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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정 조은아 별빛도 가시지 않은 새벽 살금살금 문지방 넘는 소리 삐이걱 숨죽여 문 여는 소리 어슴프레 아침 해가 떠 오르면 새벽 밭에 풀 베고 물 주는 소리 두런두런 부엌문이 열리고 물 가득 오른 호박 오이 옥수수 담은 바구니가 턱 흰 눈처럼 하얀 머리를 한 70대 노부부는 오랜만에 먼 길 온 딸에게 흰 눈처럼 하얀 쌀밥을 해준다 아이들이 입 한 가득 밥을 넣으면 할머니는 신이 나고 아이들이 깔깔 거리며 마당을 뛰면 할아버지 가슴도 뛴다 머리 하얀 70대 노부부는 귀밑 머리 흰 중년의…

  • 추억 이동균 추억은 구름에 날아가고 사랑은 영봉에 걸려있다 아련한 기억들이 살아있는 것을 깨우쳐준다 지난 세월 호흡 가다듬고 뒤를 돌아보니 뿌린 씨앗 어느새 추억이 남아있는 열매 되어 행복으로 익는다 구름, 산, 사랑, 추억이여~~ 부디 너를 스쳐 간 사람을 잊지 말아요 *이 글은 '데일리 인도네시아'에 함께 실립니다.

  • 시 절 시.김현숙 새들이 퍼덕일 때마다 꽃잎은 지고 바람이 펄럭일 때마다 꽃잎은 날린다 꽃은 한 번도 스스로 진 적이 없어 져야되는 때를 모르고 져야 다시 피어난다는 걸 모르고 가을이 질 때마다 소슬바람 잎새 하나 겨울이 올 때마다 찬서리 아픈 기억 긴 세월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어 아무도 마음에 들일 줄 모르고 붙잡아도 허무한 인연인 줄 모르고 (사진=김현숙) **시작노트 깨달음은 늘 한 발자국씩 느리다. 몰입과 집착은 아픔을 오래 유지하고 견디게 한다. 깨달음 뒤에도…

  • 사적(私的)인 편지 -인니에서 나고 자라서 떠나갈 나의 딸에게 조현영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나 인도네시아 땅을 밟고 자란 나의 딸아, 엄마 품에서 인도네시아의 푸름 속에서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주어 고맙다. 나면서부터 두 개 언어를 말하고 들어온 딸아, 어떤 언어로 어떤 말을 하든 그 말에는 선한 뜻을 담거라. 아파트 로비에서 유모차 동기를 만나고 함께 걸음마를 떼던 딸아, 그렇게 세상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나아가는 것임을 기억하거라. 오빠의 세발 자전거 뒤에 타고 신나게 동네를 누비던 딸아, …

  • 나무 깜보자꽃잎을 매일 떨구는 박정자 / 시인 처음엔 앞마당 새빨간 람부딴나무가 나를 홀렸는데요 그 나무가 가지를 이리저리 함부로 뻗는 걸 보고 굵은 뿌리를 땅 위로 드러내 사납게 휘젓는 걸 보고 무릎 아래 풀잎들을 목마르게 하는 걸 보고, 한 해 두 해 참다가 달래보다가 결국엔 밑동까지 파내버렸네요 깜보자나무 두 그루를 한 나무로 묶어서 심었는데요 손가락 같은 가지들을 하늘로 가지런히 뻗더니 옹기종기 노란 향기를 손끝에 피우더니 아침마다 꽃잎편지 몇 송이를 살풋 내려놓네요 오늘 아침엔 눈웃음 밝은…

  • 신세 고와 한인2세 그리고 코로나19 조연숙 / <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집필위원 자카르타 중심에 있는 호텔 인도네시아 앞 분수대 (사진 =조연숙) “나는 중국을 몰라. 나는 여기서 태어났고 여기서 살고 있어. 나는 인도네시아 사람이야. 우리 어머니는 중국에 가고 싶어 하셨어. 내가 중국에 간다면 여행이지 살러 가지는 않을 거야.” 신세 고. 중국이름 고칙민(Goh Chik Min). 1940년대생. 신세는 인도네시아에서 중국 한의사를 부르는 호칭이다. 인도네시아 독…

  •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뉴노멀 시대 배동선 /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정상적이라는 의미의 노멀’(Normal)이 새롭다는 뜻의 뉴’(New)와 만나 ‘뉴노멀’이란 신조어가 만들어지는 순간 마음 한 켠에 퍼뜩 이런 생각이 들게 된다. ‘그게 절대 정상일 리 없잖아!’ 뉴노멀 시대란 얼마전까지만 해도 누가 봐도 상식적이지 않던 상황을 정상적이라고 받아들여야 하는 이상한 시대를 말한다. 이번 뉴노멀 시대에 우린 신종 코로나…

  • 실크로드 시. 최장오 순다의 어부는 노에 가락을 싣는다 누렇게 바랜 싯구에 막걸리 같은 텁텁한 목소리로 노랠 부른다 가락은 순다 해협의 높은 파고에 이내 묻혀버리고, 뽕밭이 바다로 가던 날도 선명한 높낮이의 노랫가락은 있었다 타클라마칸, 파미르를 지나 너른 초원을 가로지른다 푸른 초원을 달리는 등고선 같은 낙타의 등위로 까만 해는 쉼없이 다가선다 왕서방의 비단이 페르시아만에 이르러 쪽빛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머리 결 곱던 비단이 검은 천으로 염색이 된다 오열하듯 쏟아내는 속내의 아픔은 페르시아만…

  • 로소, 미안해. 정말 미안해! 사공 경(한인니문화연구원장) 바틱 작업장인 ‘바틱 로소(Batik Rosso)’ 에 천연염색 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색색의 다양한 문양은 여러명의 무희가 춤을 추는 것 같았다. 작업장 뒤쪽에 펼쳐진 논밭에는 전형적인 자바 풍경이 평온하게 펼쳐져 있었다. 1995년부터 직물박물관에 다녔던 나는 박물관 직원인 아리(Ari)와 여행도 하며 가까이 지냈다. 아리는 바틱을 좋아하는 나를 좋아했다. 아리는 족자에 가면 구루 사공이 만나야 할 바틱 예술가가 있…

  • 피아노 치는 남자 홍윤경 / Pleats kora Indonesia 대표 그 남자를 만나러 가는 길은 펜더믹 코로나19라는 생소하고 낯선 상황으로 조금 망설여지는 그런 날이었다. 그를 만나기로 한 곳이 땅그랑 서르뽕 지역의 빈민가였기에 감염 걱정이 영 없지는 않은, 그래서인지 마음이 평온하지는 않는 불안한 길이었는데 그 남자는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약속 장소에 미리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그 남자가 안내하는 그의 집으로 들어가는 길은 그의 삶만큼이나 구불구불하고 비위생적이었으며 좁고 어두웠다. 그는 YPKP6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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