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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54|소변을 너무 자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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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고민상담실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5,191회 작성일 2019-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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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9대소변 문제가 있는 아이
 
<사례 3 > 소변을 너무 자주 봅니다
 
6세 남자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5-6개월 전부터 소변을 너무 자주 봅니다. 심지어는 화장실 갔다 왔는데 곧바로 다시 들어가서 나오지도 않는 소변을 본다고 시도를 하다가 물만 내리고 나오기도 합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소변을 보는데 비뇨기과에 갔더니 소변에 이상은 없다고 하고, 스트레스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하더군요. 5살 때부터 유치원에 다녔는데 5-6개월 전부터는 유치원에서도 화장실에 너무 자주 가겠다고 한다고 합니다. 특별히 스트레스 받을만한 일이 없는데, 무엇 때문인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스트레스를 받는지 모르기 때문에 집에서 어떤 조치를 해줘야 할지도 막막합니다.
제가 지금 둘째를 임신 중인데 (8개월째), 어떤 이는 동생을 봐서 그러는 거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다른 이유인 것 같아요. 우리 아이 성격이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많은 편입니다. 나쁘게 말하면 다른 사람 비유를 잘 맞춘다고 할까요. 자기가 원하는 바가 아니더라도 다른 친구들이 원하면 대부분이 그렇게 따라주는 편입니다. 혹 이런 것들이 본인에게는  스트레스가 되는 건 아닐는지요? 용기와 자신감도 부족한 편입니다. 놀이터에 가서도 자기가 그네를 타고 싶어도 누군가 타고 있으면 그 주위에 가지도 못하고 뱅뱅 맴만 돌다가 오곤 합니다.
소아과에도 가봤지만 의사선생님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가볍게 말씀하셔서 그냥 찝찝한 맘만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상태는 더 악화되어 가는데, 어제는 팬티에 소변을 조금 묻혀서 2번이나 갈아 입혔습니다. 본인 말로는 ‘쉬가 그냥 한 방울 두 방울 나왔어요’ 하더군요. 참, 밤에 잘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불에다가 소변을 보지도, 중간에 일어나 화장실에 가지도 않고 잘 잡니다. 도대체 어떤 이유일까요? 너무 걱정이 되어서 문을 두드립니다.
 
 
비뇨기과에서 배뇨와 관련된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들으셨고 이전에는 이런 문제가 없었고 현재도 밤에는 아무런 문제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으로 보아, 아이가 깨어 있는 동안 소변을 자주 보러 다니는 빈뇨증상은 신체 기관의 이상이나 질병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원인과 관련이 있는 듯 합니다.
 
어머님의 말씀대로, 아이가 평소에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부족한 편이라면 마음 속에 어떤 불만이 생기더라도, 심리적으로 불편감을 느끼더라도 그것을 적절히 표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표현하기 어려웠던 감정이나 갈등을 혼자 속으로 삭히려고 하지만, 그것마저 힘들어지면 아이는 문제행동 (아이의 경우에는 빈뇨현상)으로 자신의 어려움을 드러냅니다. 그런 경우라면, 아이가 겪고 있는 심리적인 불편감의 원인을 이해하고 그것을 적절히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아이의 심리 상태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요인들은 부모-자녀 관계, 또래 관계, 유치원 생활 등입니다. 한번, 아이의 집에서의 생활과 유치원에서의 생활을 나누어 살펴보십시오. 부모님의 성향은 어떠하신지, 부모님이 아이를 대하는 태도는 어떠하신지, 부모님 사이에 갈등은 없으신지, 평소 아이는 부모님께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 의견을 적절히 표현하는 편인지, 부모님의 비위를 맞추려고 하지는 않는지, 밖에서만이 아니라 집에서도 소극적으로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이는지 등등을 살펴보십시오.
 
유치원 생활과 관련되어서는 유치원 선생님과 면담을 해 보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아이가 유치원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즉 친구들과 잘 어울려 노는지, 자기표현을 잘 하는지, 교육과정을 잘 따라가는지, 소극적이고 자신감 없는 모습을 자주 보이지는 않는지 등등을 살펴보십시오. 여섯 살이라면 한참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때인데 왜 그렇게 남을 먼저 배려하고 양보하게 되었는지, 그런 태도를 가지게끔 한 요인이 무엇일지도 곰곰이 생가해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가 집에서나 유치원에서나 자기표현을 적절히 하지 못하고 자신감이 부족하다면, 그 자체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지요. 하지만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런 욕구가 충분히 채워지지 않을 때에는 심리적으로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표현하지 않더라도 누군가 내 힘든 마음을 알아주고 따뜻하게 어루만져 준다면 아이의 힘든 마음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더불어 어머님이 동생 출산을 앞두고 있따는 점도 아이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가족들에게 잇어 새로운 아기의 탄생은 매우 기쁘고 축복할 일이지요. 하지만, 부모님과 주위 어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큰 아이 입장에선 그저 좋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더욱이  평소에 자신의 욕구나 감정을 부모님께 잘 표현하지 못했던 아이라면 그나마 자신이 차지하고 있던 부모님의 사랑을 동생에게 뺏기지는 않을지 걱정스런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어떤 심리적인 어려움이 있었다면 동생 출산은 그것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아이가 가진 심리적인 불편함이 무엇이고 왜 그런지 헤아리는 것과 동시에, 아이가 화장실을 자주 가는 것에 부모님이나 선생님께서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소변을 참으라고 하거나 화장실을 자주 다닌다고 야단치는 것은 삼가셔야 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지나치게 관심을 보이고 민감하게 반응할수록 아이의 심리적 부담감은 더 커지기 마련이고 야단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심리적으로 더 동요가 되어 빈뇨현상을 증폭시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이 불편하게 여기니까 소변이 나올 것 같아도 화장실을 가지 않고 참다보면 소변을 지리는 행동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소변 지리는 것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다보면 아이는 자신감을 더 잃어버릴 수 있으니, 화장실 가고 싶은 마음이 들면 언제라도 눈치보지 않고 다녀올 수 있게 해주세요. 또한 아이가 동생이 태어난 것에 대해 걱정하거나 불편한 마음이 있다면 변함없는 엄마와 아빠의 사랑을 확인시켜 주십시오.
 
* 가톨릭대학교 아동∙청소년∙가족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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