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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인류 최악 또바 화산 대폭발도 어쩌지 못한 선사인류 생존력 문화∙스포츠 편집부 2020-02-27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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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재 흔적 발견된 유적서 폭발 전후 석기에 큰 변화 없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또바 화산은 약 7만4천년 전 대폭발을 일으켰다. 산 정상의 400m를 날려버린 세인트 헬렌스 화산 폭발의 5천배에 달하는 규모로, 지난 200만년 사이 가장 큰 화산 폭발로 꼽히고 있다.
 
이 화산 폭발로 '화산 겨울'이 찾아와 이후 1천년간 지구 기온이 낮아졌으며, 아시아에 거주하던 사람족(Hominin)이 멸절하고 현생인류도 멸종 위기로 내모는 대재앙을 가져왔다는 것이 최근까지도 정설처럼 돼왔다.
 
아프리카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현생인류 조상이 약 6만년 전 인도양 해안을 따라 정착하게 됐다는 주장도 뿌리는 또바 화산 대폭발에 두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박 증거가 이어지는 가운데 또바 화산 폭발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큼 재앙적이지는 않았으며, 선사 인류가 큰 변화 없이 생활을 이어갔다는 새로운 주장이 제시됐다.
 
호주 퀸즐랜드대학 사회과학과의 크리스 클락슨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인도 북부 미들 선 리버 밸리의 타바 유적지에서 발굴된 석기를 증거로 이런 주장을 펴는 논문을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발표했다.
 
다바 유적지에 8만년간 쌓인 퇴적층에서 찾아낸 석기 제작방식을 분석한 결과, 약 7만4천년 전 전후로 중기 구석기시대의 석기를 사용하던 무리가 또바 화산 대폭발로 지구 환경이 바뀐 시기에도 이 지역에 계속 거주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다바 지역에서는 1980년대에 또바 화산 폭발로 인한 화산재가 발견된 바 있다.
 
연구팀은 석기가 발견된 퇴적층이 마지막으로 햇볕에 노출된 시기를 측정해 석기 사용 연대를 계산했다. 이 석기들은 르발루아 방식의 격지 석기로 아라비아에서 발굴되는 약 10만~4만7천년 전 석기나 호주 북부에서 발굴된 약 6만5천년 전 석기와도 비슷했다.
 
연구팀은 다바의 선사 인류가 당시 아프리카의 호모 사피엔스가 사용하던 것과 유사한 석기를 사용하고 있었다면서, 또바 화산 대폭발 뒤에 이런 도구가 사라지거나 극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은 이 무리가 대재앙을 극복하고 계속해서 석기 도구를 만들어 사용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아프리카의 현생인류가 6만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나와 유라시아로 퍼져 나갔으며 네안데르탈인을 비롯한 다른 화석 인류와의 교잡도 6만년 전에 이뤄졌다는 화석 및 유전적 증거와 일치하는 것이다.
 
또바 화산 폭발과 관련해 반박이 이어지면서 지구 역사에 기록될 만한 대사건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화산 폭발이 처음에 주장된 것처럼 화산재와 아황산가스 구름이 햇볕을 가려 빙하기로 이어지는 화산 겨울을 초래할 수준은 아니었다는 쪽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수렵-채집 생활을 하던 다바 지역의 선사 인류가 인류역사상 최악으로 꼽히는 화산 폭발을 견뎌내고 환경 변화에 적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유전자는 현대인의 유전자에 많이 남아있지는 않아 또바 화산 대폭발의 재앙은 이겨냈지만 이후 이어진 다른 도전들은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됐다.
 
논문 공동저자인 막스 플랑크연구소의 미카엘 페트라글리아 교수는 "고고학적 기록은 인류가 당면한 도전에 놀랄만한 회복력을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늘 번영한 것만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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