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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인니 주부들의 정치적 영향력...‘간자르의 아줌마들’ 사회∙종교 편집부 2022-07-13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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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자바에서  열린 간자르 쁘라노워 중부자바 주지사의 2024년 대선 선전을 기원하는 Mak Ganjar 기도회(사진=인스타그램 @makganjar 캡처)
 
자카르타와 수도권 위성도시에서 흰색 유니폼을 맞춰 입은 주부들이 ‘막 간자르(Mak Ganjar-간자르네 아줌마들) 로고와 휘장을 내걸고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이번 행사를 조직한 코디네이터 에피나피사는 이번 이벤트가 간자르 주지사 대선 행보의 행운과 성공을 담보하려는 종교적 기원이 중심 테마라고 설명했다.
 
지난 5일에는 수천 명의 주부들이 동부자바에서 간자르 쁘라노워 중부자바 주지사의 2024년 대선 선전을 기원하는 기도회를 성대하게 가졌고 여성 설교자인 우스타자(ustazah)까지 나와 기도문 암송을 이끌기도 했다.
 
에피는 대선 관련 여론조사에서 늘 선두권을 달리는 53세의 정치인 간자르가 생필품 가격을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 같은 국내 주요 이슈들에 대해 국민들과 매우 긴밀히 교감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그녀는 간자르의 대선 승리가 모든 주부들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12일 자카르타포스트가 보도했다.
 
막 간자르 주부회원들은 가장 최근에 열렸던 자카르타 행사 이전에도 수백 명 또는 수천 명 단위로 중부자바, 동부자바, 남부 술라웨시, 중앙 깔리만탄, 서부 깔리만탄, 동부 누사뜽가라(NTT) 등지에서 다양한 행사를 조직해 간자르 주지사에 대한 지지를 천명해왔다. 대규모 기도회 모임 외에 주부들은 바자회나 에어로빅 교습, 뷰티 강좌 등을 조직하기도 한다.
 
막 간자르 주부회원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국적으로 조직되었고 실제로 오프라인 행사에서 처음 대면하기도 전에 이미 간자르 주지사 지지자들로서 끈끈한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였다. 특이한 것은 막 간자르 회원들 그 누구도 간자르 주지사를 개인적으로 대면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회원들 대부분이 정치에 정통하지 못해 체계적인 인물 분석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몇 년간 매체를 통해 꾸준히 지명도를 높여온 간자르 주지사에 대한 기사나 방송을 보고 참여하게 된 회원들이 많았다.결국 특정인물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에 매체와 소셜미디어를 통한 노출과 홍보가 크게 작용한 셈이다.
 
주부들은 매체로부터 영감을 얻고 충동을 받는 경우가 많고 오늘날 소셜 미디어의 위력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어쩌면 세상은 사실상 주부들의 손에 달려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늘 높은 당선가능성을 보이는 간자르 주지사는 아직 대선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차르타 폴리티카(Charta Politika)의 유나르토 위자야 대표는 이러한 주부들의 조직적 움직임의 배후에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 또는 국내외 후원자 등 이를 촉발시킨 외부 영향력이 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물론 그렇다고 해서 에피 같은 열성 자원봉사자들의 진심 어린 노력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유나르코는 후보의 당선가능성과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성에는 분명한 상호관계가 있어서 당선가능성이 낮은 정치가가 지지운동세력과 관련 행사를 억지로 만들어낸다 해도 곧 동력을 잃고 흐지부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당선가능성이 높은 후보들은 비록 100% 유기적, 자생적으로 발생한 조직들을 거느린 것이 아니라 해도 이러한 조직들이 제한된 자원을 토대로 조금씩 활동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독자적으로 양적 질적 팽창을 하는 모습을 목도하는 순간이 반드시 온다는 것이다.
 
