 종사자의 50%가 직무 대비 학력이 낮은 상태로, 광업, 보건, 건설 등 다른 산업(약 25%) 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안드레 소장은 “농업 종사자 중 상당수는 중학교 이하 학력에 그친다. 그러나 농업 역시 기본적인 수리 능력과 수익 예측, 생산비 계산 능력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인력 불균형은 정부의 식량 자급자족 정책에도 장기적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경작지 확대나 투입 요소 증가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지만, 노동력의 질이 개선되지 않으면 생산성 향상에는 한계가 있다고 안드레 소장은 지적했다.
반면 금융서비스와 정부 행정 부문에서는 과잉학력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상당수 대졸자가 고등교육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무직이나 행정직에 종사하고 있어 고급 인적자원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공학이나 IT 전공 졸업생들이 전공과 무관한 행정직에 종사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 안드레 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인도네시아가 광물 가공과 산업 다운스트리밍을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대학 정원과 교육과정, 인력 수급 계획을 미래 산업 수요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산업들은 더 높은 수준의 기술 및 관리 역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실업률은 겉으로 보기에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통계청(BPS)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실업률은 4.74%로 8월의 4.85% 보다 낮아졌으며, 2024년 2월 이후 5%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학력별로 보면 대졸자의 실업률은 9.6%로, 초등학교 졸업자 2.3%와 중학교 졸업자 3.8%보다 훨씬 높다. 이는 현재 경제 구조가 고부가가치 전문직보다 저숙련 및 비공식 노동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들 역시 비슷한 우려를 표명했다. 인도네시아 경영자협회(APINDO) 신따 깜다니 회장은 2월 3일 ‘인도네시아 경제 정상회의 2026(Indonesia Economic Summit 2026)’에서 2천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0% 이상이 국내 인재 공급 기반의 취약성을 주요 제약 요인으로 꼽았다고 밝혔다. 그는 “전체 노동력의 약 36.5%가 초등학교 졸업에 그친다”며 “산업 현장은 고숙련 인력을 필요로 하지만 실제 공급은 저숙련 인력이 대부분이며, 교육과 산업 수요 간 연계도 미흡하다”고 말했다.
또한 매년 900만~1,200만 명이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하지만, 경제가 흡수할 수 있는 신규 일자리는 연간 200만~450만 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많은 인력이 비공식 또는 취약 고용으로 밀려나면서 노동시장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협의회(MPR) 부의장 레스따리 무르디잣은 27일 서면 성명을 통해, 이러한 격차가 교육의 질과 접근성 불균형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립과 사립 학교 간 교육의 질 격차가 여전히 크다며, 교육의 질을 보다 균등하게 개선하기 위한 정책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결 방안으로는 현장 중심의 인턴십 확대와 직업훈련체계 강화가 제시됐다. 안드레 소장은 정부의 인턴십 제도를 보다 체계화해 학생들이 현장에서 체감한 기술 격차를 교육과정 개편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직업훈련센터(BLK)를 현대화해 기술직, 관광, 농업 등 분야에서 중간 숙련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드레 소장은 인도네시아가 지속 가능한 성장과 산업 고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교육 및 훈련 체계를 산업 수요에 맞게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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