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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단체∙동호회 | 스콜라 까미 탐방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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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헤리티지 작성일16-04-07 20:45 조회5,6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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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은 오물보다 추하다." 분주한 아침이었습니다. 전 날 밤 몸살을 겪고 난 후 무거워진 몸으로 가족들을 추스르고, 집 앞까지 와 준 이수진 회장님 차에 몸을 실어 집합장소로 달려갔습니다. 뚜레주르 제빵제과에서 협찬 해주신 빵 상자를 싣고 트렁크가 가득해진 차에 나누어 타고 다시 목적지로 출발! 다들 두 손 무겁게 협찬물건을 가지고 오신 터라 두 손이 가벼웠던 저는 송구함에 후기라도 쓰겠노라 장담을 해버렸습니다. 하지만 마을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린 순간 장담은 후회로 바뀌었습니다. 하루 종일 제 코 끝에 매달린 시궁창냄새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까짓 냄새 때문에 한 끼쯤 입맛이 떨어진들 제 육신에 넘쳐나는 살들이 덜어질 리가 없습니다. 자카르타 버카시 바랏에 위치한 쓰레기 마을은 저의 예상을 보기 좋게 넘겨버렸습니다. 하이타니 겐지로 작가의 동화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에서 쓰레기 속의 파리를 키우는 데쓰조가 사는 모습과 그들의 이야기를 엿보았다고, 그래서 자신있게 그들을 대변할 수 있다고 여겼던 저의 생각이 얼마나 오만으로 가득했던 것인지....... 오물보다 추한 그 오만 때문에 덥석 나섰나 봅니다. 한 발을 내딛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첫 눈에 들어온 것은 바닥이 안보일 정도로 깔려있는 쓰레기와 그 위를 벌떼처럼 날아다니는 파리들이었습니다. 분주히 움직이는 일행들과 달리 아무것도 못하고 주춤거리며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다 정신을 차린 후 눈에 들어 온 것은 아이들의 얼굴과 가지런히 벗어놓은 신발들, 줄 맞춰 앉아 빵을 받는 모습들이 그들의 허름한 옷과 어울리지 않게 단정했습니다. 눈을 들어 둘러 본 교정도 아이들의 모습을 닮아 허름하지만 예쁘게 정돈된 꽃나무와 잘 어우러져있었습니다. 학교 밖에도 아이들은 있었습니다. 넝마가 가득 쌓인 집도 있었습니다. 한낮의 태양을 피해 집 안으로 들여온 넝마들이 방을 가득 메우고 부부의 손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들은 아마 저 재활용(제 눈엔 쓰레기로만 보였는데.......)을 다 분리하고 담아야 오늘 밤 가족들과 몸을 뉘일 수 있을 것입니다. 판자로 이어 만든 벽과 슬쩍 얹은 듯 한 슬레이트지붕, 마을의 집들은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장닭의 털 색깔과 닮아 있었습니다. 마을 공터에서 연을 날리는 아이에게 말을 걸어보려고 입을 연 순간 목에 걸려있던 무엇이 밀려나와 다시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눈앞의 아이가 여울처럼 울렁거리는 것을 참을 수는 없었습니다. 고개를 돌리는 것조차 미안한데, 그들을 동정한다는 것 또한 오만이지 않은가요. 결국 오물은 그 곳이 아닌 저의 마음속에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를 환영하는 아이들의 앙끌롱 연주는 훌륭했습니다. 이방인의 낯선 노래인 ‘아리랑’과 ‘만남’을 완벽하게 연주하는 그 아이들은 예술가들입니다. 빵을 나눠 줄 때 다투지 않고 나눠주며 가족을 위해 품 안에 들고 가는 아이들은 누구보다 위대한 박애주의자들입니다. 집에 와서 정리해보니 사진 속에 아이들이 환히 웃고 있고, 아낙들의 눈빛은 따뜻합니다. 그 웃음과 눈빛이 오늘 밤 저를 잠 못 들게 할 것 같습니다. 뚜레쥬르 제빵제과에서 아이들을 위해 선뜻 많은 빵을 협찬해주신 덕분에 탐방이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그리고 함께 하시지는 못했지만 많은 분들이 물품을 협찬해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마음을 아이들에게 잘 전달하도록 노력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뜻 깊은 탐방을 기획해주신 헤리티지 코리아섹션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다시 아이들을 만나 고개를 돌리지 않고 말을 걸어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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