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백신, MUI의 하람 천명에도 불구 동부자바로 배포 > 정치∙사회

본문 바로가기

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사이트 내 전체검색

정치∙사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MUI의 하람 천명에도 불구 동부자바로 배포 사회∙종교 편집부 2021-03-29 목록

본문

보건부 장관 부디 구나디 사디낀(Budi Gunadi Sadikin-왼쪽에서 세 번째)이 3월 23일(화) 동부자바 수라바야에서 최대 이슬람 단체 나들라툴 울라마(Nahdlatul Ulama-NU) 소속 성직자들의 백신접종 상황을 살피고 있다. (사진=Antara/Moch. Asim)
 
인도네시아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대부분을 동부 자바에 공급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종교적으로 부정(하람-haram)하다고 판단하면서도 긴급상황 하에서 특별 사용을 허용한 인도네시아 울라마 대의원회(MUI) 중앙위원회의 공식 입장에 반해 동부자바의 종교 지도자들이 해당 백신을 종교적으로 정결(할랄-Halal)하다고 천명함에 따른 조치다. 그 외의 남은 물량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무슬림 인구가 적은 지역으로 배포되었다,  
 
백신 배포책임을 지고 있는 국영 의약품 제조사 바이오 파르마(Bio Farma)는 113,600개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바이얼(주사액병) 중 45,000개를 3월 20일 동부 자바로 실어 보냈다. 한 개의 바이얼엔 10회 분의 백신이 담겨 있다. 바이오 파르마 대변인 이완 스티아완(Iwan Setiawan)은 성명을 통해 보건부 지시에 따라 해당 지역에 백신 공급이 진행되었음을 밝혔다.
 
같은 날 보건부는 발리와 동부 누사뜽가라(NTT)에도 각각 5,000개씩 바이얼을 보내도록 바이오 파르마에 지시했다. 바이오 파르마는 3월 22일(월) 자카르타와 리아우 제도, 북부 술라웨시에도 각각 5,000개씩 백신 바이얼을 발송했고 남은 물량에 대한 보건부의 추가 배급 지시를 대기하고 있다.
 
식약처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인해 잠시 지연되었던 해당 백신의 긴급사용을 지난 3월 19일 승인한 바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울라마 대의원회(MUI)의 파트와(이슬람 율법에 입각한 유권해석과 그 결과 발표되는 칙령-역주) 위원회는 백신 제조과정에서 돼지에게서 추출된 트립신 효소가 사용되었다고 주장하며 해당 백신이 종교적으로 부정함을 뜻하는 하람(haram)을 천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이 주장을 즉시 부인했다. MUI는 나중에 긴급상황을 감안해 해당 백신의 전국적인 사용을 허용하는 후속 발표를 내며 어정쩡한 입장으로 선회했다.
 
동부 자바는 전체인구의 96%가 무슬림이며 인도네시아의 가장 큰 이슬람 조직인 나들라툴 울라마(NU)의 본거지다. 한편 자카르타의 무슬림 비율은 약 85%에 달한다. 동부 누사뜽가라, 발리, 북부 술라웨시 등은 인도네시아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적은 곳이다. 인도네시아 통계청의 2010년 자료에 따르면 해당 지역 인구 중 무슬림 비중은 각각 9.05% 13.37%, 30.9%로 조사되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MUI 중앙위원회와 달리 긍정적인 의견을 낸 동부 자바 이슬람 지도자들은 3월 22일(월) 접종행사에서 백신접종을 받았고 이 자리엔 조코 위도도 대통령도 참석했다.
 
동부자바 MUI 수장 모 하산 무타와킬(Moh, Hasan Nutawakkil)은 보건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대통령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종교적으로 정결하고(할랄) 유익하다는 끼아이(Kyai-이슬람 선생)들과 이슬람 기숙학교(쁘산트렌) 교장들의 의견을 경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도아르조(Sidoarjo)와 좀방(Jombang) 지방행정부에서 실시한 종교 지도자, 이슬람 기숙학교 학생, 공무원 대상 백신 접종행사에서 가장 먼저 접종 받은 사람들 중 한 명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하람 포고는 지구상 가장 큰 이슬람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 전역 2억 2,000만 명 무슬림들이 백신접종을 주저하게 만드는 상황을 불러왔다. 실제로 지난 1월 인도네시아 여론조사기관 인디까또르 뽈리띡 인도네시 (Indikator Politik Indonesia)가 진행한 조사에서 1,200명의 답변자들 중 81.9%가 백신이 공식적으로 할랄 인증되어야만 접종을 받겠다고 대답한 바 있다.
 
바이오 파르마가 2월 19일 한국 SK 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조사분석을 위해 등록한 후 MUI 식약품 및 화장품 분석연구소(LPPOM MUI)도 해당 백신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LPPOM MUI의 무띠 아리따와띠(Muti Arintawati) 이사는 바이오프로세스 엔지니어링과 산업 미생물학 전문 지식을 갖춘 두 명의 뛰어난 약물 및 백신 조사관들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조사관들은 WHO가 일부 운영에 관여하고 있는 다자간 백신공급 퍼실리티인 코백스(COAVAX)를 통해 인도네시아가 해당 백신을 확보했으므로 WHO가 식약처에 보낸 서류들을 우선 검토했다. 무띠 이사는 조사팀이 유럽 약품청(EMA)의 분석보고서도 검토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확보한 서류에서 돼지 췌장에서 채취한 트립신 효소가 바이러스 숙주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용되었고 그렇게 배양된 종묘가 백신생산에 사용되었다는 정보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자카르타포스트도 EMA의 분석보고서를 입수해 검토해 보았으나 어디에서도 돼지와 관련된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
 
무띠는 3월 23일(화) 자카르타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아스트라제네카가 그 생산과정에서 돼지 추출물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다시 할랄 인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가 도출한 결과도 바뀌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2018년에도 MUI 중앙위원회는 홍역-풍진(MR) 백신이 돼지 추출물을 포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슬림들 간의 사용승인인 무바(mubah)를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거꾸로 지역 울라마 위원회들이 해당 백신을 반대해 일부 무슬림들이 접종을 꺼린 바 있다. MR 백신 프로그램에 간여했던 한 공무원은 당시의 경험을 통해 정부가 백신접종 프로그램에 지방 종교 지도자들을 참여시켜야 한다는 학습을 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5월까지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천만 회 분량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MUI의 파트와 위원회 아스로룬 니암 숄레(Asrorun Niam Sholeh) 위원장은 정부가 할랄 백신을 확보하는데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긴급상황이 발생하거나 사람들이 백신을 맞지 않으면 치명적인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경우, 또는 할랄 백신이 충분하지 않거나 정부가 특별히 백신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경우 등 상황이 바뀌면 MUI의 백신 추천 여부도 가변적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는 백신에 돼지를 포함한 어떤한 동물의 추출물도 백신에 포함되지 않다는 성명을 냈다.
 
호주 그리피스 대학 디키 부디만 교수는 호주와 영국의 이슬람 위원회들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할랄 인증을 내놓았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이슬람협동기구(Islamic Cooperation Organization - OKI) 가입국가들이 의약품 할랄 상태에 대해 통일된 입장을 취해 줄 것을 촉구했다.
 
종교부 자이눗 타우힛 사아디(Zainut Tauhid Sa’adi) 차관은 3월 22일(월) 성명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어떤 경우에도 긴급상황 아래에선 사용 가능하므로 해당 백신의 할랄 여부에 대한 혼선을 경계했다. “종교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인간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PT. Inko Sinar Medi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