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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힘겹게 끌고 가던 KF-X 사업, 인도네시아의 이중 플레이(?) 변수 정치 편집부 2018-11-22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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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무기획득 사업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식어가 붙은 한국형전투기 개발 사업. 
 
일명 ‘보라매 사업’ 혹은 ‘KF-X 사업’이라고 하며 10년 6개월이라는 기간과 약 8조5000억원의 예산이 잡혀있다. 
 
인도네시아의 조꼬 위도도 대통령은 지난 9월 방한해 양국 정상회담에서 KF-X/IF-X 사업관련 체결한 양국 합의 사항에 대해 재협상을 할 것을 요청했다. 인도네시아가 개발비에서 1조7,000억원을 분담하고 그 대가로 시제기 1대와 기술 이전을 받는 내용의 계약을 수정하자는 요청이다. 이러한 사실은 인도네시아 정부 고위 인사가 현지 언론에 한 얘기가 보도되면서 우리나라에 알려졌다.
 
KF-X 사업을 주관하는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22일 이 보도 내용을 공식 인정하며 인도네시아 정부가 분담하기로 한 비용에서 미수금이 2,300억여원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자국 경제상황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담금 입금을 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인도네시아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는 하루 이틀 나온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인구 규모(약 2억7천만명)로 세계 4위이고 GDP는 아세안 국가 중 1위, 세계 16위(지난해 기준)다. 환율이나 무역 수지 등 경제의 안정적 운용을 위협하는 요인은 어느 나라에든 존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전반적인 경제적 어려움을 내세워 우리 정부에 재협상을 요청했는데 앞으로 국방비를 상당히 늘릴 것으로 예측한 보고서는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세계적 정보분석업체인 Jane’s IHS Markit가 인도네시아가 개최한 방위산업전시회를 계기로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024년까지 국방분야 투자를 지속적으로 36%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됐다. 액수로는 72억달러에서 99억달러로 증액되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견조한 국방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 기간은 KF-X/IF-X 기간과 겹친다. 
 
Jane’s가 예상한 인도네시아 정부의 국방비 지출 증가세는 구매와 연구개발 모두에서였다. 보고서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예산 압박이 완화되면서 2020년 이후부터는 국방예산이 예전의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Jane’s 보고서는 “남중국해의 나투나 제도 분쟁, 연안의 해적, 테러 추종 단체 등 인도네시아 정부가 대처해야할 군사적 문제가 산적해 있다”면서 “인도네시아는 고정익, 회전익 군용기 및 다양한 수상함, 잠수함과 육상 시스템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도 보고서에 언급됐다. Jane’s는 인도네시아에 대한 주요 무기 공급국가로 한국, 러시아, 미국, 유럽 국가들을 꼽으면서 향후 인도네시아는 이 국가들에서 벗어나 터키, 브라질, 중국, 호주, 벨라루스, 체코 공화국 등으로 수입 국가를 다양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분석과 예측은 인도네시아가 최근 보인 입장과 일치하지 않는다. 인도네시아의 위란또 정치법률안보조정장관은 지난달 21일 재정 부담을 이유로 KF-X/IF-X 프로그램 재협상을 한다고 말했다. 위란또 장관은 "국가 경제 여건을 고려해 조꼬위 대통령이 재협상을 결정했다. 따라서 우리는 재정 관련 사항에서 인도네시아의 부담이 덜해지도록 재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재협상을 통해 한국으로부터 이전받는 기술을 더 늘리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에 지급할 분담금을 미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내년 예산안에 KF-X/IF-X 프로젝트 관련 항목을 편성해 놓지 않았다. 올해 하반기는 물론 내년에도 분담금을 내지 않을 계획인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한국과 재협상을 1년 안에 마무리짓고 새로운 계약조건에 2019년 중반 혹은 말 부터 분담금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재협상이 타결되기 전까지는 기존의 조건대로 분담금을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협상을 앞두고 걱정인 곳은 KAI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20%의 분담금을 내기로 한 계약을 맺은 주체가 KAI기 때문이다. 정상회담에서 재협상 요청이 이뤄졌고 정부의 결정이 내려졌는데 정작 재협상을 책임지고 해야하는 곳은 체계종합업체인 것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정부가 사업을 이끌어갈 책임이 있는데 정작 중요한 협상은 업체에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분담금 납부 기간을 연장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요구대로 하면 KF-X 사업 전체 일정도 따라서 늦춰진다.
 
공군은 노후 기종인 F-4, F-5를 최대한 오랜 기간 운용하면서 2020년대 중반
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무기 도입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전력화 일정이 기로에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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