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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인도네시아 정치 명문가들, 2024 총선에 대거 출사표 정치 편집부 2023-05-18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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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민주당 메가와띠 수까르노뿌뜨리 총재(앞줄 중앙), 뿌안 마하라니 당 정치안보위원장(앞 좌측), 당 경제국 중소기업 및 창조경제위원장 쁘라난다 쁘라보워(앞 우측) (사진=자카르타포스트/Seto Wardhana) 

 

정치권 유력인사들, 현직 주지사, 시장,정부 각료의 친인척들이 국회의원직을 노리고 대거 2024 총선에 출마하면서 인도네시아의 정치판은 점점 더 정치 엘리트 가문들의 각축장이 되어 가고 있다.

 

최소한 세 개 가문의 자녀들이 2024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투쟁민주당(PDIP) 메가와띠 수까르노뿌뜨리 총재의 손녀이자 뿌안 마하라니 국회의장의 딸 디아 삐까딴 오리사 뿌뜨리 합사리(Diah Pikatan Orissa Putri Hapsari). 가족과 지인들 사이에선 삥까 합사리(Pinka Hapsari)란 애칭으로 불리는 신인이다.

 

수까르노 초대대통령의 장녀 메가와띠는 인도네시아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을 지냈고 뿌안 역시 인도네시아 역사상 첫 여성 국회의장으로 재임 중이다.

 

올해 투쟁민주당 창당 50주년 기념식 당시 메가와띠의 소개로 남자 형제인 쁘라바 디왕카타까따 짜라까 뿌뜨라 소마(PrabaDiwangkata Caraka Putra Soma)와 함께 처음으로 당과 대중 앞에 얼굴을 알린 삥까는 SOAS 대학교 국제관계학과를 나와 정치적 경험이 아직 전혀 없지만 정치권 진출의사를 할머니에게 속삭여 국회의원 후보 자리를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할머니와 어머니의 족적을 그대로 따라가기로 마음먹은 것이 분명한 삥카는 이번에 투쟁민주당이 지명한 국회의원 후보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

 

투쟁민주당 하스또 사무총장은 유력한 가정의 후계자들을 교육하여 육성하고 선발해 정치권에 진출시키는 것이 미국, 싱가포르 및 유럽 여러 나라에서 흔한 일이므로 투쟁민주당도 민주주의 근간인 정치정당으로서 유력 가문 출신 자녀들 선발을 계속할 것이라며 삥까의 국회의원 후보 지명을 해당 시스템 속에서 자연스럽게 벌어진 일처럼 당연시했다.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삥까의 선발이 젊은 피 수혈이란 당의 방침에 부합하며 삥까가 이번에 선발된 다른 당원들과 똑같이 충분한 정치교육을 받았고 당이 정기적으로 주최하는 이념 교육과정을 수료해 출마를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었다고 강조했다.

 

다른 정치 엘리트 가문 출신 총선 출마자로는 현 정부 무역부 장관을 겸직하고 있는 국민수권당(PAN) 당대표 줄키플리 하산의 딸 푸뜨리 줄야 사피뜨리(Futri Zulya Savitri)도 있다. 줄키플리는 작년 식용유 파동 당시 람뿡에서 주민들에게 무료 식용유를 배포하면서 수혜자들에게 자기 딸 사피뜨리를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 일찌감치 물의를 빚었다.

 

총선에 출마한 지방자치단체 수장의 가족들 중엔 서부자바 보고르 시장 비마 아리야(Bima Arya)의 아내 야니 아르디안(Yani Ardian)과 서부자바 주지사 리드완 까밀의 아내 아딸리아 쁘라라뜨야까밀(Atalia Praratya Kamil)이 대표적이다.

 

별과초승달의당(PBB) 당대표 유스릴 이자 마헨드라(Yusril Ihza Mahendra)와 그의 아들 유리 끄말파드룰라(Yuri Kemal Fadlullah)도 나란히 총선에 출마했다. 2019 총선 당시 원내에 입성하지 못한 PBB당은 전 정권 법무장관이었던 유스릴 당대표의 유명세와 그의 아들 얼굴로 총선을 치루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PBB당은 전국 득표율 4%를 넘겨 국회의석 4%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국 득표율 4% 이상을 얻지 못한 정당은 특정 선거구에서 승리한다 해도 국회진출 자체가 무산된다.

 

본명보다 독재자 수하르또 전 대통령의 딸임을 증명하는 띠띡 수하르또(Titiek Suharto)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시띠 헤디아띠 헤리야디(Siti Hediati Heriyadi)는 이번 총선 후보들 중 단연 최고의 유명인사다. 그녀는 2024년 대선에서 대통령 자리를 노리는 쁘라보워 수비안또 그린드라당 총재의 이혼한 전처이기도 하다.

 

그녀는 2012년 골까르당에 입당해 2014년 국회에 입성했고 막내 동생 또미 수하르또(Tommy Soeharto)2016년 버르까르야당(Berkarya Party)을 세우자 잠시 그쪽으로 이적했다가 이후 탈당했다. 이번엔 전남편 쁘라보워의 그린드라당 당적을 가지고 총선에 나선다.

 

국가정보국(BIN) 정치부문 수석연구원 피르만 누르(Firman Noor)는 유명 정치인 가문의 가족들이 대거 총선에 출마하는 것은 정당들이 후보들 역량에 기반해 표를 구하기보다는 후보 자신 또는 그들 가문의 유명세와 후광효과를 노리는 득표전략을 세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성공적인 선거운동을 할만한 충분한 사회적, 재정적 역량을 가진 후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은 각 정당들이 결국 현역 지자체장, 현직 국회의원들의 자녀나 아내 등 가족과 친인척을 지명하는 편리한 지름길을 택했다는 것이다.

 

피르만은 이러한 상황이 계속될 경우 당원들의 실제 정치적 역량 평균이 현저히 낮아지는 결과를 낳을 뿐 아니라 정치권의 엘리트 우선주의만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인도네시아의 민주주의가 엘리트들의 전유물이 되어 모든 정책 결정이 엘리트들의 이해만 투영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철저히 소외된다는 것이다.

 

최근 일간꼼빠스 조사팀이 진행한 4월 설문조사에서 500명의 응답자들 중 76.2%가 현재 국회의원들의 업무수행에 불만을 나타냈다. 응답자들이 말한 불만 사유의 84%는 국회의원들이 정책결정을 할 때 국민들의 이익보다 자신이 속한 정당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반영한다는 것이었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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