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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인도네시아 전통의 현대적 재해석…에코 누그로호 한국에서 개인전 문화∙스포츠 편집부 2020-09-02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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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누그로호 개인전 전시 전경[아라리오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장 벽에 걸린 가로 3m가 넘는 대형 자수 작품에서 인도네시아 전통의 이국적 정서가 물씬 풍긴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을 정도로 역사와 예술성을 인정받는 인도네시아 전통 직물 염색법 바틱과 자수 등 지역적 기법을 활용했다.
 
인도네시아 미술가 에코 누그로호(43)가 명맥이 끊어질 위기에 놓인 인도네시아 작은 마을 장인들과 협업해 제작한 '자수 회화' 작품이다.
 
작가의 개인전 '로스트 인 패러디(Lost in Parody)'가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에서 1일 개막했다.
 
세계 무대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인 인도네시아 현대미술 작가 누그로호는 전통 기법에 팝아트나 만화적 요소를 접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인도네시아의 신화와 우화를 바탕으로 한 전통 인형극 와양도 작업에 영향을 미쳤다.
 
지역 사회와 함께 한 자수 회화는 전통과 연결한 작가의 독창적 작업이면서 첨단 기술에 밀려 설 자리를 잃은 수공업자들의 가치를 되찾으려는 노력이다.
 
2013년 이후 8년 만에 한국에서 여는 두 번째 개인전에서 작가는 20여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전통적 요소를 더한 작품은 현대 사회의 정치·사회적 문제를 풍자와 모방으로 비판한다.
 
형형색색 화려한 색채가 펼쳐지는 배경은 자연, 쓰레기 더미 등 여러 공간을 상징한다. 그 속에 숨은 듯 파묻힌 인물들은 대부분 가면 등으로 얼굴을 가려 눈만 보인다. 한 몸에 얼굴이 여럿 달렸고, 눈들은 눈치 보듯 각각 다른 곳을 살핀다.
 
한쪽은 인간 손이지만 다른 쪽은 날카로운 집게이고, 얼굴은 인간이지만 벌레의 몸통과 다리를 한 모습도 눈에 띈다.
 
작가는 민주주의와 평등, 평화의 이면에 숨은 폭력과 차별, 혼란을 이야기한다. 겉으로는 자유롭고 평화로워 보이지만, 모든 이에게 그렇지 못한 현실을 드러낸다.
 
늘 사랑과 평화를 강조하면서도 끊임없이 전쟁과 갈등이 벌어지는 현실에 대한 패러디다.
 
각 작품 한쪽에 자리 잡은 해나 달은 그럼에도 진정한 민주주의, 사랑과 평화를 바라는 작가의 희망이다.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 영상으로 참여한 작가는 "인도네시아 전통의상의 다양한 가면을 활용했는데 시사적, 우화적 의미도 있다"라며 "눈만 보이고 입을 가린 것은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고 소통하지 못하는 현대사회를 표현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에코 누그로호는 뉴욕, 시드니, 파리, 후쿠오카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베네치아비엔날레, 리옹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등에도 참여했다. 삼성 갤럭시, 루이비통 컬렉션 등과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전시는 11월 14일까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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