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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퇴마의식 중 딸을 죽인 부모 구속 사건∙사고 편집부 2021-05-25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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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9일(수) 중부자바 경찰청 뜨망궁 본부에서 있은 사건발표에서 일곱 살 난 딸에게 루키야 퇴마의식을 벌이다가 살해한 용의자인 부모와 증거들을 제시하고 있다.(사진=Antara/Anis Efizudin)

중부자바 뜨망궁(Temanggung) 주민들은 A라는 이니셜로만 알려진 일곱 살 여아가 집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에 경악했는데 그로부터 4개월 후 아이가 부모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이의 부모는 시신을 매장하지 않았는데 이는 그 조차도 부모가 아이의 천방지축 사나운 행동을 통제하려고 행한 이슬람 퇴마의식인 루키야(ruqyah)의 일환으로 믿고 있었다고 경찰은 사건발표를 통해 밝혔다.

A의 부모 마르시디(42)와 수와르티나(38)이 하르요노(56), 부디오노(42)라는 이름의 뜨망궁 베젠마을 소재 무당에게 의뢰해 지난 1월 딸에게 루키야 의식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A의 부모는 아이가 건드루어에게 빙의되어 부모의 말을 듣지 않는 거라고 믿었다. 인도네시아 무속에 전해 내려오는 대표적인 귀신 건드루어는(Genderuwo) 온 몸이 두터운 털에 뒤덮힌 인간형의 거대한 근육질 영적 존재다.
 
무당 하리요노와 부디오노는 부모의 동의 하에 아이를 욕조에 담궜는데 결국 익사로 이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딸이 곧 되살아날 것이란 무당들의 말을 믿고 부모는 의식이 끝난 후 아이의 시신을 방안에 눕혔다. 그런 후 마르시디와 수와르티나는 아이의 썩어가는 몸을 4개월 동안이나 매일 닦아주며 부활을 기다렸다는 것이다.
 
마침 지난 이둘피트리 축제연휴를 맞아 가족들이 모였을 때 친척들이 A의 부재를 이상하게 여긴 것이 결국 당국이 소녀의 시신을 찾아내기에 이르렀다. 5월 16일 몇몇 친척들이 마음 단단히 먹고 그들의 집을 방문해 딸이 죽은 것을 확인한 것이다. 그들은 곧바로 경찰에 그 사실을 신고했다.
 
뜨망궁 경찰서는 2016년 아동보호법 위반 및 살인을 규정한 형사법 338조 위반혐의로 부모 마르시디와 수와르티나는 물론 두꾼(무당) 하리요노와 부디오노를 체포했다.
 
인도네시아 아동보호협회(KPAI)는 이 사건을 크게 비난하며 범인들에게 중벌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수산토 협회장은 KPAI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업로드한 동영상을 통해 이번 사건이 인도네시아 전국의 가정과 사회에서 아동보호를 위한 각성과 책임감을 고취시키는 반면교사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루키야 퇴마의식은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성행하고 있는데 대체로 아무나 이런 의식을 집전하여 적절한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아 때로는 죄없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2018년에는 동부자바 뜨렝갈렉(Trenggalek)에서 전통적인 영적치료의식을 하던 중 가족들이 노모를 숨지게 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그 의식을 진행하면서 자녀들이 악령을 쫓아낸다며 부어 넣은 물이 위장에 가득차면서 어머니는 질식사했다.
 
가자마다 대학의 아흐마드 문지드 교수는 2000년 이후 인도네시아 이슬람이 본격적으로 부흥하면서 루키야 퇴마의식 역시 사람들 가운데 성행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역주 – 하지만 엄밀한 의미의 루키야(Ruqyah)는 우스탓(Ustad)같은 이슬람 교사들이 오직 알꾸란의 말씀만을 가지고 퇴마의식을 진행하는 이슬람 전통방식을 뜻한다. 이 기사에 등장한 루키야는 실제로 현지사회 전통무당인 두꾼들이 이슬람의 용어와 방식을 빌어왔지만 물을 붓거나 물 속에 사람을 담그는 것은 귀신들이 물을 두려워한다는 전통적 무속신앙에 따른 행위여서 엄밀한 의미의 루키야라 보기 어렵다.
 
*기사제공: 배동선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출처: 자카르타포스트https://www.thejakartapost.com/news/2021/05/22/central-java-parents-charged-with-murder-of-daughter-in-islamic-exorcism-cas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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