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회 인도네시아 지부는 올해 공모한 제5회 적도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문협 인니 지부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작품을 공모, 접수하여 엄격한 심사를 거쳐 수상작을 선정했다.시상식은 오는 8월 26일로 계획하고 있으며 대상 수상자에게는 등단 작가의 예우와 당선 작가 전원에게는 한국문인협회 인도네시아 지부에 가입 자격을 부여하며 회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특전을 부여한다.
‘요즘’이 있어 즐거운!한화경(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요즘 마트에 가면 마치 산처럼 쌓여있는 선물용 과자 상자와 유리병에 색색이 담겨있는 달콤한 주스 원액들이 맛 별로 진열되어 있다. 여러 해 인도네시아에 살다 보니 이제는 이 광경이 뭔지 안다. 이슬람 명절인 르바란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고, 한국에서 말하는 명절 대목의 모습이다.1년에 한 번 돌아오는 이 큰 명절은 무슬림이라면 한 달간의 라마단 금식을 마치고 맞이하는 새해이다 보니 긴장과 걱정, 그리고 기대감이 교체되는 시기일 것이다. 금식이 끝나가고 명절 직전에 사람들의 표정이…
2023 제 5회 적도문학상 공모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한 한국문학 단체인 한국문협 인도네시아지부에서 우리 문학의 맥을 잇고 발전시켜 나갈 우수한 신인작가를 발굴하고자 아래와 같이 2023년 제5회 적도문학상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COVID19의 영향으로 2년 동안 본 문학상을 개최하지 못했으니, 이제는 팬데믹을 이겨내고 2023년부터 다시 공모합니다. 많은 응모 바랍니다. 1. 응모 대상: 미등단 신인으로 인도네시아 및 동남아에 거주하는 성인 2. 부 문: 시, 소설, 수필(전 부문 자유주제) 3. 응모 방법: 시(…
사랑의 짧은 언어 이태복(시인, 사산자바문화연구원장) 작은 수의 언어로 사는 게 동물이다. 고양이의 언어는 보통 쓰는 ‘야옹’이라고 내는 소리 외에 위협할 때 내는 ‘쎄에’하는 소리, 끙끙거리는 소리, 사랑의 바디 랭귀지인 발톱으로 긁기와 꾹꾹이 등, 내가 문자로 옮길 수 있는 언어는 많지 않다. 사람이 사용하는 한 단어를 문자로 표현하고 그 소리를 어떻게 내느냐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데 이것이 발달한 언어가 중국어의 4성이란다. 어제 이른 아침 우리 집 고양이 행…
<수필산책 205 > 번지 없는 주막 한상재 / 칼럼니스트 (한국문협 인니지부 고문) 어! 진짜 번지 없는 주막이네, 지난 가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수원 화성을 돌다가 ‘번지 없는 주막집’을 만났다. 진짜 번지수가 없는 집이다. 이 작은 초가집은 화서문 안에 자리하고 있었다. 노란색 초가지붕에 누구든지 걸터앉아 쉬고 갈만한 툇마루도 있다. 그야말로 이 집은 주막집이다. 그렇지만 주모는 없고 그저 지나가는 차만 있을 뿐이다. 나는 성문 앞의 슈퍼에서 커피 한잔을 사들고 툇마루에 걸…
< 수필산책 195 > 익숙한 사람이 없는 날 지나/ 싱가폴 거주(한국문협 인니지부 명예회원) 어둠이 완전히 걷히기 전 싱가포르의 새벽,“나 오늘 못 갈 것 같아. 너무 피곤해서… 미안...”산이 없는 섬나라에서 언덕이라고 하기엔 높고 산이라고 하기엔 낮은 유일한 곳, ‘Bukit Timah Hill Quarry’앞에서 새벽요가를 함께하는 친구가 보내 온 문자였다. 몇 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친구는 새해가 코앞에 닥쳐서할 일이 너무 많아 바빠 죽…
<수필산책 185> 남해여행에서 깨달은 행복 김준규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운영위원) 쫓기듯 젊음의 의욕이 끝없이 넘쳐나던 적도의 황혼이 붉게 물들고 있다. 인고를 쌓아 올리며 하늘 끝을 점령한 기다란 야자수처럼 석양에 비치는 역정의 그늘에서 불현듯 떠오르는 그리움들이 있다. 인도네시아 생활에서 잊고 살아온 고국에 대한 애착과 친지나 친구들과의 그리 많지 않을 만남의 기회에 대한 후회, 곰곰이 시간을 저울질하기에는 조급함이 먼저 앞선다. 잡다한 집착을 내려놓고 짐을 챙겨 한국으로 떠나는 일이 부…
<수필산책 175> 새끼고양이 집 떠나던 날 하연수 / 수필가 (한국문협 인니지부 감사) 야생 고양이들이나 버려진 고양이들이 우리 집 현관에 와서 밥을 먹고 간다. 가끔 새끼를 밴 고양이들도 찾아온다. 그러다 우리 집 어느 공간에 자리를 만들어주면 새끼를 낳고 산다. 이렇게 태어난 고양이들의 소문을 듣고 사람들이 와서 입양해 간다. 무료로 입양해 가면서도 꼭 외모가 좋은 순으로 데려 가려한다. 외모가 떨어지는 새끼고양이 삿(Sat)은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외모가 떨어지면 인간뿐만 아니라 고…
<수필산책 165> 인연 강인수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사람과 사람의 추억은 기억의 공간이 얼마나 넓고 크냐에 따라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소중한 인연은 그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함께 했던 추억은 해를 거듭할수록 사탕의 단물을 다 빨아내고 남는 여운처럼 달콤하고 아름답다. 지나간 시간과 공간 속에 있었던 그때의 나와 함께 했던 사람들은 내 삶의 한 역사가 되고 이야기가 된다. 아버지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 갑자기 생각난다. 그때는 그냥 흘러들었으나 요즘은 새록새록 그리운…
< 수필산책 159> 듣기의 기술 전현진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말이 넘쳐난다. 눈뜨면 쏟아지는 정보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휘청이곤 한다. 두 손은 하늘을 향해 뻗어 올려 누구보다 높은 곳의 말을 잡으려 한다. 딛고 선 발은 땅에서 한 뼘도 올라서지 못하면서 두 팔만 허공을 휘젓는다. 우리는 무슨 말을 잡아 귀에 담아야 할까? 두 발에 잡힌 몸통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말을 듣는다는 것은 정보를 취한다는 것이다. 정보를 취하고자 함은 이상을 좇아 바라던 바를 이뤄내고자 하는 마음이다. 여기저기 가득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