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를 키운 것은팔할이 예술이었다 - 자연과 종교와 예술혼의 합작품, 발리 – 사공 경(한인니문화연구원장) 여행을 가본 지역은 대부분 다시 가지 않는다. 발리는 다르다. 발리를 갔다 와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깊은 향수로 몸살이 나 다시 발리를 찾게 된다. 발리를 태어나게 한 것은 자연과 인간을 만든 신의 손길이지만, 발리를 키운 것은 무엇보다도 푸른 눈을 가진 예술가들의 예술혼과 발리 문화를 서구에서도 통용 되는 문화로 재창조하기 위해 노력한 우붓의 수까와띠 왕궁이 있었기 때문이다. # 자연이…
맹그로브 숲에 가면 발가벗은 너를 만날 수 있다 시. 최장오 맹그로브 숲에 가면 바다가 가져다 준 달고 짭조름한 맛을 볼 수가 있지 썰물이 가져다 준 질그릇 닮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고 길게 난 상처를 치료하듯 둥그렇게 색칠을 하지 맹그로브 숲에 가면 맑은 수채화를 그릴 수 있어 바다와 하늘이 만들어낸 크로키 같은 영화 서로가 기대고 엉켜 영화를 볼 수가 있지 서로의 둥지를 떠나 함께 동행하는 친구 뿌리와 뿌리 사이로 숨바꼭질하 듯 서로 몰래 만나지 맹그로브 숲에 가면 친구를 만나 가벼운 영화를 …
특이점이 온 재인도네시아 한인사회 배동선 /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중국, 일본, 미국 같은 나라는한인교민사가 100년을 훌쩍 넘은지 오래고 2019년엔 프랑스와 대만이 교민 100년사를 편찬했다. 이번엔 인도네시아 차례다. 자신이 일하던 은행에서 돈을 빼돌려 독립군자금을 지원했다가 발각되어 일제에 쫒기게 된 장윤원 선생이 중국을 거쳐 1920년 9월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전신인 네덜란드령 동인도의 바타비아에 첫 발을 딛은 것을 기념해 한인회에서 작년부터 100년사 편찬위원회…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를 기원하는 새해맞이 음식 우리의 떡국 이혜자 / 푸드코디네이터 며칠 있으면 추석과 더불어 우리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이다. 설날은 한해가 끝나고 새해가 시작되는 날로 '설'은 '설다' '삼가하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낯설다' 등의 뜻이 들어 있다. 설날에는 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하고 서로의 복을 빌어주며 덕담을 나누며 떡국을 먹는다. '첨세병' 이라고 해서 한살을 더 먹는다는 뜻이 있어서,…
교도 민주주의 시기의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 거듭된 개편, 조정 그리고 국립 인도네시아 은행의 제 1부처가 되기까지 김성석 / UPH 경영학부 교수 인도네시아사에서 교도 민주주의의 시기라고 불리는 1959-1965년 사이의 시기에는 의회민주주의가 많이 후퇴되는 시기로 평가된다. 그러나 여러 측면에서 다양성에 대한 포용성을 보여주는 인도네시아의 국민성이 있었기에 이런 시기가 가능했던 것 같다. 종교와 공산주의,그리고 민족주의가 함께 인정되고 경쟁하는 나사콤(Nasakom)체제가 교도 민주주의 시기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
무대를 잃어버린 예술, 온델온델(Ondel-Ondel) 노경래 자카르타에 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Ondel-Ondel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 생김새가 다소 우스꽝스럽고 음악 소리는 촌스럽게 들리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심이 있는 둥 마는 둥 그냥 지나칩니다. 어느 날인가 Ondel-Ondel이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면서 길거리 공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귀에 익은 저 음악이 무엇인지, Ondel-Ondel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Google에 들려주고 What’s this song?이라고 해…
플라스틱 빨대가 코에 꽂힌 거북이가 오염된 물을 마시고 죽어가는 물고기가 플라스틱 조각을 가득 주어 먹은 기러기가 쓰레기 더미를 헤집던 원숭이가 우리에게 말한다. 너희도 ‘멸종 위기종’이라고. 위기의 인간 조은아 2020년 새해가 밝기가 무섭게 자카르타는 홍수와 침수로 대혼란을 겪었다. 10년을 이곳에 살아보니 그닥 새롭지도 않은 일이지만, 매년 같은 일을 겪고 있으면서도 매번 달라지지 않는 모습은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하천과 하수구 정비가 시급한 문제라고 하면서도 우기가 지나…
*이 글은 '데일리 인도네시아'에 함께 실립니다.
[단편소설] 백골의 향연 배동선/’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산 속에서 엄마와 단 둘이 사는 씨티는 깊은 계곡 바위 틈과 정글 속 큰 나무들 밑에서 버섯을 따다가 해가 넘어가는 것도 몰랐습니다. “이 산의 마물들은 인간과 상극이지. 마그립 무렵 이상한 것들이 말을 걸더라도 절대 대꾸해선 안된다.” 이미 짙은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숲속에서, 엄마가 입버릇처럼 하던 말을 기억해 낸 씨티는 갑자기 밀려드는 한기에 옷깃을 여몄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어둡고 멀기만…
별이 되는 마을 시. 김현숙 집으로 돌아갈 때마다 정다운 이들이 하나 둘 별이 되어 떠났다 함석집 할머니, 탱자나무집 아저씨, 고향을 떠나 살던 젊은이들이 반딧불 같이 깜빡이다 낯선 땅에서 지기도 여럿, 저녁이면 개들마저 더 소란하던 마을이 이제 집집마다 불 하나 켜면 되었다 불 켜는 이 없는 집들은 더 이상 돌아올 이도 없게 되었다 등잔불 밝히다 일찍 잠든 마을처럼 밤은 까맣고 끝내 돌아갈 곳 없을 절망감이 그 칠흑보다 꺼먼 어둠 속에 나를 고립시켰다 (구글 이미지) *** 시작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