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차기대선, '서민 VS 엘리트' 대결 양상으로 전개 > 정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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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인도네시아 차기대선, '서민 VS 엘리트' 대결 양상으로 전개 정치 편집부 2019-04-01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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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24일 인도네시아 반뜬 주 세랑에서 조꼬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농어민·공장노동자는 조꼬위, 공무원·교사는 쁘라보워 지지로 몰려
 
 
이달 17일 치러지는 인도네시아 차기 대통령 선거가 조꼬 위도도(일명 조꼬위) 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는 서민과 정권교체를 원하는 엘리트 계층의 대결 구도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소재 싱크탱크인 전략국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이달 15일부터 22일 사이 전국 34개 주 남녀 1천96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1.4%가 조꼬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대선후보인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와 러닝메이트인 산디아가 우노 전 자카르타 부지사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33.3%에 그쳤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응답자의 교육 수준이나 직업군에 따라 선호하는 후보가 확연히 갈리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CSIS는 홈페이지에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초등·중학교 졸업자의 경우 응답자의 57.3%가 조꼬위 대통령을 지지했으며, 쁘라보워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는 비율은 28.0%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자에서는 조꼬위 대통령(45.8%)과 쁘라보워 후보(39.9%)의 지지율 격차가 6%포인트 내외로 크지 않았고, 대학을 졸업하거나 수료한 응답자들에서는 쁘라보워 후보의 지지율이 42.5%로 조꼬위 대통령(35.2%)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에선 교육 수준과 사회적 지위가 거의 정비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민은 조꼬위 대통령을, 엘리트 계층은 쁘라보워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직업군별 후보 선호도를 살펴보면 농업과 수산업에 종사하는 응답자들은 58.5%가 조꼬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공장노동자들의 조꼬위 대통령 지지율도 57.0%에 이르렀지만, 쁘라보워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27.0∼28.9%에 그쳤다.
 
반대로 공무원과 교사들은 쁘라보워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힌 비율이 전체의 48.2%로 조꼬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33.7%)보다 14.5%포인트나 높았다.
 
응답자의 80% 이상은 누구에게 투표할지 이미 마음을 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은 응답자는 전체의 13.1%였으며,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2.21%포인트다.
 
사회적 지위에 따라 지진 후보가 갈리는 이런 양상은 조꼬위 대통령과 쁘라보워 후보의 출신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중부 자바의 빈민가 출신으로 자수성가한 조꼬위 대통령은 친서민 정책과 소통형 리더십으로 2014년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켜 군부나 기성 정치권 출신이 아닌 첫 대통령이 됐다.
 
32년간 인도네시아를 철권통치했던 수하르또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쁘라보워 후보는 군 장성 출신으로 보수세력과 엘리트층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작년 9월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꼬위 대통령은 꾸준한 우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현지 정치권에선 최근 들어 쁘라보워 후보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여론조사기관 릿방 꼼빠스가 작년 10월 19.9%포인트에 달했던 조꼬위 대통령과 쁘라보워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현재 11.8%포인트까지 좁혀졌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조꼬위 대통령의 재선을 기정사실로 여겼던 분위기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때마침 인도네시아 반부패위원회(KPK)가 여당 연합 소속 정치지도자가 부패 혐의로 체포되고 유숩 깔라 현 부통령의 동생과 조카가 쁘라보워 총재 진영에 합류한 것을 시작으로 일부 정치인이 야권으로 갈아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조꼬위 대통령에게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조꼬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었던 진보 진영에선 보수 성향 성직자인 마룹 아민 울레마협의회(MUI) 의장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데 대한 반발로 기권표를 던지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야권 지지자들은 '골롱안 뿌띠'(일명 골뿟·백색 그룹)로 불리는 기권 운동이 확산할 경우 쁘라보워 후보의 당선 확률이 높아진다고 보고 이를 부추기는 모양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이런 움직임이 선거 결과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란 반론이 제기된다.
 
정치권과 엘리트 계층 내부에서 벌어지는 '찻잔 속의 태풍'일 뿐 절대다수의 유권자에게는 동조를 끌어내지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일부 정치인의 야권 전향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보험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 국립이슬람대학(UIN) 교수인 안선근 박사는 "야권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은 만큼 이번 선거는 초접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현재까지는 조꼬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계 정치 컨설팅 업체 대표는 "두 진영은 사실 정치적 성향이나 정책적 지향점에선 큰 차별성을 보이지 않는다"면서 "사회지도층의 부정부패가 워낙 심각한 만큼 인도네시아 국민 다수는 부패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도 조꼬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차기 대선은 내달 17일 총선과 함께 치러진다. 이번 선거에는 약 1억8천700만 명의 유권자가 참가해 투표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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