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소식 “인생은 사랑을 찾아서 떠나는 짧은 여행” 한인단체∙동호회 편집부 2016-04-13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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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딧야(aditya)
한인 문인협회 인도네시아 지부 정호승 시인 자카르타 특강
고국과 멀리 떨어진 인도네시아에서 억척스럽게 삶을 일궈온 한인 교민들의 마음을 시와 노래로 봄비처럼 적셔준 시인 강연회가 12일 한국문화원에서 열렸다.
국내 최고의 서정시인으로 평가받는 정호승 시인(66)은 이날 자카르타 한국문화원을 찾아 자신의 시로 고되고 외로웠던 그네들 삶에 깊은 공감과 위로를 전달했다.
정 시인은 이날 ‘내 인생에 힘이 되어 주는 시’라는 주제로 강의를 펼쳤다. 그는 “저는 오늘 본격적으로 여러분들과 시를 공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를 통해 우리 인생의 큰 가치 이것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고 운을 뗀 뒤, 인생에서 가장 큰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선뜻 대답하는 사람이 없자 정 시인은 50년 지기 친구가 돈을 꾸러 전화했던 일화를 예로 들며, “우리의 삶에 가장 중요한 사랑, 고통이라는 가치를 조금 더 이해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사진=아딧야(aditya)
정 시인은 자신의 시, ‘여행’을 읊으며 “인생은 사랑을 찾아서 떠나는 짧은 여행”이며,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사람의 마음뿐”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 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삶이란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한 얼마간의 자유시간이다”라는 피에르 신부의 말을 인용하며 얼마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을 후회 없이 쓰자고 정 시인은 강조했다.
그러나 인생의 참가치인 사랑을 정의하기란 쉽지 않았다고 정 시인은 고백했다.
“제 둘째 아들이 대학생이 되었을 때 아마 어느 여학생을 사랑하게 되었나 봐요. 아빠, 사랑이 뭐예요 하고 묻는데, ‘어, 사랑은…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밥이나 묵자고 답했습니다.”
시를 쓰는 아버지로서 아들의 질문에 대답 해야 했던 정 시인은 깊은 고심 끝에 사랑의 본질을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어머니의 삶을 떠올려 보면 쉽게 알아챌 수 있는 ‘무조건’, ‘무한’, ‘희생’, ‘책임’이 그것이었다.
덧붙여서 ‘용서’가 행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견해도 밝혔다. 인간은 ‘너와 나’라는 관계 밖에서 살 수 없기에, 서로 용서하며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아딧야(aditya)
이날 정 시인은 미움과 증오로부터 자신도 자유롭지 못했던 일을 털어놓았다. “이십여 년 가깝게 지내던 후배가 경제적 손실을 입히고 저를 배반했어요. 우리가 신뢰했고 믿었던 사람에게 배반을 당했던 경험이 있다면 잠이 잘 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한 고통스러운 마음의 돌이 헨리 나우웬의 저서 탕자의 귀향이라는 책의 첫 페이지에 나온 글귀인 “관계가 힘이 들 때 사랑을 선택하라”는 말을 듣고 ‘쿵쿵쿵’ 떨어져 나가는 것을 경험했다고 시인은 말했다.
시인은 늘 이 말을 컴퓨터 바탕화면에 띄워 놓으며, ‘작은 선택의 순간에도 사랑을 택하겠노라’ 하고 다짐한다면서 누군가의 덕을 보려는 마음이 아닌 사랑을 택할 것을 권유했다.
경남 하동 출신인 정 시인은 대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삼덕초등·계성중·대륜고를 졸업한 정 시인은 경희대 국문학과를 거쳐 동대학원에서 국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슬픔이 기쁨에게’ ‘서울의 예수’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등이 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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