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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보트피플' 위기에 아세안 불간섭 원칙 깨질까 사회∙종교 편집부 2015-05-19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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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쩨 꾸알라 랑사에 마련된 로힝야족 임시 대피소에서 17일 밤 아이가 물을 받아먹고 있다. 사진=안따라(Antara)
 
"낡은 원칙 고수가 초래한 위기"
20일 말레이-태국-인니 3자 대책회의

로힝야족 난민 사태로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불간섭 원칙'을 깨고 적극 개입에 나설지 주목된다.

이번 사태의 발단인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 정부의 지속적인 박해를 멈추지 못하면 130만명으로 추정되는 로힝야족이 앞으로도 계속 목숨을 걸고 바다로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동남아 주변국들의 기본 입장은 난민 발생의 책임은 미얀마 정부에 있으며, 미얀마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방관자적 태도에 가까웠다.

이는 미얀마를 포함해 10개국으로 구성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다른 회원국들의 국내 문제에 대한 불간섭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가 16일(현지시간) "우리가 이 문제의 근원이라는 주장을 거부한다"며 오히려 로힝야족 보트피플을 내쫓은 다른 국가들로 책임을 돌리면서 상황은 더욱 꼬이고 있다.

17일 AFP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는 인권 보호의 차원에서 로힝야족을 돕겠다는 아세안 인권위원회의 접촉 시도조차 내정 간섭이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따라서 주변국들이 기존의 외교 원칙을 깨고 난민 문제에 적극 개입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해법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스웨덴 안보개발정책연구소의 동남아 지역전문가인 엘리엇 브레넌 연구원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결국 이번 사태는 아세안이 낡은 불간섭 원칙을 고수한 탓에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며 "난민 문제가 불간섭 원칙을 재고하라는 강한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아세안 의장국이자 로힝야 난민의 목적지인 말레이시아 외교 당국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정책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아니파 아만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방글라데시의 압둘 하산 마흐무드 알리 외무장관과 사태 해법을 논의한 데 이어 오는 20일에는 인도네시아 레트노 마르수디 외무장관, 태국 따나삭 빠띠마프라곤 외무장관과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아니파 장관은 "이것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이슈"라며 "우리는 관련된 모든 당사자와 접촉해 해법을 찾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다만 아니파 장관은 알리 방글라데시 외무장관과 만난 후 "나는 말레이시아에 엄청난 수의 난민이 이미 있고 이제껏 어떤 나라도 이들의 정착을 원하지 않기에 더는 난민을 받아들일 여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며 로힝야족 난민 추가수용에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영자지 뉴스트레이트 타임스가 보도했다.

말레이시아는 최근 수년 동안 로힝야족 난민 4만5천명 이상을 받아들였다.

아니파 장관과 알리 장관은 양국간 연례협의차 보르네오섬 사바주에서 회동했으며, 마얀마에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외무부 고위 관리들은 인도네시아와 태국 외무장관이 참석하는 3자회의가 20일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다고 확인하면서 미얀마 당국자와 접촉을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9일에는 태국 방콕에서 로힝야족 난민 문제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동남아 15개국이 참여하는 국제회의가 열려 사태 해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얀마를 향한 주변국의 압박 수위도 거세지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무히딘 야신 부총리는 현지 언론을 통해 "미얀마는 로힝야족을 이웃 국가로 내보내지 말고 자국 내에서 이들의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에 "(난민을 거부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만 비난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난민을 유발한)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도 이 문제와 관련해 깨끗하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사국인 미얀마는 로힝야족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면 방콕 회의에도 참석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주변국들의 개입과 압력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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