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주변국과 협상서 몸값 올리기 ••• 중국 뺨 때려” 사회∙종교 편집부 2012-12-13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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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발사 직후 “성공” 긴급 특별방송
김정일 유훈 실현, 체제 결속 다져
국제사회 추가 제재는 감당할 과제
12일 북한의 기습적인 장거리 로켓 발사엔 김정은의 다목적 정치 계산이 숨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대내적으론 김정일의 유훈인 인공위성(실제론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실현한 후계자로서의 정통성을 부각해 북한의 체제 결속을 다지고, 대외적으론 한·미·중·일 새 지도부의 대북 정책 변화 여부를 파악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허문영 소장은 “대내적으론 체제 정통성 강화 목적이 있다”며 “대외적으로 미국과 중국을 겨냥해 북한에 더 많은 양보를 하라는 메시지를 깔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이번 로켓 발사는 김정일 1주기(17일)를 앞둔 조포인 동시에 김정은 체제 출범 1년의 축포 성격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북한이 로켓 발사 계획을 발표한 지 닷새 만인 지난 5일 북한의 의도를 드러냈다. 당시 신문은 “2012년 마지막 달의 위성발사계획은 (김정일의) 유언 실행의 산 모범”이라고 주장했다. 김일성 100회 생일(4월 15일)에 맞춰 로켓 발사를 성공해야 한다는 김정일의 유훈을 3대 세습 후계자인 김정은이 반드시 실행할 것이라고 강조한 메시지였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이 로켓 발사 직후성공 소식을 타전하고 조선중앙TV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긴급 편성한 특별방송을 내보낸 것도 김정은의 역량을 주민들에게 선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이 김정은의 영도에 따라 자체 기술로 세계 열 번째 우주강국(스페이스 클럽)으로 진입했다고 선전함으로써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불만을 무마하는 효과를 노렸다는 것이다.
어수선해진 군심(軍心)을 다잡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 김정일 장례식 때 운구 차량을 호위한 이영호 등 군부 핵심 4인방이 김정은 집권 이후 1년 만에 모두 사라졌을 정도로 군부에 급격한 변화가 몰아닥쳤다. 따라서 로켓 발사를 통해 김정은은 군 장악력을 키우는 효과를 노렸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외적으론 북한을 둘러싼 주변국들의 새로운 대북 정책을 시험해보려는 김정은의 의도가 읽힌다.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미 행정부와 새로 출범한 중국 시진핑(習近平) 체제를 향해 북한이 모종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한기범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객원연구원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능력을 입증해 주변국들과의 협상에서 몸값을 올리려는 김정은의 의도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장저신(張哲馨) 상하이사회과학원 아태연구센터 연구원은 “로켓 발사에 반대해온 중국의 뺨을 북한이 때린 격”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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