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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인니 경찰 관저에서 벌어진 총격전 전말...`죽은 자는 말이 없다` 사건∙사고 편집부 2022-07-1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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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경찰은 지난 8일 경찰청 업무보안처장인 남부자카르타 두렌띠가(Jl. Duren Tiga) 소재 투스타 치안감 관저에서 경비원 이경(Bhayangkara Dua)이 자신보다 높은 계급인 순경(Brigadir)을 사살한 사건에 대해 12일 공식 발표를 냈다.
 
경찰청은 정당방위 차원의 총격전으로 발표
12일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경찰청 대변인 아흐마드 라마단 경무관은 이 사건에 연루된 두 경찰관 중 E이경이 J순경에게 위협을 받자 정당방위 차원에서 응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J순경이 E이경에게 총을 겨누었을 뿐 아니라 선제사격을 가하며 먼저 공격했다는 것이다.
 
E이경은 경찰청 기동타격대 소속으로 경찰청 인사처장 페르디 삼보 치안감(Insp. Gen. Ferdy Sambo) 관저 경비원으로 파견 나온 상태였고 J순경은 페르디 부인의 운전기사였다.
 
라마단 대변인은 사건당일 오후 5시경 J순경이 페르디 치안감 부인이 쉬고 있던 2층 침실로 들어가면서 시작되었다고 설명했다.
 
조사에 따르면 J가 페르디 부인 머리에 총구를 겨누자 부인이 비명을 질렀고 이에 놀란 J가 황급히 달아나는 과정에서 비명을 듣고 방에서 나온 E이경과 마주쳐 총격전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치안감 부인을 위협하는 과정에 성추행 시도가 있었다는 언급도 있었다.
 
E이경은 관저 2층에서 계단을 뛰어내려오면서 이미 아래층으로 내려간 J순경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는데 J순경이 다짜고짜 E이경에게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고 이에 E이경도 응사했다. 이 총격전에서 J가 사살되었고 현재 사건현장 조사와 증인 심문이 진행 중이다.
 
이후 이루어진 조사에 따르면 두 사람은 10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총격전을 벌였고 J순경은 일곱 발을 쏴 한 발도 맞추지 못했지만 E이경은 다섯 발을 발사해 네 발을 J 순경 몸에 맞춘 것으로 나타났다. 총격전 현장에서 E이경은 위층에서 응사하면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부상을 입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E이경은 일단 체포 구금된 상태이지만 정당방위 차원에서 응사하여 J를 사살했다는 것이 대체로 인정되는 분위기다.
 
사건 당시 페르디 치안감은 외출하여 집에 없었고 사건 직후 부인이 페르디에게 전화하여 상황을 알렸다. 이에 페르디 치안감이 자카르타 남부 경찰서에 직접 전화해 사건 조사를 지시했다. 그는 1973년생, 현재 49세로 1994년 경찰아카데미 졸업 후 경찰 내 요직을 거치며 승승장구한 인물이다.
 
J순경은 페르디 치안감 부인의 운전기사로서 경호 업무도 부가적으로 수행했고 E이경은 전적으로 페르디 치안감의 부관부 소속 개인 경호원으로 분류된다.
 
총상 이외의 상처와 의혹
사망한 J순경은 수마트라 잠비 출신으로 2012년 국립경찰학교를 졸업해 경찰청 범죄수사과 소속으로 있다가 페르디 치안감의 부관부에 파견되어 온지 2년이 채 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E이경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알려진 것이 없다.
 
J순경의 시신은 남부수마트라 잠비의 가족들에게 인계되어 7월 11일(월) 매장됐다. 하지만 사건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중요한 증거자료로 분류될 수 있는 J의 시신을 성급히 매장 처리한 것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경찰감시단체인 IPW는 J순경의 시신에 총상 외에 다른 열상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총격전에서 발생하는 일반적인 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찰 측은 J순경 시신의 해당 열상에 대해 E이경이 발사한 총탄의 궤적에 스친 상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J순경의 가족으로서 그의 시신을 넘겨받은 로하니 시마준탁은 총상 외에 다른 날카로운 무기에 의한 상처들을 확인했다. 그는 손, 목, 가슴에 네 개의 총상 외에도 눈, 코, 입, 다리에 뭔가에 베이거나 찔린 상처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J순경의 시신은 언론은 물론 가족에게도 공개되지 않아 가족들도 처음엔 그의 몸에 그런 상처들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J순경은 7개월 후 결혼이 예정되어 있었고 7월 11일 진행된 장례식엔 그의 약혼자도 참석했다. J 순경 가족들은 현재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IPW는 리스티요 시깃 쁘라보워 경찰청장에게 페르디 삼보 치안감을 업무안보처장 자리에서 즉시 직위 해제하고 J순경 죽음에 대한 합동진상조사팀 구성을 요구했다.
 
그가 위협을 당해 총을 쏜 것인지 다른 의도가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이 페르디 치안감의 관저에서 발생했고 그의 아내와 경비원들이 연루되어 있는 만큼 관련 조사팀이 페르디 치안감의 명령이 아니라 경찰청장의 명령에 의해 꾸려져야만 공정한 수사가 가능하다는 논리다.
 
그들은 J순경의 몸에 총상 이외의 상처들이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사건의 액면
사람들의 주장을 빼고 팩트만 보자면 7월 8일(금) 저녁 5시경 경찰청 치안감 관저에서 J순경이 총격전 끝에 사망했는데 모든 잘못은 사망한 본인에게 있고 총격전 끝에 그를 죽인 E이경은 정당방위라는 것이다.
 
치안관 관저에서 2년간 운전병으로 일했던 J순경이 그날 갑자기 침실에서 치안감 부인에게 성추행을하고 총을 머리에 겨누었다는 발표는 필시 다른 목격자 없이 치안감 부인의 증언만을 토대로 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J순경 몸에 난 네 개의 총상 외에 베이고 찔린 상처들에 대해서는 딱 떨어지는 설명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은 사건의 전말을 쥔 치안감 부인이나 E이경의 언론 노출을 완전히 막은 채 이 사건을 급히 J순경의 일탈을 진압한 정당방위 살인사건으로 정리하고 있는 모양새다.
 
IPW가 이 사건에 의혹을 갖고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건 나름 타당한 일로 보인다.[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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