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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PGA투어 Q스쿨 최연소로 통과한 김시우 문화∙스포츠 편집부 2012-12-17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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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더 키워 4년 뒤 올림픽 금 따는 게 꿈”
6세 때 제 키만 한 드라이버로 펑펑
연습장 구경꾼들 “골프 신동 났다”
상비군·국가대표 모두 최연소 발탁
 
11년 전인 2001년 여름. 서울 용산의 한 골프연습장이 떠들썩했다. 여섯 살짜리 꼬마는 자신의 키만한 긴 드라이버를 잡고 펑펑 샷을 날렸다. 연습장에 있던 구경꾼들은 “골프 신동이 나타났다”고 감탄했다. 여기저기에서 “타이거 우즈가 따로 없네, 대단해!”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그 꼬마는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이후 그는 꾸준히 성장했다. ‘반짝 신동’이 아니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퀄리파잉스쿨(Q스쿨) 최연소 통과자 김시우(17·안양 신성고)의 얘기다.
 
 1995년 6월 28일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인근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역대 최연소로 국가대표 골프 상비군이 됐다. 특히 그는 초등학교연맹 주최 마루망 골프대회를 3학년부터 4년 연속 제패했다. 이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5, 6학년 때는 무려 7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2009년 중학교 2학년 때는 총 8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4회, 준우승 4회를 기록했다. 당시 “중등부엔 적수가 없다”는 말이 돌았다. 고등학교 선배들도 “저녀석은 괴물”이라고 고개를 저었을 정도다. 중학교 3학년 때는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그리고 지난 4일(한국시간) 또 하나의 ‘최연소’ 타이틀을 추가했다. ‘108홀 죽음의 레이스’인 PGA 투어 Q스쿨에서 역대 최연소(17세5개월6일) 통과 기록을 세웠다. 2001년 타이 트라이언(28·미국)이 보유했던 17세6개월1일의 종전 기록을 한 달 정도 앞당겼다. 김시우의 기록은 이제 더 이상 깨지지 않는다. PGA 투어 정규 멤버가 될 수 있는 마지막 관문의 Q스쿨 제도가 올해를 끝으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연맹대회 4년 연속 제패 기록
 “솔직히 1차 목표는 경험 삼아 Q스쿨 최종 3차전까지만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Q스쿨은 지역 예선에 해당하는 프리 Q스쿨과 1, 2차 예선을 통과하고 4단계의 마지막 관문인 3차 최종전에서 상위 25위 안에 들어야 1부 투어카드를 받는다). 그리고 그 다음은 상위 50위 정도에 들어 웹투어(PGA 2부 투어)에 나설 수 있는 티켓을 따내는 것이었어요.” 김시우의 아버지 김두영(55)씨는 “그런데 목표치를 두세 단계나 초과 달성해버렸다”고 말했다.
 1m78㎝, 몸무게 82㎏의 그다지 크지 않은 덩치의 김시우가 대단한 것은 프로무대 경력이 없는 아마추어 신분이어서 Q스쿨의 밑바닥 1단계부터 4단계의 관문을 다 치러야 했는데 첫 도전 만에 모두 통과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9월 지역 예선인 프리 Q스쿨(3라운드 54홀)을 시작으로 10월 1차 예선(4라운드 72홀), 11월 2차 예선(4라운드 72홀), 그리고 12월 최종전(6라운드 108홀)까지 마라톤 레이스를 펼쳤다. 이렇게 각 단계를 거쳐 최종전에 진출한 선수는 모두 173명이었고 김시우는 그중에서도 20위(합계 18언더파)를 했다. 예를 들면 이번 Q스쿨에서 수석 합격을 한 이동환(25·CJ)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의 상금 순위에 따라 프리 Q스쿨과 1차 예선을 면제받고 2차전(10라운드 180홀)부터 뛰었다. 그런데 김시우는 총 17라운드 306홀을 플레이했다. 그의 단계별 순위는 ‘12위-5위-1위-20위’였다. 세계 각국의 골퍼들이 매년 수천 명씩 도전하는 이 죽음의 레이스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것이다. 그것도 최연소 신분으로-. 그는 이 중간에 지난 10월 터키에서 열린 세계 아마추어 골프팀 선수권에 나가 사상 처음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압박감은 물론이고 숨이 턱턱 막히는 Q스쿨의 일정상 체력 안배가 필요했지만 현 국가 대표 선수로서의 소임을 저버리지 않았다.
 
 “꿈에 그리던 무대를 밟게 돼 너무 설레요. 아직 데뷔전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빨리 PGA무대에 서고 싶어요.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 같은 최고의 선수들과 샷을 겨뤄보고 싶죠. 특히 우즈와는 꼭 한번 경기해보고 싶은 게 꿈이에요.”
 
 지난 11일 일본을 거쳐 김포국제공항으로 금의환향한 김시우는 수줍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당찬 포부를 밝힐 때는 두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꿈을 품고 미국으로 떠난 지 약 두 달 만이었다. 공항 입국장에는 가족과 친구들이 나와 김시우를 반겼다. 김시우는 “합격할 줄 모르고 떠났던 길이었는데 꿈을 이루고 돌아와 기쁘다. 많은 분이 이렇게 축하해주시니 이제야 실감이 난다”고 했다.
 
“두 달만에 귀국해 먹은 보쌈 맛 최고”
 이제 관심은 데뷔전이다. 하지만 김시우는 ‘만 18세 이상만이 PGA 투어 회원이 될 수 있다’는 규정에 묶여 내년 6월 28일까지 비회원 자격으로 활동해야 한다. 비회원 자격으로는 스폰서 초청으로 최대 7개 대회까지, 먼데이(월요 예선전)를 치러 출전권을 얻게 되면 제한 없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그는 “나이 규정에 대해서는 원래부터 잘 알고 있었다. 중요한 건 PGA 투어에 나갈 수 있다는 것보다 PGA 멤버가 되는 것이었다. 출전할 수 있는 대회가 많지 않지만 그렇다고 투어카드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 “먼데이를 뛰어 서라도 빨리 PGA 투어에 출전하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현재 그의 몸값(메인 스폰서)은 연간 3억~4억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17세 소년의 도전정신과 미래의 상품가치를 감안한 기업들의 평가치다. 단순히 최연소로 PGA 투어카드를 손에 넣었다는 평가 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도전은 PGA 투어에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아빠 연습장에 간다”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자기 골프채를 챙겨 아빠를 따라 나섰던 김시우. 그의 또 다른 꿈은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여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부활하는 골프종목에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것이다.
 
 “그때면 제 나이 스물한 살이 돼요. 지금 수준 이상의 실력을 갖추고 그때까지 더 많은 경험을 쌓는다면 금메달을 따올 자신이 있어요. 앞으로 더 노력해 그 꿈도 이루고 싶어요.”
 
 현재 경기도 용인 집에 머물며 휴식과 체력을 보충하고 있는 김시우는 “2개월여 만에 어머니(50)가 해주신 돼지보쌈 고기가 최고로 맛있었다”고 말했다. 내년 1월 초 미국으로 떠나 LA 인근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시작할 예정인 그는 “항상 도전하고 그 꿈을 쟁취하는 김시우의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며 웃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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