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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31| 아이들에게 이혼을 어떻게 알려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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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고민상담실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4,460회 작성일 2018-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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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장 부모의 이혼 및 죽음을 경험한 아이
 
 
<사례 1> 아이들에게 이혼을 어떻게 알려야 할까요?
 
아이들은 8세 여아, 6세 남아이고 저는 아내와 이혼한지 2년 반이 됩니다. 아이들은 친할머니가 양육해주시어 모두 네 식구가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저와는 물론 할머니와의 관계도 좋고 지금까지 비교적 밝고 정상적으로 잘 지내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아직까지 아이들에게 이혼사실을 알리지 않고 엄마는 아파서 미국에 갔다고만 속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큰 아이는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사고력이 커지면서 엄마의 부재를 자꾸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조만간 더 이상 아빠 말을 믿지 않게 되겠죠. 엄마뿐 아니라 외삼촌, 이모도 함께 안보이니까요. 이제 사실을 말해주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최선의 방식일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언제, 어떤 분위기에서, 뭐라고 말해주어야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을지, 기죽지 않고 계속 명랑하게 살 아갈 수 있을지 가장 좋은 방법에 대해 조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전 아직 젊은 나이(36세)에 아이 둘, 그리고 어머니를 모셔서 재혼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녀를 둔 부부가 이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가장 염려되고 고민되는 것이 아이들 문제일 것입니다. 아버지께서도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은 마음에 지금까지 이혼 사실을 알리지 못하셨던 것 같네요. 속내를 감추고 아이들 몰래 속앓이를 하셨을 아버지 입장을 생각하니 저희 마음도 아려옵니다.
 
문의주신 내용의 답을 명확히 아는 사람은 없겠지만 부모의 이혼이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면 고통스럽지만 아이들도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말하기 전에 사실을 알았을 때 아이들이 가질 수 있는 여러가지 마음을 미리 헤아려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혼했던 것을 모르고 있다가 혹은 막연하게 짐작만 하고 있다가 그 사실을 알았을 때, 많이 놀라고 받아들이기 힘들어 할 것입니다. 사실대로 말해주지 않은 것에 대한 원망감도 클 것입니다. 그동안 참았던 엄마에 대한 궁금증과 그리움도 커질 것이고요. 이에 대해 아버지께서 마음의 준비를 해두시면 아이들이 이런 마음을 표현할 때 (설혹 표현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이 마음을 헤아려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셨으면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아빠가 할 이야기 있다고 이야기를 꺼내보십시오.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면서 이혼 사실을 전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엄마와 만나지도 연락하지도 못해서 엄마가 어떻게 지내나 궁금하기도 하고 보고 싶기도 하고 엄마가 아프다니 걱정도 되었을 거야. 그런데 사실은 엄마가 아파서 미국에 있는 게 아니고 아빠랑 같이 살지 않기로 하고 헤어져서 그동안 못 만났던 거야 “ 와 같이 전해주세요. 또 “ 엄마랑 아빠랑 헤어져서 따로 살아야 한다고 하면 OO랑 AA가 마음이 너무 아플 것 같아서..너희가 너무 아파하면 아빠도 너무 속상할 것 같아서 사실대로 얘기하지 못했어.아빠가 그동안 엄마가 아파서 못 만난다고 거짓말해서 미안해” 라고 그동안 사실을 알리지 못했던 아버지의 입장과 미안함을 전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궁금해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준비를 하시면 좋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엄마, 아빠가 왜 이혼했는지, 엄마와 다시 만날 수 있는지 (앞으로 자신들의 기대)일 것입니다. 이혼 사유는 구체적인 것을 알려주시기보다 엄마, 아빠 사이의 일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주시는 것에 역점을 두셔야 합니다. 아이들과 무관한 이유로 헤어졌고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 아니라는 점을 충분히 전달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쉽게 자신의 탓이 아닐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이들에게 알리기 전에 아이들이 엄마와 다시 만날 수 있는지의 여부는 아이들의 어머니와도 상의를 하셔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부모가 이혼을 하더라도 양쪽 부모를 자연스럽게 만나는 것이 아이들에겐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으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가족의 상황에 따라 명확히 하신 후에 아이들에게 혼란 없이 전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할머니나 아빠 앞에서 엄마를 보고 싶은 마음을 감추지 않고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세요. 아이들이 이혼 소식을 알게 되고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자유럽게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아빠도 아이들의 마음을 받아주는 것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엄마가 매일 보고 싶은데 왜 보지 못하는지, 다시 엄마와 같이 살면 안되는지 등 아이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들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 나올 수 있다는 것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셔야 아이들의 마음을 충분히 수용해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들이 원하고 아버지도 따라주실 마음이 있으시다면, 엄마를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부모님이 재결합할 의향이 없으시면 엄마, 아빠가 다시 재결합하진 않을 것이란 점은 명확하게 해주셔야 아이들이 혼란스럽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는 부모님 사이의 문제로 이혼을 했고 아이들이 엄마와 헤어져서 살아가야 한다면, 이 상황을 받아들이도록 도와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은 아이 어머니와 상의해서 입장을 같이 하시고 아이들이 가질 수 밖에 없는 마음을 수용해주며 일관적인 입장을 보여주신다면 아이들도 차츰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버지 본인도 이혼을 겪는 과정에서 많은 갈등과 아픔을 겪으셨으리라 짐작됩니다. 그런데도 아이들의 어려움을 먼저 생각하는 아버지의 태도에서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따뜻한 배려가 느껴집니다. 그러한 아버지의 사랑이 전해져 아이들도 서서히 자신의 혼란스런 마음을 정리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구나 살다보면 갈등과 고통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것을 피할 수는 없지만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와 아이들이 힘든 과정 속에서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고 더욱 사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 가톨릭대학교 아동∙청소년∙가족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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