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책 27 > 위험한 쾌락, 아마누사(Amanusa)에서의 추억 하연수 / 한국문협 인니지부 감사 지금은 아주 오래 전의 이야기가 되어버린 발리 아마누사(Amanusa)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타임머신을 타고 추억 속의 그날로 돌아가 본다. 나는 커피 잔을 들고 발리 아마누사(Amanusa)호텔 방 창가 탁자에 가서 앉았다. 내가 인도네시아로 오게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바쁜 날, 받아 본 편지를 귀국을 앞두고 다시 찾아 읽었다. 중동에서 돌아온 친구가 해외 생활을 먼저 한 선배로서 …
<수필산책 26 > 마음이 맞는 이들과 건배하기 이영미 / 수필가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사계절이 없는 적도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산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눈으로 가을을 느낄 수는 없어도 이국땅에 사는 한국인의 가슴은 이미 추억이라는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10월, 낙엽이라는 보풀이 인 스웨터를 꺼내 입은 가을 산을 바스락 소리 내며 걷고 싶은 요즘이다. 지난 10월 20일 한국문인협회 인도네시아지부(이하 인니문협)의 10월 정기모임이 열렸다. ‘적도 문학상’으로 …
<수필산책 25 / 특별 기고> 만남은 맛남 장호병 /수필가 (한국 수필가협회 이사장) 수 년 전 시각장애학생들의 미술전시회에 간 적이 있다. 찰흙으로 빚은 흉상에서 하나같이 정상보다 크게 튀어나온 눈이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시각장애아들에게도 ‘세상으로 나아가고, 세상을 받아들이는 관문’이 눈이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들에게 육신의 눈은 다만 있어야 할 자리를 표시하는 퇴화의 흔적이자 결핍의 상징에 불과한데도 말이다. 이 맹아학교의 이웃 농아학교에 친구가 오래 전 근무한…
< 수필산책 24 > 자유와 평화의 꿈을 실현한 사람들 서미숙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장 (수필가, 시인) 얼마 전 시청자들의 아쉬움 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린 TVN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을 아주 감동 깊게 보았다. 구한말 시대를 배경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라를 지키다 불꽃처럼 살다 간 사람들의 이야기다. 떠나와 살고 있는 환경 탓일까? 두고 온 기억들에 대한 향수 때문일까? 나는 이 드라마를 보며 너무나 가슴이 절절했다. 젊은 시절 한국에 살 때와는 달리 고국을 향한 뜨거운 마음은 더욱 커지는 것만…
<수필산책 23 > 자카르타의 추석 단상 / 조부님께 띄우는 편지 엄재석 / 한국문협 인니지부 부회장 할아버님! 자카르타에서 또 추석을 보냅니다. 예전 같으면 헤어졌던 가족들이 모여서 차례를 지내고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들을 먹고 윷놀이하며 함께 즐기던 명절입니다. 일년에 두 번 있는 추석과 설날은 민족의 고유의 전통 명절로서 남녀노소 누구나 설렘 속에 고대했지요.하지만 해외에서 추석은 명절이 아니지요. 비행기 삯 때문에 고국 찾기를 엄두도 못 내고 법정 공휴일이아니라 현지직원들과 똑같이…
<수필산책 22> 우리만의 속도, 우리만의 길 루이사 / 한국문협 인니지부 사무차장 순식간에 졸업한지 거의 1년이 되었다. 작년 이 즈음에는 논문 발표 마치고 최종 논문을 제출하기전에 담당 교수를 만나서 열심히 상담하고 의견을 구하고 있었다. 매일 논문 작업을 하다가 피곤하면 노트북을끄지 않고 절전모드로 해 놓았다. 이제 수면이 부족했던 그 시절에서 거의 1년을 지나갔다. 가끔 밤에 잠이안 올 때는 혼자 생각에 빠지면서 시간이 참 빠르게 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 생각해보니까 직장 생활도 거의 1년이…
< 수필산책 21 > 세 나라(이탈리아,인도,인도네시아)와 브랜드 이야기 이창현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KOTRA자카르타무역관 부관장 깜찍한 여주인공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라는 영화에는 3개의 나라가 나온다. 이탈리아(Italia), 인디아(India), 인도네시아(Idonesia) 이렇게 3개 나라다. 공식 국가명칭이 “I”로 시작하는 나라이다. 이탈리아에서 먹고, 인디아에서 기도하고, 인도네시아에서 사랑하라는 이야기다. …
< 수필산책 20 > 향기 이영미/수필가,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유년 시절 나를 사로잡았던 것은 다름 아닌 담배 냄새였다. 코끝을 찌르는 텁텁하고 알싸한 향, 맡아서는 안 될 것만 같은 금단의 냄새, 공공장소에서 누군가의 옷이나 손에 밴 담배냄새에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태우지 않은 담배개비에는 좋은 냄새를 뜻하는 ‘향기’란 단어까지 하사한 이유, 거기에는 어린 시절의 그리움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어머니에게서 받은 동전 두 개를 손에 쥔 채 대문 밖으로 달려나가는 양갈래 머리…
< 수필산책 12 > 우리 동네 골목 우병기 / 한국문협인니지부 회원 아들 녀석 학교문제, 주변 공해문제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하여 이사를 하기로 했다. 자카르타에서 이사를 한다는 것은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기에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퇴근 후 아내와 같이 이삿짐 업체에 견적을 내고자 살림살이를 풀어 보았다. 제법 이삿짐이 많았다. 아내는 늘 나한테 이것도 없고, 저것도 없다고 투덜거리곤 했는데, 오늘은 웬 짐이 이렇게 많지 하면서 전혀 다른 이유로 투덜댔다. 그동안 이곳에 살면서 사 모은 물건들…
김준규 시인 2. 김준규 시인 신인상 수상식 7월 1일, 오후 5시 대구시내 위치한 프린스 호텔에서 「계간 문장」 신인상 수상식을 가졌다. 이번에는 특별히 한국문인협회 인도네시아지부 회원인 김준규 시인이 시 ‘질경이’ 외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 되었다. 이 자리에서 장호병 발행인은 “신인상 수상은 일생에서 단, 한 번 뿐인 통과 의례이자 문학의 친정을 가지는 일이다”라고 수상자를 격려하였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윤배 시인은 세상을 향한 날카로운 붓끝을 주문하며 더욱 창작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