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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인도네시아 청소년 집단폭력의 진화, 끌리띠(Klitih) 사건∙사고 편집부 2022-04-26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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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이미지)
 
족자카르타의 ‘끌리띠(klitih)’ 패거리들 사이에서 최근 청소년 폭력사건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곳 청소년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회현상처럼 번진 ‘끌리띠’ 문화는 더욱 폭력적으로 흘러 2021년 한 해 동안 족자에서만 60건 이상의 청소년 폭력사건이 벌어졌고 학생 일곱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자카르타포스트가 24일 보도했다.
 
십대 시절 폭력에 대한 회상
‘끌리띠’란 자바어의 원래 의미는 밤에 신선한 공기를 마시러 외출해 산책한다는 긍정적인 것이었지만 최근엔 십대 청소년들이 무리를 지어 도시를 어슬렁거리며 주변사람들을 괴롭히고 폭력을 휘두르는 행위를 뜻하는 단어로 전락했다.
 
지금은 십대 무리들이 다른 학생들을 공격하는 행위를 끌리띠라 부른다.
 
물론 청소년 폭력이 예전에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예전엔 지금처럼 상대를 가리지 않고 폭력을 일삼지는 않았다. 최소한의 윤리강령이 있어 여성을 공격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족자 공립고등학교 역사 교사인 빠꿀(Pacul-가명)은 과거 자신도 끌리띠 가해자였으며 26세가 된 지금 자신의 오점을 고치기 위해 모교로 돌아왔다고 한다. ‘라떼는’ 오토바이를 탄 연인들을 공격하지 않았고 아무 은원관계도 없는 다른 학교에 쳐들어가지도 않았다고 그는 말한다. 최소한 정정당당히 싸웠다는 것이다.
 
“오토바이 두 대가 달려들어 한 사람을 공격하면 그건 끌리띠입니다. 만약 오토바이 열 대가 다른 오토바이 열 대와 맞붙으면 그건 정상적인 패싸움인 거고요.” 빠꿀은 끌리띠와 전통적 패싸움(tawuran)을 그렇게 구분했다.
 
최근의 변화 중 하나는 끌리띠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 중엔 학생들보다 인근 마을 주민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엔 싸움이 벌어지면 학생들끼리 맞붙어 싸웠지만 최근엔 거기 마을 주민들이 가세하곤 한다.
 
학창시절 패싸움을 마다하지 않다가 지금은 자카르타의 한 사립학교 IT 관리요원으로 일하는 하디(Hadi)는 예전 패싸움이 주로 지역적 패권, 말하자면 ‘나와바리’ 싸움이었다고 말한다. 보고르에서 기차로 통학하던 시절 그와 그의 갱 친구들은 자기들이 탄 차에 탑승한 자카르타 학생들을 공격하곤 했다.
 
현재 빈따로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는 BRQ는 자신의 예명을 예전 자기가 속했던 갱의 이니셜에서 따왔다. 그가 남부 자카르타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2009년 친구들과 함께 돌아다니며 마치 권투경기처럼 일대일 맞짱을 뜨고 다녔는데 비록 불법적 폭력행위였지만 학생들 사이에선 정규 스포츠클럽 같은 인기와 대우를 누렸다.
 
일단 갱들 간에 싸움이 벌어지면 다치는 사람들도 나왔지만 그는 당시 명예와 인기를 위해 싸웠다고 기억했다. 사람들을 다치게 하려 싸운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의 과거 학교 폭력를 미화하는 경향은 어쩌면 전세계적인 트랜드다.
 
빠꿀조차 끌리띠 활동으로 몰려다닌 것이 정신적으로 각오를 다지고 리더쉽을 배우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다고 말할 정도다. “난 그 일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난 최소한 책임감 있는 학생이었어요. 사람들을 다치게 한 건 좀 미안하지만…….” 그는 말꼬리를 흐렸다.
 
끝없는 반복
한편 불우한 환경 속에 있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폭력적 환경에서 빠져나올 기회를 거의 갖지 못한다.
 
실업학교 1학년생인 RAM은 패싸움에 뛰어들 각오가 없다면 애당초 학교에 갈 수도 없다며 선배들에게 등 떠밀려 패싸움에 가담하게 되는 현실을 토로했다.
 
고등학교 신입생들은 새 친구를 사귀길 원하지만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나온 선배들은 신입생들을 구타하고 학대하면서 패싸움을 종용하곤 한다. 만약 패싸움에서 지고 돌아오면 선배들의 구타는 더욱 심해져 발을 빼기 점점 더 어려워진다. 자신이 현재 그런 악순환을 겪고 있다고 BRQ는 밝혔다.
 
빠꿀 역시 학교 신입생 시절 그런 일을 당했고 2013년 그가 선배가 되었을 때 똑같은 일을 후배들에게 강요했다고 회상했다.
 
“패싸움 중 누가 죽기라도 하면 복수가 끝없이 반복됩니다. 눈에는 눈 이죠.” 그렇게 말하는 BRQ는 사뭇 비장했다.
 
사회경제적 요소
학생들이 어린 나이에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하는 것에 대한 학교의 무관심부터 시작해 학생들 폭력문제를 탓하려면 탓할 만한 환경이 부지기수다.
 
바양카라 대학교 심리사회학 교수 아디파루딘 박사는 십대 폭력 문제의 근원이 그들이 어린 시절부터 노출되어 아무렇지도 않게 느끼게 된 주변의 폭력적 문화에 있다고 지적했다.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 슬럼 속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는 환경 속에 사는 학생들은 쉽게 폭력에 노출된다. 경제적 경쟁이 치열하고 교육기회가 적은 환경 속에서 결과적으로 학생들이 쉽게 비행과 범죄에 빠지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청소년 폭력도 그런 공간에서 벌어진다. 싸움 패턴도 거의 일정하다. 우선 마을간의 싸움이 지역 간 분쟁으로 번지고 거기에 청소년 갱들이 뛰어들어 패싸움을 벌인다. 때로는 성인들도 패싸움에 가담한다. 빈민가의 폭력적 문화가 청소년들에게 대물림되면서 그들의 인성도 그런 식으로 형성된다.
 
경제적인 이유로 폭력을 휘두르는 청소년 갱들도 있다. 데뽁 기차역에서 만난 일단의 청소년들을 생계를 위해 패싸움과 강도행각을 벌인다. 그래야만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체성 문제까지 연계되면 상황은 더욱 복잡미묘해진다. 청소년 갱에 소속되지 않으면 학교에 있는 얼간들하고나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그들의 사고방식도 문제인 것이다.
 
아디 교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부모가 자녀의 자아개념 형성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상을 사는 법, 우정과 건강한 경쟁의 가치 등을 어릴 때부터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만일 가정에서 이러한 교육을 할 수 없다고 해도 긍정적인 사회적 환경 속에서 사는 것만으로도 자녀가 좋은 영향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다.
 
족자에 기반을 둔 예술가 야야 드위 꾸르니아완(Yahya Dwi Kurniawan)은 그런 측면에서 예전엔 마글랑에서 이사해 나온 것이 아주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자주 끌리띠 행각을 벌였는데 족자로 이사한 후부터 예술에 심취하게 되었고 마침내 폭력과는 선을 긋게 되었다는 것이다.
 
야야는 2021년부터 끌리띠에 대한 예술 전시회를 열고 있다. 그는 대중에게 예술을 가르칠 뿐 아니라 끌리띠 갱들을 초청해 함께 글을 쓰고 예술작품을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폭력의 굴레를 끊고 예술의 세계로 들어온 자신과 같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청소년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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