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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란 봉쇄 임박한 자카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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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6,021회 작성일 2020-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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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 임박한 자카르타
 
배동선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가 4월 2일 신청한 자카르타 주의 대규모 사회적 제재조치(PSBB)가 4월 7일(화) 중앙정부 보사부의 승인을 얻자 아니스는 4월 10일(금)부터 본격적인 조치를 시행할 것임을 발표했다.
 
기본적으로 학교, 기업의 일시 폐쇄와 종교, 사회 문화 활동의 잠정적 제한, 대중교통 운행 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 자카르타의 대규모 사회적 제재조치는 4월 10일이 다가오면서 좀 더 구체적인 금지내역과 제재방식이 마련되어 발표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4월 7일 우선 나온 발표엔 야외, 실내를 포함해 5명 이상의 집회를 금지하며 PSBB가 시행되는 기간 동안 군경, 그리고 경찰의 하부조직인 민간경찰(Pol PP)이 강력한 단속을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원래 아니스 주지사가 하려고 했던 것은 PSBB가 아니라 보다 강력한 수준의 자카르타 봉쇄였고 이를 승인하지 않는 조코위 대통령의 중앙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했던 만큼 비록 PSBB로 승인을 받았다고 해도 봉쇄 수준의 어마무시한 조치를 취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는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여주려 할 것이며 조코위가 대체로 비권위적 모습으로 국민들 뇌리에 세겨진 만큼 그는 그 대척점의 모습, 즉 보다 권위적인 철권 주지사의 모습을 보이려 할 지 모른다. 어쩌면 PSBB를 빌미로 자카르타에서 작은 철권통치가 벌어지는 것을 우린 목도하게 될 것이다.
 
기우일까? 국민들이 코로나-19 사태에 주목하고 있는 동안 자카르타 주의회는 4월 6일 아흐마드 리자 빠뜨리아(Achmad Riza Patria) 또는 흔히 아리자(Ariza)라는 인물을 공석인 자카르타 부지사로 선출했다. 그는 작년 4월 대선 당시 쁘라보워의 러닝메이트로 차출된 당시 부지사 산디아가 우노의 잔여임기를 채우게 된다. 1969년생 성공적인 사업가였던 그는 2003년부터 정계에 입문한 그린드라당 소속 정치인이다.
 
그린드라당 당수이자 조코위 대통령 2기 내각의 국방장관이기도 한 쁘라보워가 아리자 등 뒤에 서 있다. 즉, 동티모르와 파푸아에서 악명을 떨친 특전사령관 출신 쁘라보워의 그린드라당이 자카르타 주정부 등 뒤에 서 있는 것이다. 그래도 자카르타 주정부가 PSBB 시기 권위적 철권을 휘두를 것이란 예상은 그저 기우일 뿐일까?
 
(신임 자카르타 부지사 아흐마드 리자 빠뜨리아)

한편 자카르타주가 PSBB에 대한 보사부 승인을 받자 서부자바와 데뽁 등도 앞다퉈 PSBB 승인신청을 냈고 곧 적잖은 지방정부들이 그 뒤를 따를 것이다.
 
현재 맹위를 떨치는 코로나-19가 앞으로 수그러들기까지 1~2개월, 혹은 3~4개월 동안 인도네시아 전국은 전에 보지 못했던 생경한 상황에 처할지 모른다.
 
최근 한국에 돌아간 교민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가자 정부에서 마스크, 식료품 등을 포함한 생필품들을 숙소에 제공해 주었다고 한다. 전국민 또는 그 70%에게 50만원 또는 100만원씩을 코로나 피해보상금으로 지원한다고도 한다. 인도네시아도 그런 비슷한 일을 하려고 하는데 4월 8일(수) 조코위 대통령은 자보더타벡 지역 빈민들에겐 가구당 월 60만 루피아 상당(약 5만 원)의 생필품을, 그 외 지역엔 현금 60만 루피아를 3개월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3월 2일 인도네시아에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사회가 급격히 경직되면서 생계를 잃게 되었고 PSBB가 시행되면 더욱 강압적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될 도시 빈민들은 당연히 이를 환영하지만 그 지원이 어떻게 배분되느냐에 따라 모든 빈민들이 어느 정도 혜택을 입느냐 또는 예전 아쩨 쯔나미를 비롯 대형 참사가 일어날 때마다 국내외에서 모여든 구호품이 정작 피해자들보다 배분단계 중간에 있는 그 누군가의 주머니를 빵빵하게 채워준 것처럼 어디선가 증발해 버릴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당초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가 자카르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학교, 기업들의 활동에 대한 제한을 4월 19일까지 한 차례 연장한 것은 4월 25일 시작될 라마단 금식기간 이전에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억제를 완료하겠다는 의지이며 4월 10일부터 PSBB를 시행한다는 것은 두 말 할 것없이 그 일환이다.
 
4월 10일부터 시행한다는 것은 금요일. 신이 인간을 코로나로부터 보호할 것이라 주장하며 내내 전국에서 대규모 집회모임으로 강행되고 있던 이슬람의 금요일 정오예배를 금지하겠다는 의미이며 그간 인터넷방송예배로 돌아섰다가 이번 4월 12일(일) 부활주일을 집회예배로 드리고자 한 모든 개신교 교회와 천주교 성당들의 희망이 절대로 현실화되지 못할 것이란 뜻이기도 하다.
 
세계 여러 나라의 다른 도시들처럼 자카르타도, 그리고 인도네시아도 당분간 학교와 회사와 각종 행사에 거리를 둔 채 코로나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경제가 무너지고 생계가 끊겨가는 상황을 견뎌내야 한다. (20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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