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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팬데믹 시대 서점 구하기 운동 문화∙스포츠 편집부 2020-05-19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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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르띠아니 ZB 시만준탁 / 자카르타 포스트 2020년 5월 17일 
 
“필요 우선 순위 48번째쯤이나 될 사안에 대해 우리가 왜 이 시점에 신경써야 합니까?”
 
이 어려운 시기에 출판산업을 구조해야 할 필요에 대한 논의를 요청하는 포스터에 게재한 작가 마만 수헤르만(Maman Suherman)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붙은 이 냉소적인 코멘트가 현재 출판업계가 겪고 있는 현실적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경제침체의 결과로 대부분의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 맨 지금, 종이책이든 e-북이든 책을 산다는 것은 그 우선순위가 저 뒤로 말려버렸다.
 
그 결과 국가적 문맹율을 개선하려던 여러 해의 노력은 간단히 원래의 위치로 뒷걸음쳐 버리고 인도네시아의 비문맹율을 1990년의 81.5%에서 크게 증가한 95.7%를 기록했다. 평균적으로 매년 1.8%의 증가율을 보인 것인데 이는 출판업계의 가열찬 캠패인과 홍보에 힘입은 것이었다. 지난 2월 해산될 때까지 국가서적위원회의 수장을 맡았던 라우라 방운 쁘린슬로(Laura Bangun Prinslo)는 대중이 서적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녀는 전세계적 팬데믹 초창기에 정부가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을 통한 관광홍보에 720억 루피아(약 48억불)을 배정한 직후 우려에 찬 출판회사들이 지난 3월 3일 교육부와 관광창조경제부에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녀는 높은 가독률을 가진 나라 정부들이 허락하는 인센티브를 자신들도 정부에 요청했다고 출판사 미잔과 Yayasan Tujuhbelasribu Pulau Imaji이 주최한 5월 9일 웹컨퍼런스에 패널로 나와 말했다. 이 컨퍼런스의 진행자가 마만 수헤르만이었고 많은 작가와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라우라와 미잔 그룹의 하이다르 바기르(Haidar Bagir)가 발표자로 나와 있었다.
 
하지만 그 편지는 줄곧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국제학생프로그램(PISA)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학생들 사이에 독서욕구 저하를 보여주었다는 보고서가 나오자 조코위 대통령은 4월 3일 비문맹율 확대를 위해 좀 더 노력할 것을 요구하는 발언이 나왔다. 예의 보고서에서 2018년 마지막 조사에서 인도네시아 학생들의 독해력은 371점을 받아 세계 74위를 기록했다.
 
4월 20일 라우라와 다른 출판사들은 이런 상황에 힘입어 다시 편지를 써서 대통령과 관계부처 장관 다섯 명에게 보냈으나 답신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서적 활동가들은 그 편지를 통해 온라인 읽을 거리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과 도서권들의 서적 구매, 그리고 작가와 출판사들이 건전한 서적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라우라는 다른 나라에선 코로나 19 상황과 현상에 대한 온라인 책자나 문서에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건강 이슈에 대해 과학자, 작가나 출판사가 건강 관련 서적 출판을 돕는 정책적 정부 프로그램을 가진 곳들도 있다고 말한다.
 
“만약 정부가 비문맹율 확대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지금이야말로 뭔가를 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출판산업의 많은 종사자들이 여러 진지한 참가자들과 함께 작문 클라스나 독후감 나누기 모임을 온라인으로 가지면서 독서에 대한 의욕을 북돋고 있지만 펜데믹이 지속되면서 산업자체가 끝장날 거란 우려도 큽니다.”

인도네시아는 5월 17일 세계 책의 날,  4월 23일 저작권의 날을 기념했지만 출판산업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미미했다.
 
