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도네시아 도자예술 5,296km를 잇다글,사진 이혜자 / 리빙스타일리스트올해는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수교50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이다.인도네시아는 1973년 한국과 국교수립 이후 동반자관계로 긴밀한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이를 기념하여 문화 행사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국립미술관에서 <한국-인도네시아 도자예술 5,296km를 잇다> 도자 작품전이 열렸다.전시 기간 동안 도자기 제작 시연과 찻잔리 행사 등 다양한 행사도 함께 열려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경험도 함께 선사했다.이번 도자 전시회는 5,296km라는 양국간의…
진짜 내 친구 이야기 그리고 내 이야기 조은아 이것은 진짜 내 친구 이야기입니다. 친구가 진짜 내 친구라는 건지, 진짜로 내 얘기가 아닌 내 친구 이야기라는 건지...는 독자의 판단에 맡깁니다. 사람 친구 남자 중에 유모 군이 고득점을 해야만 갈 수 있는 서울의 한 명문 대학교 입학 면접을 보러 갔을 때 일입니다. 면접을 보고 온 친구는 우리에게 물었습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가 무슨 뜻인거 같니?” “무슨 뜻인거 같냐고? 너는 모르는 거냐?&rdqu…
팬데믹, 에피소드 김현숙 갑자기 아들에게 문자가 왔다. “엄마, 저 다음 주에 자카르타로 출장가요” 그래도 난 긴가민가했다. 팬데믹 기간에 벌써 두번이나 미뤄진 출장이었다. 한번은 인도네시아 입국을 사나흘 앞둔 시점에 연기된 일도 있었다. 새 변이바이러스의 출현 때문이었다. 늑대소년이 된 그의 말을 믿어야 하나 했다가 3년 만에 아들을 만난다는 설렘이 시작됐다. 출장오면 어디서 무얼 먹이고, 일 끝나고 돌아온 호텔에서 먹을 간식은 뭘 챙겨야 할지, 선물로는 뭘 사서 보내야 하며 상사랑 같이 …
[디카시] 춤 추는 소년 글과 사진. 조현영 춤 추는 소년이 있었다 바다가 주는 리듬에 맞춰 넘실넘실 소년은 파도 위에서 잘도 들썩였다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소년이 있었다 어제 참았던 눈물을 이제야 쏟아내며 그 남자의 어깨는 춤을 추듯 한참을 들썩였다
독작 시. 채인숙 판다누스 나무 아래 누워 북국에서 온 차가운 술을 마신다 말루꾸에서 건너 온 바다 냄새가 후르륵 술잔에 내려앉는다 어제는 판단 잎을 오래 삶았다 무른 잎을 잘라 찹쌀밥 몇 개 뭉쳐 매듭을 묶고 남은 물로 머리를 감았다 오후 다섯 시면 서둘러 해가 지는 우기의 날들 나는 어쩌다 여기 홀로 앉아 술을 마시고 당신의 부랑은 어디서 끝이 나는 걸까 얼굴 가득 흘러내리는 땀을 훔치며 에밀리 브론테의 시를 읽는다 너 홀로 남겨져도 모든 존재는 네 안에 존재하리* …
노을이 오는 어느 날인가 김현숙 노을이 살며시 오는 저녁엔 그리움에 젖은 이들이 시를 씁니다 먼 옛날 하늘 끝 발간 빛과 그 자리로 내리던 잿빛 어스름을 꺼내 묵향 가득한 문장을 만듭니다 노을이 불처럼 일어나는 저녁엔 떠나 온 이들이 시를 씁니다 불길 일렁이는 빌딩 숲 심장과 눈동자로 옮겨붙은 불덩이가 시뻘건 덩어리를 토해냅니다 붉은 빛 사그러든 빌딩사이 눈물나게 아름답던 그 가을저녁이 누굴 기다리듯 서성이다 약속없이 돌아선 어느 날인가 (사진=김현숙) <시작노트&g…
바틱이 삶이고 생활인 뻐깔롱안 사람들 사공경/한인니문화연구원장 들어가며… 바틱은 우리 조상의 유물.멀리 외국까지 알려졌지요. 우리 뻐깔롱안(Pekalongan)은 바틱 도시로 유명해요 .먼훗날까지 바틱을 보전하고 발전시켜 조상의 삶을 이어가고 싶어요. 우리는 여러가지 바틱을 만들죠. 즐람쁘랑, 부께딴, 빠쁘링안과 같은 문양이 있어요. 뻐깔롱안 바틱은 우리 조상의 문화적 가보랍니다. 뻐깔롱안 바틱 노래 가사 중 일부이다.이 노래는 주로 바틱 즐람쁘랑 춤(Tari Batik Jlamprang) 공연시…
서로 기대어 다시 홍윤경 / Pleats koko대표 自然이 난동을 부린다. 더는 못 참겠다고 요동을 쳐댄다. 산허리를 두 동강이 내고서 불 울음을 뿜어댄다. 그 울음을 또 하늘에 가 닿아 온종일 눈물을 뿌려낸다. 그 눈물은 넘치고 넘쳐흘러서 또 그렇게 스스로를 쓸어간다. 땅이 갈라지고, 불이 솟는다. 어쩌자고……. 도대체 어떻게 견뎌내라고……. 自然은 늘 그대로일 줄 알았는데 그 自然이 등 돌리고 앉아서 우리를 모르는 척 하는 것 같다.…
외할아버지의 선물-탈북학생 교육에 대한 열정 조인정 그날은 가족들이 다 모여 있었다. 국가 공휴일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인천에 사시던 외할아버지댁에 이모, 삼촌, 친척 언니, 오빠가 다 모였다.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나는 누구보다 일찍 저녁 식사를 끝내고 다섯 살 어린 여동생과 외할아버지 방에서 선생님 놀이를 했다. 어른들의 이야기는 어린 내게는 지루했기 때문에 외할아버지댁에 오면 동생과 선생님 놀이를 하곤 했다. 문밖으로는 오랜만에 만나 기분 좋게 술잔을 건네는 어른들의 왁자지껄한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그때였다…
크리스마스에는 사랑을 글과 사진 이혜자/ 푸드코디네이터 팬데믹 시대, 코로나와 맞서 싸웠고, 모두가 제자리를 지키는 것 만으로도 고단했던 2021년. 우리는 변화에 적응하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살고 있다. 소중한 것을 잃은것 같지만 더 크고 귀한 것을 배운 시간. 무언가를 이루는 것 만큼이나 벼텨내는 것, 지켜낸다는 것이 위대한 마음임을 새삼 깨달은 한해 였다 . 2021년의 끝자락 12월. 잠시 숨을 고르고 우리 앞에 가까이 찾아온 크리스마스에는 내곁에 있는 소중한 이들에게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