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적도문학상 시 부문 성인부-가작 (한국문협인니지부상) 하루 in 하루 이희경 누군가의 목마른 메아리 새벽하늘을 적셔놓았다. 몽롱한 음률로 새벽찬기운에 힘을 주었다 아직 희뿌연 하늘뒤로 뛰어들어온 그 무언가를 설렘으로 기대로 마중나간다 앞마당 새하-얀 치자향이 마주하는 작은 나를 흔들어 놓았다. 어찌 그리 고우랴 어찌 이리 아름다우랴 아뿔싸, 너를 붙잡고 작은 나는 기쁨으로 떨었다 한 낮의 하품은 땅을 삼키고 차가운 용암처럼 나를 붙든다 이제 …
제 2회 적도문학상 (성인부) 수필부문 가작 수상작 소확행 김여사 (소소한 일을 확실하게 행동으로 하는 김 여사) 김선숙 어느 날 아침 출근 준비 시간이 갑자기 버거워졌다. 부은 듯 까칠한 얼굴에 습관적 으로 회칠에 가까운 화장을 한다. 예전 같지 않다. 정장이라도 하는 날에는 스타킹을 신어야 한다. 다리도 부었는지 스타킹을 끌어 올려 당기다보면 팽팽한 스타킹에 급한 손톱이 스치고 순간올이라도 나가면 신경질적으로 벗어 던지기를 여러번. 이런 혼자 짜증에 갑자기 온 몸에 열이 올라 그나마 겨우 마무리한 화장이…
제2회 적도문학상 성인부 수필부문-가작(한국문협인니지부상) 아버지, 자카르타에서 만난 또 다른 나 양동철 2년쯤 전에 자카르타에 부임한지 6개월 만에 아버지, 어머니가 아들 내외와 손녀들을 보기 위해 이 곳에 오셨다.몇 달만에 만난 부모님과 공항에서 반가운 해후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 나도 물론이지만 집에 있던 두 손녀들도 이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가방에 가득 담아 오신 그 어떤 선물보다도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가장 큰 선물이었다. 공항에서 밤 늦은 시각에야 집에 들어왔고, 그 동안…
제2회 적도문학상(학생부)소설부문- 장려상(한국문협인니지부상) 잘 살 수 있을까 박주영( UPH 11) -제 1편 인도네시아- 외국인이라는 신분으로 타국에서 산다는건 정말이지 너무나도 힘든 일이다. 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무엇이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지. 오랜 고민끝에 난 결정을 내렸다. 바로 ‘문화 차이’다. 대한민국, 바로 내가 살던 곳이자 나의 영원한 안식처일거라고 생각한 곳. 그곳에 문화와 지금 내가 살고 있는곳, 인도네시아 문화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하지만 어쩔수 없다. 내…
제2회 적도문학상(학생부) 수필부문 장려상(한국문협인니지부상) 내가 살아가는 세상 김도아 (JIKS 10) 나는 11월 가을의 쌀쌀한 바람과 살랑살랑 대는 단풍잎은커녕 햇살이 내리 쬐는 날씨에 태어났다. 나는 그저 평범함에 화목함을 더한 가족의 철없는 막내였다. 나는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나라에서 태어나 살아왔다. 그리고 난 그 해가 오기 전까지는 내가 사는 나라가 외국 같다고 느낀 적이 없다. 그냥 우리 나라 라고 생각을 했다. 추억을 더듬어 보면 나는 오로지 이세상의 주인공은 나인 것처럼 살아왔던 것 같다. …
제2회 적도문학상 (학생부) 장려상 수상작 / 시 1. 밤하늘 이윤영 (SPH 11) 할머니의 조그마한 집으로 걸어가다 노오란 하늘 위에 검정색을 칠하고 나면 나는 다른 세상을 걷게 된다. 어둠은 더욱 깊어져 나의 동행자를 데려가고 빛은 더욱 밝아져 내 두눈에 별들을 그려 넣는다. 고요한 밤길을 걸어가다 어둠아래 홀로 남아 나는 다른 세상을 느껴본다. 지저귀던 새들은 어디론가 떠나가고 해맑게 웃던 아이들은 이유없이 잠에 든다. 빛을 따라 외로이 걸어가다 달빛 아래 서…
제2회 적도문학상(학생부) 수필부문 -특별상 (JIKS학교장상) 나의 국가 정체성 김형준 (JIKS 10)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외국에서 태어났고, 8살까지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에서 자랐고 현재까지 자카르타에 있는 한국국제학교에서 고등학교 2학년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이다. 태어난 이후 현재까지 외국에서 살고 있다. 내가 한국에서 생활을 한 기간은 매우 짧다. 몇 년에 한번 한 달 정도 휴가기간을 이용해서 서울 할머니 댁에 방문하는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내가 한국 사람인 이…
제2회 적도문학상 (학생부) 시 부문 우수상(삼성 글로벌기업상) 나의 나라 김신영 (BIS 12) 모든 게 어색했던 그날 폭풍우처럼 쏟아지며 나에게 말 걸어주던 비도 창문을 들여다보며 구걸을 하던 아이들도 고체의 원자처럼 움직이지 않던 차들도 담배 냄새와 향료 냄새가 오묘하게 섞인 길거리도 매일 기도 소리 울리던 이슬람 사원도 이제는 정이 들어 나의 나라가 됩니다 ***수상소감 먼저이시를읽어주신분들께감사의인사드립니다. 이상을받은것이기쁘…
제2회 적도문학상(학생부)시 부문 우수상(민주평통상) 회색 일상 속 작은 무지개 김주은(JIKS 12) 태양이 마중 나오기 전, 새벽 5시 불 꺼진 세상 속 새벽 공기를 들이 마시며 반복되는 하루가 시작된다. 차 좌석과 한 몸이 되어 정신 없이 1시간 반 동안 학교로 향하면 어느덧 따뜻한 아기 햇살이 창문을 비집고 들어와 꿈나라에 있던 나를 데리러 온다. 학교에 도착해 터벅터벅 걸어가다 보면 나의 갑갑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항상 웃으며 반겨주는 널찍한 야자 잎…
제2회 적도문학상 (학생부)수필부문 우수상(자카르타경제신문사상) ‘이리안 자야’에서 만난 거북이 김성영 (HARPAN 12) 내 이마 위로 빗방울 하나가 툭 떨어졌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는 순간 또 한 방울이 내얼굴에 떨어졌다. 새파랗던 하늘이 어느새 잿빛으로 변해 있었고, 하늘을 날던 새들은 푸드덕거리며 빗방울 피할 곳을 찾아 분주해졌다. 그리고 하나 둘 셋을 셀 찰나 수천, 수만물방울이 쏟아졌고, 고운 살색이었던 모래밭은 순식간에 진흙빛으로 변해 버렸다. 스콜이 얼굴을 내민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