마만은 한 최근 세금감면에 대해 물은 출판사에게 내뱉은 세무서 직원의 냉소적 반응에 대해 언급했다. “세무서 직원은 패스트푸드 점들이 팬데믹 와중에서도 고소득을 누리는데 왜 사람들이 유독 책은 사지 않는 건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거 아니냐며 빈정거렸다는 것이다.
 
하이다르 바기르는 정부가 출판산업을 그간 창조경제산업으로서 그리 이익이 크지 않은 산업으로 간주하고 있어 사실상 소외시킨 상태이므로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린 정부로부터 어떤 인센티브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이익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역시 대부분 책에 대한 열정으로 일을 해왔습니다. 돈을 벌려면 출판사를 운영하는 것보다 다른 일을 해야 하는 게 맞죠.” 그는 책을 팔아 얻는 이익은 고작 4% 전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가장 큰 온라인 서점을 보유한 미잔은 팬데믹 기간 동안 매출이 20% 수준으로 축소했다. 하지만 직원감축 대신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편집자들은 서적 프로모션에 투입했다. “소규모 출판사들은 이미 폐업 위기에 내몰렸습니다. 이 업계의 아이러니란 대개의 경우 잘 알려지지 않은 출판사들이 보다 심오하고 격조높은 책을 찍어낸다는 것이죠” 하이다르의 말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이동제한이 실시되면서 북 바자나 전시회가 속속 취소되고 서점들은 문을 닫아야 했는데 이것은 서적판매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분의 기능이 마비되었음을 의미한다.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던 연례 빅배드울프 북바자(book bazaar Big Bad Wolf)는 오프라인 행사 대신 미잔, 또꼬페디아와 연계한 온라인 세일즈로 전략을 바꿨다.
 
이 북바자를 2016년부터 조직해 온 자야 리텔 인도네시아의 울리 T. 실라라히(Uli T. Silalahi) 대표는 애당초 자신들의 목표가 애당초 독서의욕 증진에 있었다고 말한다. 지난 4년간 방문자, 서적 판매량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 회사는 북바자를 더 많은 도시에 조직해 왔다. 그러나 올해 구매자가 줄어들어 손실을 예상하면서도 온라인 판매는 연말까지 계속하기로 했고 일단 그 첫 번째 기간이 4월 27일부터 5월 3일까지였다.
 
“현재 서적을 전국 규모로 유통 판매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온라인 판매입니다. 물론 책으로 가득 찬 방에서 페이지를 넘겨 가며 사고 싶은 책을 고르는 그 느낌에는 비할 바 못되지만 현재 우린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대체적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울리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렇게 말했다.
 
웹 컨퍼런스에 참여한 발표자들은 하나같이 출판산업이 이 위기를 견뎌내리라 말하면서도 정부의 지원없이는 다시 번창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중들은 독서에 대한 의욕을 잃어가고 아이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스크린만 내내 바라보고 있죠. 다시는 예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을까봐 걱정이 됩니다.” 하이다르는 이렇게 우려했다.
 
“그래도 정부가 교육의 중요성에 방점을 두고 초점을 맞춘다면 최소한 출판산업은 그 낙수효과를 입게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그의 이런 희망은 과연 이루어질까?
 
라우라는 이 인도네시아에서 매년 6만 권의 새 책이 출판되는데 정부는 제도화된 큐레이션 방식을 가지고 있지 않고 교육부의 관심은 오직 교과서에만 있다고 꼬집었다.  “더욱이 평가기준은 책의 내용보다 책의 사이즈 같은 보다 기술적인 부분에 편향되어 있어요. 출판업계에도 영화산업의 로튼토마토 평가시스템 같이 전문가들과 독자들이 비교과서 서적들을 평가하는 공개적인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출판업계 종사자들은 현재상황 타개를 위해 이미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여전히 간헐적일 뿐이고 정말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으려면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깊어가면서 출판업계의 시름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1~2개월 후 서점을 다시 열게 되면 사람들은 다시 책을 사러 서점으로 돌아올까? 세상은 코로나로 인해 완전히 변해버렸는데?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배동선 번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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