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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반둥 이슬람기숙학교 강간 사건이 던진 뜨거운 화두 사건∙사고 편집부 2021-12-16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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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들이 성폭력근절법안의 심의와 통과를 요구하며 남부 자카르타 소재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여성대상폭력 국가위원회(Komnas Perempuan)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여성에 대한 폭력이 75% 증가했다고 밝혔다. (JP/WendraAjistyatama)
 
이슬람 기숙학교(Pesantren)의 한 교사가 여러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저지른 강간과 이에 따른 임신과 출산 등 일련의 사건들이 인도네시아 전국에 커다란 충격을 안겼고 ‘강간하는 문화’에 대해 국가에 책임이 있다는 거센 비판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주 한 교사가 자신이 가르치던 마다니(Madani), 야야산 마나룰 후다(Yayasan Manarul Huda), 뽄독 타피즈 알이클라스(PondokTahfiz Al-Ikhlas) 학교 등 복수의 이슬람기숙학교에서 최소 13명의 여학생을 강간했다는 기사가 나왔고 가룻 소재 여성아동권익센터(P2TP2A)는 강간에 의한 임신으로 최소 아홉 명의 아기가 태어났다고 밝혔다.
 
용의자인 헤리 위리야완(Herry Wiryawan, 36)이 저지른 이 사건은 아동보호법 상 아동강간 및 폭행 등 복수의 혐의로 반둥 지방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며 최고 징역 15년형 선고가 가능하다.
 
13일자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이 사건이 알려지게 된 계기가, 이웃사람이 이둘피트리 휴무 기간 중 집 근처 상점에서 임신 테스트 키트를 사는 여학생을 보고 이상스럽게 여기면서 시작되었다. 부모에게 추궁을 당한 여학생이 결국 자신이 겪은 일을 모두 털어 놓자 격분한 부모가 경찰에 신고한 것이 지난 5월의 일이다.
 
피해 여학생들을 도와 이 사건을 세상에 알린 인도네시아 연대당(PSI) 정치인 마리 실피타(Mary Silvita)는 20명의 피해 학생들이 나온 야야산 마나룰 후다 한 군데에서만 경찰이 여섯 명의 가해자들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부자바 지역아동의 어머니 포럼(FAD)의 아탈리아 쁘라라탸(Atalia Praratya)는 범행 피해자 숫자 20명에 대해 실제 피해자는 13명이고 나머지 7명은 증인이라고 정정했다.
 
피해 여학생들과 가족들을 돕고 있는 가룻 여성아동권익센터 디아 꾸르니아사리(DiahKurniasari) 센터장은 피해 여학생들이 지금은 모두 안가로 옮겨졌고 딸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알게 된 부모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일부 여학생들은 가혹한 강간 피해를 당한 것으로 그치지 않고 찌부루(Ciburu) 기숙학교 건설현장에서 육체노동에 내몰렸다는 사실이 재판을 통해 드러나기도 했다. 그들은 벽을 페인트로 칠하거나 시멘트를 옮기는 등 건설현장의 일을도와야 했는데 그중 또 일부는 가해자에게 맛사지를 강요당했다.
 
증인 및 피해자 보호기구(LPSK) 서면 보고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피해 여학생들이 낳은 신생아들을 고아원에 등록해 기부금까지 챙기는 행태를 보였다.
 
감독 소홀
이 사건이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종교부 내부에서도 나오자 야쿳초릴 쿠오마스 종교부 장관은 모든 마드라사(madrasah-종교학교)와 쁘산트렌을 대상으로 철저한 전수조사를 시행하겠다고 천명했다.
 
종교부는 야야산 마나룰 후다 쁘산트렌의 운영 허가를 취소했고 애당초 운영허가를 가지고 있지 않던 타피즈 꾸란 알마다니(Tahfidz Quran Almadani)는 폐쇄조치 했다.
 
