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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인니 대선 스타트…조꼬위 vs 쁘라보워 '5년만의 리턴매치' 정치 편집부 2018-10-08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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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선관위서 기호 1-2번 배정
조꼬위 여론조사서 앞서지만 격차 줄어
5년전 53.15%-46.85% 근소한 접전
 
 
내년 4월17일 치러질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달 21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각각 기호 1번과 2번을 배정받은 조꼬 위도도(57ㆍ일명 조꼬위) 대통령과 쁘라보워 수비안또(67)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는 이틀 뒤인 23일부터 공식 대선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번 선거운동은 내년 4월13일 마감될 예정. 5년전 53.15%와 46.85%의 근소한 차이로 경합을 벌였던 두 사람이 이번엔 어떤 드라마를 연출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선 후보는 단 2명=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가 정하고 있는 대선 후보 등록 조건은 지지 당이나 연합 당이 국회 의석 수 20%를 넘거나 총선에서 25%의 유권자 지지도를 가져야 한다. 원래 총선과 대선은 3개월 차를 두고 치러졌지만 2014년 헌재가 선거법을 개정, 총선과 대선을 동시에 치르게 되면서 논리적으로 각 당들은 총선 전 대선 후보를 선출할 수 없게 됐다. 후보 등록이 지체되자 헌재는 국회 의석 수 및 지지율 조건을 개정하지 않고 입법부에 적절한 지지율 조건을 정하도록 책임을 떠넘겼다.
 
당시 많은 소수 정당들이 청원을 넣었지만 실현되지 않았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소수 정당이 결코 후보를 내세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대선 후보를 내기 위해서는 집권당이라도 연합당을 구축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결국 조꼬위 대통령 측은 집권 여당인 투쟁 민주당 (PDI-P)을 중심으로 9개 정당을 연합하고, 쁘라보워 총재 측은 그린드라당을 중심으로 4개의 당을 연합해 대통령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의외의 전략, 의외의 승부=조꼬위 대통령과 마루프 아민 부통령 후보는 현 집권여당인 투쟁민주당과 골까르당 등 총 9개 정당의 지지를 받고 있다. 쁘라보워 총재와 산디아가 부통령 후보는 그린드라당, 번영정의당(PKS), 국민수권당(PAN) 그리고 민주당의 지지를 받고 있다. 사전 유권자 여론조사에서 조꼬위 대통령은 60%의 지지율을, 쁘라보워 후보는 30%를 보이고 있다. 이미 조꼬위 대통령의 승리로 결론이 난 선거라는 의견이 팽배하지만, 쁘라보워 총재가 점차 격차를 줄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서민 대통령이라는 트레이드 마크를 내걸고 최근 성공적인 아시안 게임을 치러낸 조꼬위 대통령과 과거 독재자인 수하르또 대통령의 사위인 쁘라보워 후보의 행보가 2014년과는 달리 전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조꼬위 대통령은 오른팔이었던 중국계 전 자카르타 주지사인 바수끼 짜하야 뿌르나마(일명:아혹)가 신성모독으로 구속 수감되면서 인도네시아의 87.2%를 차지하는 무슬림 유권자들의 표를 잃는 위기에 빠졌다. 이에 조꼬위 대통령은 특단의 조치로 이슬람 최고 의결기구인 울레마 협의회 (MUI)의 마루프 아민 의장을 부통령 후보로 영입하는 데에 성공, 무슬림 유권자들을 끌어안았다. 마루프는 아혹 전 주지사를 신성 모독죄로 판결하는 데에 주요 의결권자이기도 했다. 아혹 전 주지사는 옥중에서도 많은 인도네시아 화교들의 지지를 잃지 않고 있으며, 지난해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의 100대 사상가에도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올해 그의 인생을 다룬 영화도 제작된다.
 
쁘라보워 총재는 5년전의 패배를 설욕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후보 등록에 뜸을 들였었다. 아예 대선을 포기할 것인가라는 의혹을 살 정도였으며 그런 그에게 조꼬위 대통령이 손을 잡자며 부통령 후보를 제의한 적도 있다. 그는 또한 전 대통령인 민주당 총재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의 지지를 등에 업고 그의 아들 아구스 하리무뜨리 유도요노를 부통령 후보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그보다 젊은 층의 표심을 얻겠다는 전략으로 전환하고 현 자카르타 부 주지사이며 수려한 외모로 인기를 끌고 있는 산디아가 우노를 부통령 후보로 내세웠다. 그는 활동적인 성향을 지닌 인물로, '산디아가와 친구들'이라는 봉사조직이 만들어질 정도로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다. 인도네시아의 전체유권자의 절반인 1억이 넘는 유권자가 35세 이하라는 것을 염두한 전략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선거연령은 17세부터이며,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낮은 연령대이다. 17세이상 35세 이하의 유권자는 전체 1억9천650만 중 1억명 이상이지만 2014년 선거에 참여한 유권자들의 90%가 30세 이상이었다.
 
