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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사이비 '신천지’를 경험한 인도네시아인들(2부)

사회∙종교 작성일2023-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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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가 지난해 11월 대구 스타디움에서 10만명 수료식을 진행했다. (사진 = 신천지측 홍보물 캡쳐/노컷뉴스)

 

*이 내용은 인도네시아인들이 보고 경험한 한국 사이비 종교 ‘신천지’에 대해 6일자 자카르타포스트가 게재한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1부에 이어서)

 

신천지의 정체

렌타 에니 심볼론(Lenta Enni Simbolon)1950년 설립된 인도네시아 교회공동체(이하 PGI) 사무국장이다.

 

PGI가 비록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오래 되고, 가장 큰 권위를 가진 교회단체이지만 신천지를 이단으로 규정할 권한은 갖고 있지 않다고 렌타는 말한다.

 

인도네시아 울라마 대위원회(MUI) 같은 경우엔 특정 교회나 종교집단이 이교도라고 천명하는 칙령, 즉 파뜨와(fatwa)를 낼 권한을 무슬림 사회로부터 위임받았지만 PGI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개개인이 스스로가 신천지가 과연 어떤 집단인지 분명히 알고 판단해야만 한다.

 

신천지 예수교는 이만희 교주가 1984년 안양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그들은 이만희 교주가 신약에서 약속한 예언자이며 오직 그만이 요한계시록이 품고 있는 심오한 비밀들을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가디언(The Guardian)지에 따르면 신천지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그 교세를 확장하고 있는 집단으로 2020년 한국에서만 최소 20만 명의 신도들을 확보하고 있다.

 

기본적인 교리는 기독교를 따르는 듯 하지만 특정 부분에서 정통 교리를 왜곡하는 특징을 보이는데 그 대표적인 예는 서울 외곽 청계산 자락에 위치한 과천 장막신전에서 요한계시록이 마침내 완성된다고 주장하는 부분이다.

 

이 내용은 신천지 성경공부에 사용되는 시험지에 나오는 내용으로 신천지에 참여했던 제이가 자카르타포스트에 공개한 것이다. 정통 기독교사()에 따르면 요한계시록은 사도 요한이 밧모섬에 유배되었을 때 썼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만희는 신천지 교단을 창건하기 앞서 과거 한국장로회 교단의 장로였던 박태선이 만든 또 다른 사이비 종교집단 감람나무교회에서도 활동했다.

 

박태선은 스스로를 메시아라고 주장했고 그의 감람나무교회는 1950년대와 1960년대에 걸쳐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장 큰 유사종교라고 보도되었다. 감람나무교회는 이에 그치지 않고 한국 내에 여러 유사 종파들을 탄생시켰는데 신천지예수교 역시 그 중 하나로 분류된다.

 

신천지가 또 다시 한국사회에서 조명을 받은 것은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코로나 감염 전파의 근원지로 지목되었을 때였다.

 

당시 뉴욕타임즈는 한국이 신흥 유사종교들의 요람이라고 표현하면서 스스로 메시아라고 주장하는 120여 명의 교주들이 난립하여 수많은 유사종교집단들이 발호하고 있고 그 중 JMS의 정명석을 비롯한 몇몇 메시아들은 성추행 또는 사기 혐의가 드러나 수감되거나 빗발치는 사회적 비난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한국 사이비 교주 중 가장 유명한 통일교 교주 문선명은 자신의 초상화 앞에서 신도들이 지정된 체위로 3일 밤낮 섹스 의식을 하도록 강요한 일로 국제적 악명을 얻었다.

 

2020년 초 한국에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할 무렵 ‘31번 환자로 알려진 61세의 신천지 교도가 아무런 감염방지 대책도 없이 보건 프로토콜을 어기고 여러 교회 행사들에 참석하며 코로나를 무차별 전파해 대구 지역에 감염 폭발을 일으켰다. 당시 로이터 통신은 2020318일까지 발생한 한국 내 코로나 감염의 60%가 신천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해 81일 이만희 교주가 감염병에 관련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되었다가 이듬해인 2021113일 석방되었다.

 

그러나 다른 법적 책임까지 모두 벗어나진 못했다. 56억 원의 횡령 혐의,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것이다. 그러나 3년 징역에 4년 집행유예를 받아 결국 형무소로 돌아가진 않았다.

 

신천지의 인도네시아 상륙

인도네시아에 상륙한 신천지는, 그러나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어 관련 기사는 그리 많지 않다. 제이에 따르면 최소한 신천지의 요한 지파가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신천지가 비밀스럽게 인도네시아 기독교 사회의 저변을 서서히 갉아먹고 있지만 그 실체를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신천지는 인도네시아에서 다양한 사회봉사활동과 국제여성평화그룹(IPWG)같은 비영리 단체활동에 참여하면서 그 존재감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만희 교주가 회장으로 등록되어 있는 또 다른 비영리재단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eavenly Culture, World Peace and Restoration of Light,이하 HWPL) 역시 인도네시아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공공행사를 조직해 진행하고 있다.

 

호주 ABC 뉴스는 신천지에 대한 기사를 올리면서 이단을 단정하는 것은 매우 주관적인 관점을 기준하는 것이어서 이단과 정상 종교 사이의 경계선이 명확하지 않다는 호주 캔버라 국립대학교 황경문 한국사 교수의 발언을 인용했다.

 

황교수는 신천지가 한국 주류 기독교계에서 이단으로 낙인 찍히면서 겉모습을 바꾸며 더욱 비밀리에 활동하게 되었고 자녀가 신천지에 빠진 가정이 파탄과 해체를 겪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서인지 신천지는 아직 PGI에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문제는 최근 신천지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여러 논란들이 때때로 인도네시아인들에게도 공론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PGI가 신천지에 이단 딱지 붙이기를 주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만일 신천지가 PGI 가입을 원한다면 긍정적으로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것이 PGI 측의 공식입장이라고 렌타 사무국장은 말한다.

 

물론 PGI 회원이 되려면 최소 1만 명 이상의 성도를 보유할 것, 교회 및 지역사회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을 것, 다른 PGI 회원 교단이 추천서를 첨부할 것 등 여러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가장 중요한 조건은 모든 교회가 복음 안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수용한다는 교회 동일체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천지가 이 마지막 조건을 쉽게 충족시킬 수 있을 것 같진 않지만 그건 어쩌면 신천지의 수완에 달린 일이다.

 

한편 신천지에서 탈퇴한 마리오 앤드류 후와에(42)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종교집단과 대면할 때 반드시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그들을 만나면 어느 교파, 어느 재단인지 물어보세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삼위일체를 믿느냐고 묻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자카르타포스트는 여러 채널을 통해 신천지 측과 직접 접촉을 시도했으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인도네시아 대리인으로부터 신천지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만 전달받았을 뿐이다. 후속 질문도 이메일을 통해 물었으나 그 이후 더 이상의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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