그는 지난 10일(금) 설명을 통해 이 사건과 조금이라도 유사한 징후가 보이는 곳은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이 사건이 무슬림 사회에서 발생한 문제인 만큼 성폭력, 성추행등 모든 비도덕적 행위들을 척결해 이 문제를 모두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교사협회(P2G) 코디네이터 사트리아완 살림(Satriwan Salim)은 지난 금요일 종교부가 종교기반 교육기관에서 성폭력 예방과 해당 문제 취급지침에 대한 장관령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적으로 종교기반 교육기관에서 벌어지는 성폭력 사건 숫자가 이미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여성대상폭력 전국위원회(Komnas Perempuan) 자료에 따르면 해당 위원회가 2015~2020년 기간 동안 다룬 51건의 성폭력 사건들 가운데 19%가 이스람 기숙학교에서 벌어져 27%로 나타난 대학교 다음 두 번째로 성폭력이 빈번하게 벌어지는 장소로 꼽혔다.
 
여성대상폭력 전국위원회 감사 시티 아미나 따르디(Siti Aminah Tardi)는 성폭력 문제에 대한 종교부 감독이 미흡하고 이슬람기숙학교에서 벌어지는 성폭력 방지 및 대응 메커니즘이 아예 존재하지 않아 이런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성
이 사건이 세상에 드러나자 소셜미디어에서는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분노의 목소리가 넘쳐흘렀고 화학적 거세, 사형,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등 가해자 처벌에 대한 광범위한 온라인 협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보도된 범죄를 비난하고 또 어떤 이들은 비난을 위한 비난에만 열을 올리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차별의 대상인 소수 시아파 무슬림들이 쁘산트렌을 운영하고 있다는 가짜뉴스가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또 다른 논쟁의 불을 지폈다.
 
그러나 성폭력저항 학생전선(Front Santri Melawan Kekerasan Seksual)의 활동가 짬로뚤 아유 마스루로(Tsamrotul Ayu Masruroh)는 그런 가짜뉴스들의 목적이 이 사건의 근본 문제로부터 대중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는 시도임을 간파했다.
 
그녀는 이 사건으로 인해 성폭력 위기 같은 것이 없다고 부인해 오던 종교 당국의 고위 인사들로서는 공개적으로 뺨을 맞는 것처럼 당황스러운 일이겠지만 그들도 성폭력이 넘쳐나고 있는 현실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실을 인정해야만 기숙학교 학생들에게 보다 안전한 장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의 논의가 비로소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페미니스트 무슬림 학자인 라일라툴 피트리야(Lailatul Fitriyah)는 현재 이슬람기숙학교에서 성폭력 사건들이 터지고 있다는 사실은 무슬림 사회가 이제 긴 잠에서 깨어나 교육환경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슬람기숙학교에서 벌어지는 성폭력은 종교사회와 현대사회에 존재하는 가부장제도적 사상들이 가장 최악의 형태로 조합된 것이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국의 쁘산트렌들이 깊은 반성과 자아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하며 늘 학생이라고 쉽게 생각했던 산트리(Santri-기숙학교 학생)들의 말도 들어 배울 것은 배우고 그들도 사실 똑같은 인간이란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판의 시간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질 당시 인도네시아 신문들 헤드라인엔 이미 여러 강간사건들이 연이어 등장하던 중이었고 피해자들과 여성권 활동가들은 성폭력근절법안의 국회 통과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여성대상폭력 전국위원회 시티 감사는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학교들을 비롯한 모든 기관에서 벌어지는 성폭력이 비로소 심판대 위에 서게 될 것이란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국회 입법위원회는 지난 8일(수) 해당 성폭력근절법을 오는 정기국회 총회의 최초 심의법안으로 상정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슬람 기반의 정당들은 법안의 몇몇 요소들에 반대 의사를 표시해 왔다. 그중 정의복지당(PKS)은 제목에 ‘성폭력’이란 단어가 들어가는 것부터 반대해 법안 제목을 ‘품의법’으로 바꾸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국회의 9개 정당 파벌들 중 7개 정당이 이 법안을 찬성하고 있으나 PKS는 이 법안 통과에 반대하는 입장이고 골카르(Golkar) 당은 법안수정을 위해 상정을 늦춰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편 조코 위도도 대통령도 반둥에서 벌어진 사건에 주목하며 매우 이례적인 범죄인만큼 관련 재판 절차에 대한 긴밀한 감독과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고 피해자들은 아직 어른들이 책임져야 할 아동청소년들이므로 여성권익아동보호부가 이 사건이 완전히 종결될 때까지 피해자들 곁을 지키고 필요한 바를 살펴 제공하라고 지시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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