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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잘란 잘란] 인도네시아 노점 최고 인기품목은? 담배·커피 사회∙종교 편집부 2020-10-05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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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이어 와룽 운영하는 우스만씨와 가족[자카르타=연합뉴스]
 
구멍가게·음식 수레로 가족 부양…"일할 수 있어 행복"
 
구멍가게 아저씨는 1년 365일 매일 문을 열고, 국수 손수레 할아버지는 18년 동안 한결같이 새벽부터 음식 재료를 준비해 일가족을 부양했다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인도네시아어로 와룽(Warung)이라 부르는 구멍가게·초미니 슈퍼는 1평 남짓 작은 공간임에도 있을 건 다 있다.
 
자카르타 시내 잘란 스나얀에서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우스만(39)씨는 2일(현지시간) 연합뉴스 특파원에게 "작은 가게지만 하루 50만 루피아(4만원)에서 100만 루피아(8만원)도 번다"고 말했다.
 
우스만씨는 "아버지가 1992년부터 가게를 운영하다가 2000년부터 내게 넘겨줬다"며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부지런히 문을 열어서 번 돈으로 애들 셋을 잘 키우고 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그의 가게에는 하루 50명의 손님이 들른다. 택시, 오토바이 기사도 가게 옆에 차를 세우고 쉬다 간다.
 
'와룽에서는 뭐가 가장 많이 팔리냐'고 묻자 우스만씨는 생각할 틈도 없이 "담배와 커피"라고 답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흡연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로, 15세 이상 남성 인구의 3분의 2 이상이 흡연자로 추정된다.
이곳에서는 단맛이 나는 정향이란 향료를 필터에 바른 정향 담배가 주로 팔린다.
 
담뱃값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흡연 인구를 줄이겠다며 세금을 꾸준히 올려, 현재 한 갑에 2만5천 루피아(2천원) 정도다.
 
인도네시아의 다른 와룽처럼 우스만씨의 가게는 자릿세나 세금을 내지 않는다. 다만, 담배회사가 큐알(QR)코드를 가게 앞에 붙여 놓고, 담배 공급에 활용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자바섬, 수마트라섬, 술라웨시섬 등에서 커피가 생산되기에 현지인들의 커피 사랑도 대단하다.
 
우스만씨의 가게에는 커피와 함께 간단히 요기할 수 있도록 200원짜리, 300원짜리 빵과 도넛을 팔고, 아이스박스에는 시원한 음료 캔도 채워뒀다.
 
또, 일회용으로 소분돼 있는 샴푸, 린스, 세제, 커피가 가게 벽에 주렁주렁 달려 있고 치약, 비누도 판다. 뻥튀기 같은 과자와 컵라면도 꾸준히 손님들이 찾는다.
 
와룽에서 파는 기본 생필품은 서민들이 값싸게 사도록 용량이 적게 만들어졌을 뿐,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기업 제품들이다.
이 때문에 한국 생필품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려면 와룽부터 조사해야 한다고 교민들은 조언한다.
 
우스만씨의 와룽에서 길을 따라가 보니, 음식 손수레들이 모여있는 곳이 나왔다.
 
국수 손수레를 운영하는 수완디(65)씨는 "2002년부터 이 자리에서 국수 한 가지만 팔았다"며 "전에는 하루 70만 루피아(5만5천원)씩 벌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지금은 수입이 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국수 한 그릇 가격은 1만5천 루피아(1천200원).
 
18년째 국수 손수레 운영하는 수완디(65)씨[자카르타=연합뉴스]
 
수완디씨에게 국수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더니 국물 통 뚜껑을 열고 면과 푸른 채소를 넣었다.
그러고는 그릇에 몇 가지 소스를 뿌린 뒤, 국물에 담갔다 건져 올린 면과 채소를 비벼줬다.
 
주문부터 음식이 나올 때까지 걸린 시간은 5분. 저렴한 가격과 빠른 서빙이 길거리 음식의 최고 장점이다.
 
옆에 있는 고렝(튀김) 수레에서는 바나나, 고구마, 카사바, 두부, 뗌뻬(Tempe), 도넛까지 다양한 튀김 음식을 팔았다.
뗌뻬는 한국의 메주처럼 발효시킨 콩으로 만든 영양식이다.
 
고렝 수레 주인 나낭(38)씨는 "일자리를 찾다가 3년 전부터 이 일을 시작했다"며 "많은 돈을 버는 것은 아니지만, 일할 수 있다는 그 자체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나낭씨 역시 코로나 전에는 하루 60만 루피아(4만7천원) 정도 벌다 지금은 수입이 반 토막이 났다.
 
음료 손수레는 더 간단하게 생겼다. 쩬돌(cendol)을 주문하자 얼음과 코코넛 밀크, 두리안, 흑설탕 등 재료를 차례로 넣어 1분 만에 뚝딱 만들어냈다.
 
쩬돌은 인도네시아의 전통 디저트로, 녹색 쌀반죽 알갱이를 젤리처럼 만들어 음료에 섞는다.
 
주인 수카르디(26)씨는 "7천 루피아(560원)짜리 음료를 하루 40잔 이상은 판다"며 "작은 손수레지만, 이거 하나로 아내와 아이 둘을 부양할 수 있다"고 웃음 지었다.
 
근처에서 선물 가게를 운영하는 한국 교민 염진구(73)씨는 "손수레 하나만 있으면 월평균 최소 300만루피아(24만원) 이상 순수익을 올린다고 들었다"며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그 정도 수입이면 가족을 부양하고, 애들을 키우면서 심적으로 행복하게 산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지난해 1인당 연간 GDP(국내총생산)는 4천175달러(488만원)이며,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자카르타 수도권에서 한 달 내 정규직으로 일해도 월급 40만원을 받기 힘들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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