유나르코는 자원봉사조직들의 활동을 이야기하면서 주부들의 목소리가 인도네시아 정치판에서 상당한 위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그래서 어떤 정치인들은 지난 수십 년 간 여성인구를 대상으로 괄목할 만한 노력을 경주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2019년 쁘라보워 수비얀또 그린드라당 총재와 러닝메이트 산디아가 우노도 주부들의 권익을 위해 싸우겠다는 슬로건을 내건 바 있다. 쁘라보워-산디아가 팀의 가장 열정적 지지기반이었던 자원봉사자 그룹은 이들 두 사람이 대통령 선거를 이기면 새 정부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것이라고 확신했고 그러다가 조코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아줌마 부대’(Emak-emak Militan)라는 조직을 만들어 조코위 측의 부정선거를 주장하기도 했다.
 
물론 이 아줌마부대는 독일까지 가서 소녀상 철거 주장 시위를 한 한국의 한 동명 조직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아줌마부대 소속 회원 세 명이 2019년 조코위 대통령 취임식을 방해할 공작을 세우다가 체포되는 일도 있었다.
 
여성들은 상품이나 지지하는 후보가 마음에 들면 질량에 비해 엄청나게 증폭된 위력을 발휘하기도 하고 때로는 광신자가 되기도 한다고 유나르코는 주장했다.
 
여성들은 감성적 접근을 통해 여성은 물론 남성까지 포함해 주변 모든 동료들에게 메시지를 전파하는데 주부들의 지지가 가공할 파괴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바로 그 지점에 있다.
 
한편 비누스 대학교에서 선거연구에 정통한 정치학자 엘라 쁘리하띠니는 이들 주부집단들이 어떤 경우엔 좋은 게 좋은 거란 식의 정치관에 빠지기 쉽고 때로는 신체적 매력을 가진 정치인, 즉 미남들이나 조코위 대통령처럼 효과적인 이미지 구축 작업을 한 사람들에게 전폭적인 호의를 베푼다는 약점을 지적했다. 요컨대 잘생긴 남성 정치인에게 표를 던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엘라는 수실로 밤방 유도요도(SBY)전 대통령을 예로 들었다. SBY는 여성들 사이에서 잘 생긴 남자라는 평판이 지배적이었고 그것이 표로 작용했고,  SBY는 혈통이나 총칼이 아니라 미모를 포함한 스스로의 재능을 토대로 대통령 후보가 된 첫 사례가 되었다. 그는 자신에게 그런 강점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았고 이를 영리하게 활용했다.
 
간자르 역시 ‘미남 정치’란 화두에서 예외가 아니다.  소셜미디어 인기인이기도 한 간자르 주지사를 뿌안 마하라니 국회의장이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것은 일견 당연해 보인다. 뿌안은 최근 인도네시아 민중들에게 단순히 잘생겼다는 이유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공개 발언하며 사실상 간자르 주지사 정면에  주먹을 날린 셈이다.
 
뿌안은 대통령 당선가능성이 거의 희박하다는 사실만 빼면 명실공히 투쟁민주당의 차기 당권이 확실시되는 총재 후계자임에 비해 간자르 주지사는 일반 당원에 불과하다. 
 
엘라는 ‘주부’가 ‘여성’의 하위집단이 아니라 상호호환되는 교차그룹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해서 교육, 가문과 배경, 주거지 등이 서로 다른 여성 주부들을 하나의 전형적인 유형으로  정체성을 정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불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인도네시아 정치 역사에서 주부들의 역할은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끼쳤다.  1998년 수하르토의 권위주의 정권을 개혁운동이 무너뜨릴 당시에도 그 모든 과정은 치솟는 아기들 분유가격에 분노한 주부들이 조직한 항의시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정권이 썩었다고 대놓고 주장하기 어려운 시기에 정치개혁운동은 그런 민감한 이슈보다 생필품 가격인상 항의라는 수용하기 쉬운 옷을 입고서 시작되어 곧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정권타도 시위가 되었다는 것이다.
 
엘라는 여성들이 모든 정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며 그것을 남성들의 주류사회가 인정하느냐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 여성대표가 매우 부족하고 정치인들이 여성들의 존재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것은 오히려 주부들에게 더 큰 동기를 부여하기도 했다. 주부들이 현재의 부조리한 상황 타개를 원하고 그래서 그러한 염원을 이루어 줄 것으로 확신하는 후보에게 더욱 집중하기 때문이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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