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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소식 <헤리티지 탐방>바람..그리고 인연.. 한인뉴스 최고관리자 2014-09-30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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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의 나라! 인도네시아. 이 곳에도 가을이 오긴 오려나보다.
 
요즘은 꽤 바람도 시원하고 하늘도 푸르고 높다. 여전히 뜨거운 태양아래 내리쬐는 햇살이 뜨겁긴 하지만 가끔 보여주는 쾌청함이 좋다.
 
인도네시아 헤리티지 소사이어티(이하 헤리티지) 코리안 색션의 센툴 둘레길 탐방! 우연치 않은 기회로, 이 낯선 나라에서 낯선 이들과 서늘한 가을 바람을 느껴보고자 선뜻 따라 나섰다. 설레는 맘으로 새벽부터 부산을 떨어 김밥도 싸고, 간식도 준비하고. 과연 사용할 날이 올까 싶었던 등산복도 꺼내 입고 곱게 화장까지 하고 발길을 재촉한다.
다들 같은 맘이셨으리라~~
 
꽤 이른 시간 집결지에서 첫 대면일진데, 어찌나 반갑게들 인사를 건네시는지..얼마나 익숙했던..정겨운 한마디던가~! 안녕하세요~ 그 환한 웃음을 마주하면서부터 ‘나의 선택은 탁월했노라’ 그 날의 전 일정이 기대될 수 밖에~!!
 
도란도란 다시 차를 나눠 타고 둘레길 탐방 출발장소로 이동! 이제 인도네시아 1년차 새내기인 내게는 마냥 신기한 얘기들이 쏟아진다. 하다못해 씽콩은 어디 가서 사고 어떻게 요리하는지, 어느 몰에 가보니 어떤 유용한 물건이 있더라. 아이 데리고 나들이 갈만한 장소로는 어디가 좋은지 등 다양한 주제의 대화거리로 우리들의 수다는 끊기는 법이 없다. 누가 우릴 처음 만난 사이라 상상이나 할까?
 
 
Heritage 회장 이수진님의 인솔로, 바나나 나무의 넓적한 잎 하나 만으로도 이곳이 한국이 아님을 느끼게 해주는 산뜻한 오솔길부터 옹기종기 걷기 시작한다. 오를수록~ 눈 앞에 펼쳐지는 산 아래 자연의 풍광에 와~~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오고, 푸르른 하늘과 초록의 나뭇잎 사이로 새어 나오는 뜨거운 햇살이 마냥 아름다울 뿐이다. 자카르타 시내선 찾아볼 수 없었던, 뽀얀 먼지 오르는 거친 자갈길!! 오랜만에 자연과 더불어 몇 발자욱 걸으니, 그리 험한 산세도 아니건만 이미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숨까지 헐떡인다.
 
여기저기 사진도 찍고 이런저런 설명도 들으면서, 쉬엄쉬엄 얼마나 올랐을까. 바나나 잎과 더불어 처음 보는 이색적인 풍경~!! 중턱의 산비탈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아담한 사이즈의, 야리야리한 줄기를 갖고 있지만 진한 초록 잎으로 서로 뒤엉키어 안정적인 긴 터널이라도 형성된 듯 보이는...커피나무 농장이란다. 줄기와 잎 사이사이로 진빨간 커피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한국의 앵두와 비슷하다고 할까? 하지만 그 보다는 좀 더 큰, 그리고 탐스러운~~불과 얼마 전만 해도 이 산비탈 전부가 커피나무의 그 하얀 꽃으로 온통 뒤덮여 장관이었다는 회장님의 설명도 곁들여졌다. 그 풍광을 보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온 산의 향기가 향긋한 루왁커피 한 잔이 내 앞에 있는 듯 신선했다.
 
