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필산책 43 > 비린내론 이영미 / 수필가,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익히지 않은 것들은 비릿한 냄새를 풍긴다. 비릿하다는 것은 치부를 들키고 싶지 않다는 은밀한 욕구이다. 때로는 누군가의 욕망이나 비밀이 비린내가 진동하는 것처럼. 자연이 소유한 향기가 부러운 인간의 욕망이 향수를 만들었다. “사람들은 후각을 잃는 동시에 추억도 함께 잃어버린다”는 명대사가 나오는 <퍼펙트 센스>라는 영화를 기억하는가? 효과적인 암기법으로 이미지 연상법이 유행이듯이 후각이 더해진 기…
<수필산책 39 > 개미의 독특한 습관처럼 루이사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혼자 자취를 하고부터 제일 많이 경험하는 것은 바로 시간을 혼자서 많이 보내는 것이다. 특히 주말에 약속이 없을 때는 가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고민까지도 한다.주말에 시간이 조금 여유로울 때는 오전 10시쯤에 방에서 벗어나 오피스텔에 있는 수영장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날 아침도 나는 딱 한번 수영한 적이 있는 수영장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다. 수영장 한쪽에 담쟁이덩굴이 자라고…
< 수필산책 38 > 글투 운동 하실래요? 이영미 / 수필가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지난 2018년은 미투 운동(Me Too Movement, 나도 말한다)으로 세계가 뜨거웠다. 2006년 미국의 여성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가 성적으로 착취당하는 자국의 소수인종 여성과 아동들을 격려하기 위해 생각해낸 아이디어 미투 운동, 생가지에는 불이 잘 붙지 않듯이 이 운동도 십여 년간 겨우 연기만 피우다 2017년 후반에 이르러서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 제작자인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범죄…
< 수필산책 37 > 살룰라의 추억 엄재석 /한국문협인니지부 부회장 12월의 어느 날 한 장의 메일이 날라 왔다. 전에 일하던 건설현장의 공사부장님이 지금 나의 회사로 새로운 프로젝트의 발주처에 추천하면서 보낸 메일이다 “PT. ACE E&C는 살룰라 지열발전소 건설 공사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현재 이 회사의 주축 멤버인 엄재석 이사가 당시 부지조성공사 하도급 업체의 2번째 소장으로 부임하여 엉망으로 망가진 현장을 수습하였습니다.” 이 메일을 참고하라고 친절히 내게도…
< 수필산책 36 > 동물을 통해서 배우는 생존법 서미숙 / 수필가, 시인(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장) 또 다시 새로운 한해의 시작인 2019년, 돼지해인 기해년의 새해가 밝았다. 돼지해는 12년마다 돌아오지만 특히 2019년 기해(己亥)년은 60년만에 찾아오는 황금 돼지해다. 재물과 복의 상징인 돼지는 생산력, 번식력이 강하기 때문에 그만큼 재물이 많이 증가할 수 있지만 사람들의 믿음과 연동되어서 돼지해나 돼지띠에 태어나는 사람들은 잘 먹고 잘 살수 있다는 좋은 의미로 해석되는 것 같다. 때로는 돼지…
< 수필산책 35 > 나의 골프, 나의 인생 엄재석/ 한국문협 인니지부 부회장 골프는 재미있는 운동이다. 인생의 의미를 살아보아야 느끼듯 골프도 칠수록 더 묘미를 느낀다. 우드와 아이언 골프채로 계란보다 작은 공을 쳐서 멀리는 500m까지 떨어진 커피잔 크기의 구멍에 집어넣는 게임이다. 몇 번이나 치느냐에 따라 핸디가 결정이 되는데 보통 18홀에서 72타가 기준으로 짧은 홀인 파 3홀에서 긴 홀인 파 5홀로 구성되어 있다. 보통의 구기 경기가 움직이는 볼을 치는데 골프만은 정지된 볼을 가격한다. 물…
<수필산책 34 > 기억 속의 산책-같은이름, 다른친구 조수미 하연수 / 한국문협인니지부 감사 며칠 전,아침시간에 문협단체 방에 올라온 ‘기차는8시에 떠나네’소프라노 조수미 노래를 듣다가 불현듯 아주 오래 전의 기억 속으로 빠져들었다. 아마도 국민(초등)학교6학년 때였을 것이다. 옆자리에서 공부했던 같은 이름의 다른 소녀 조수미를 떠올려 본다. 졸업식 날, 새벽부터 내리던 눈이 온 해동 천지를 하얗고 부드러운 이불로 덮어주고 있었고, 눈 내리는 이른 아침 학교 가는 길 따라 …
<수필산책 33 > 떠나고 사라져가는 것에 대하여 서미숙 / 수필가,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장)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적도의 햇살은 내 책상 한가운데까지 깊숙이 들어와 아침인사를 한다. 창밖을 통해 한눈에 들어오는 자카르타 시내전경을 바라본다. 언제나 회색빛으로 내 눈에 들어오던 자카르타의 전경이 오늘은 어쩐지 경쾌한 풍경으로 촉촉한 향기마저 내뿜고 있다. 활짝 창문을 여니 항상 느끼던 텁텁한 바람대신 시원한 바람이 들어와 거실안의 공기를 휘저어 놓는다. 한 장밖에 남지 않은 달력이 펄럭인다. …
< 수필산책 32> 에센스 아파트와 단풍나무들 엄재석/한국문인협회 인니지부 회원 간밤에 내린 비 탓인지 베란다 창문 밖으로 멀리 살락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지난 몇 달 동안 흐린 시계 탓으로 자취를 감추더니 이제야 그 자태를 보여준다. 이 얼마만인가? 간만의 살락산이 반갑기만 하다. 해발 2,700미터의 높이의 휴화산으로 자카르타 시민들에게 어머님의 품 같이 아늑함을 느끼게 하는 산이다. 살고 있는 아파트 19층에서 멀리는 살락산을 가까이는 남부 자카르타의 풍경을 바라본다. 눈 아래에 펼쳐진 단층집의 붉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