◆관전포인트 3가지
1.Yes or No=인도네시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오랜 군부 독재를 타파하고 민주주의를 탄생시킨 나라로 민주주의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하지만 1998년 유혈폭동 이후 여전히 인도네시아 경제권을 장악하고 있는 화교들과 전 국민의 80%이상을 차지하는 무슬림, 6개 이상의 종교가 공존하고 있으며 300여개의 소수 부족들이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모든 유권자들을 끌어안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네, 아니오'의 질문에 대한 답처럼 한 후보가 싫다면 그 표가 그대로 상대방에게 갈 것이 뻔한 일이므로 선거운동은 더욱 치밀해져야 한다. 공약의 번복이나, 종교적 성향의 모호성, 지지층의 변동, 사소한 친분 관계에서도 판도는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기 때문이다.
 
2.무슬림의 표심=민주주의를 위해 종교적 편향을 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여전히 정부의 정책이 무슬림 단체의 파워를 장악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아혹 전 자카르타 주지사의 신성모독 판결 당시 광화문의 촛불시위에 버금가는 대 국민 촛불시위가 자카르타 한복판에서 벌어지기도 했다. 이슬람 의결기구인 MUI의 의장인 마루프 아민을 부통령 후보로 영입한 조꼬위 대통령은 무슬림 표를 손쉽게 얻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조꼬위 지지자들은 과연 그가 2014년 떠오른 다원주의 개혁자가 맞는지 불안해하고 있고, 소수종교를 탄압하던 부통령 후보 마루프 아민에게 표를 던질지 의문이다.
 
쁘라보워 후보는 아혹 전 주지사가 수감될 당시 이슬람 강성세력들의 지지를 받으며 자카르타 주지사로 선출된 아니스 바스웨단(Anies Baswedan)에 공개적 지지를 보낸 바 있다. 아니스 주지사는 대통령 후보가 결정되기 전 유권자 선호도에서 조꼬위, 쁘라보워에 이어 3위를 차지했던 인물이다. 그리고 실제로 아니스가 주지사로 선출된 후 쁘라보워의 지지도도 상승했다.
 
3.불안한 임기 마무리=조꼬위 대통령은 최근 2018년 아시안 게임을 성공리에 마쳤지만 현재 인도네시아 경제 상황이 심상치가 않다. 경제성장율은 당초 목표했던 7%에 못미치는 5.27%를 기록했으며 달러 대비 루피아 가치는 1988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를 코앞에 두고 있다. 이는 쁘라보워 진영에게 아주 훌륭한 선거전략을 제공하게 될 것이며, 만일 내년 4월 이전에 조꼬위 행정부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할 시 선거의 판도는 누구도 장담 못할 것이다.
 
◆조꼬위·쁘라보워는 누구?
쁘라보워는=군부 독재자 수하르또 전 대통령의 임기 당시 육군 전략 사령부 사령관을 지냈다. 수하르또의 전 사위이기도 한 쁘라보워는 이슬람 근본주의를 중요시하는 강경한 국수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인물로, 화합보다는 사회의 질서를 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 1998년 수하르또 퇴진 시위가 유혈시위로 이어지게 한 배경으로 쁘라보워가 언급되기도 했다. 그는 민주 운동가들을 납치, 학살하고 중국계 인도네시아인을 대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지만, 기소된 바는 없다. 그러다가 자신이 창설한 그린드라당을 바탕으로 이슬람 정당들과 연합전선을 구축해 2014년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다가 조꼬위에 패했다.
 
조꼬위는=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가구사업을 하던 평범한 중산층 인물이었다. 그러다가 2005년에 중부자바 솔로(수라까르따)시의 시장으로 당선돼 정치에 입문했다. 친 서민 행보로 인기를 모은 그는 2012년 자카르타 주지사에서 승리했다. 불시에 지역 빈민촌이나 각종 시설 등을 방문하는 등의 파격적인 행정을 펼쳤고, 의료보험, 행정개혁, 인프라 개발, 교육 부분에서 현실과 소통하는 정치를 펼쳐 소위 '조꼬위 신드롬'을 일으켰다. 2014년 대통령 선거당시 현재 지지당인 투쟁민주당(PDI-P)의 도움을 많이 받지 못했다. 조꼬위 대통령의 최대 목표는 빈민율 0의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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