또 이 곳에선 고구마와 무, 마..그 사이 어디쯤 비스무레한 씽콩! 커피나무 못지 않게 대체 식량으로 사용될 만큼 많은 것이 씽콩 나무란다... 씽콩 튀김,부친개 등 처음 먹어본 후에 참 한국 입맛에 맞네...맛있다...웰빙음식이구나~~  생각 했었는데, 역시 직접 보니 감회가 새롭다.
 
걸을수록 덥지만 종종 느껴지는 산의 서늘한 기운과 깊은 숲 계곡의 물 흐르는 소리도 간간히 들려와 우리의 발걸음을 돕는다. 조촐한 인원이라 오히려 더 가족적이고 오순도순 재밌었다. 어느새 고지에 다다랐다. 산행의 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빠질 수 없는 점심시간!! 옹기종기 모여 앉아 손수 정성스레 준비해온 음식들을 꺼내 놓으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사는 얘기들을 털어 놓으며 그간 쌓였던 일상의 스트레스도 풀고 또 다시 다음 일상으로 돌아갈 힘찬 기운까지 꽉꽉 채워 즐겁게 나누어 먹고 다음을 기약하며 걸음을 돌려야 했다.
 
인도네시아에서의 첫 번째 산행!!
잊지 못할 추억일 것을 알기에 한컷 한컷 소중히 담아온 사진들~~멋진 산세, 아기자기한 야생화, 나무, 들꽃, 함께한 점심, 동행한 이들의 환한 미소 등 다양한 모습이 담긴 그 사진들을 다시 꺼내보고 있자니 불쑥 자주 듣던 노랫말이 떠오른다.
 
 
 [나는 간다 by 이선희]
눈앞에 언덕을 넘으면 또 다른 언덕이 보이고
그 모레 헤치고 가도 다시 놓여질 모레 언덕
어제와 다른 길 어제 같이 있다.
저 넓은 사막을 나는 간다..
 
다 토해내지도..다 삼키지만도 않은.. 무엇인가 절제된 느낌으로 삶의 고됨과 슬픔을 담아낸 듯 하고, 하여 다시 한번 아싸아싸 파이팅도 하게 하는…
 
혹자들은 말한다. 죽을 힘을 다해! 다시 내려와야 할 산을 왜 올라가느냐구~ 허나.. 이 노랫말에 함축된 뜻처럼 그것이 인생이지 싶다. 오르막이 있음 내리막도 있고 때로는 편안한 평지도 있다. 턱이 숨까지 차오르도록 땀을 뻘뻘 흘리며 오르다, 숲에서 한줄기 바람을 만나게 되면 진정 반가운~ 시원한 물 한 모금에도 감사하게 되는~ 그 힘겨움 참고 정상에 올랐을 때 느껴지는 무언가 해냈다는 성취감! 내 발 밑으로 내려다보이는 온 세상이 마냥 다 내 것인 것처럼 그 알 수 없는 뿌듯함! 오르고 내리며 산비탈길서 자연스레 만나지는 사람들..그러면서 주고 받는 세상 사는 얘기들…
 
인도네시아에서의 새로운 삶!
 
처음으로 누려보는 새로운 경험에 즐겁기도 하고, 때로는 머나 먼 이국 땅에서 외롭기도 하겠지~ 이번 Heritage 탐방에서처럼 새로운 인연들과의 만남으로 설레임도 갖을 수 있을테고, 또 어쩌면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부딪칠 수도 있겠지~. 허나 항상 좋을 수만도 항상 나쁠 수만도 없는 것이 인생 아니겠는가.
 
산행이라 하기엔 사실 좀 부족했지만, 적당히 나른해지는 피곤함을 즐기기엔 충분했던 walking~그 부족함 채우고도 남을 우리 Heritage Member들과의 새로운 만남!
 
선뜻 다가온 가을 바람을 느끼고, 새로운 인연의 시작을 여는 계기가 된~~얼마 동안이 될 지 모를 내 인도네시아에서의 삶! 그 추억의 한 페이지를 채우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2014.  9.  19.
 소 예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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