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대소변을 참아 걱정입니다 > 전문가 칼럼

본문 바로가기

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사이트 내 전체검색

전문가 칼럼 23| 대소변을 참아 걱정입니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똑똑! 고민상담실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4,494회 작성일 2018-07-06 00:00

본문

제9장 대소변 문제가 있는 아이
 
<사례 1  > 대소변을 참아 걱정입니다
 
저희 아들이 오늘 태권도 승급심사를 보러 심사장에 갔는데, 아침 6시 30분부터 시작된 일과로 스케줄의 무리는 있었지만 개회식 도중에 그만 소변을 실수하고 말았습니다. 일 년 전에도 그런 적이 있었으나 그 때는 제가 없던 상황이었고 처음 태권도를 배우면서 긴장되서라고 이해할 수 있는 정황이어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 바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제가 같이 참석하여 수시로 화장실에 가자고 했으나 오줌이 마렵지 않다고 하다가 실수를 했습니다.
 
제 아들은 2,3년 전부터 무슨 일에 몰두하거나 외출했을 때 대소변을 자주 참아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거나 힘들게 하는 경향이 있어 왔습니다. 오늘도 오랜 시간을 복잡한 심사장에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제가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있던 중 이 일이 생긴 것입니다. 학교에서도 두 번 정도 지린 적이 있는데 자신이 태연히 있어 아이들이 눈치를 못 챘다고 자랑한 적도 있습니다.
 
풀죽은 모습은 오후로 갈수록 회복되었으나 돌아오는 길에 아이는 엄마에게 미안해 하고 있었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행사 진행 상황을 하나도 놓치고 싶지가 않았고(태권도를 상당히 좋아하거든요) 태권도복의 바지 고무줄 부분에 끈이 있어 풀기가 어려웠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아이의 바지는 편하게 고쳐서 고무줄로만 되어 있으나 친구들의 옷을 보고 자기의 것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 듯 합니다.
 
아이는 집중을 잘 하나 단체 활동 중 언제 짬을 내서 화장실에 가야하는 지를 잘 모르는 등 고지식하고 승부욕이 강합니다. 그리고 완벽을 추구하는 저의 성격이 아이에게 부담을 주는지 내 표정을 보고 문제의 답을 고치는 등 가끔 자신 없어 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마음을 트고 지낼 만한 오랜 친구나 형제가 없다보니 엄마에게 많은 애착을 갖고 있고요. 유치원 선생님이 얘는 ‘가끔 눈치를 본다’고 말한 적도 있는데 막상 그 말이 걸리기도 합니다. 제가 볼 때 아이가 점점 성장할 수록 소심해 보이는 듯합니다.

배변활동은 인간의 기본적이고 생리적인 욕구이기 때문에, 아이가 배변과 관련된 문제를 보이는 경우에는 부모님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의학적인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배변과 관련된 문제를 보인다면 아이의 심리적 측면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셔야 합니다.
 
아이가 학교에서도 소변을 지린 경험이 있다고 하셨는데, 학교 생활이나 또래 관계에서 어려움을 없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십시오. 또한 아이의 심리상태는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깊은 영향을 받으므로, 부모-자녀 관계와 부모님의 양육태도에 대해서도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어머니께서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이라고 하셨는데, 평소 아이가 할 수 없는 일을 무리하게 요구하지는 않았는지, 미숙하더라도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격려하며 기다려 주었는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부모님이 개입하여 대신해 주시지는 않았는지, 아이가 실수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 주셨는지 등을 살펴보십시오. 성장 과정 중에 있는 아동은 실수와 실패 경험을 통해 발달해 나갑니다. 자신의 실수와 실패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느끼면 아동은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 있고, 이로 인해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평소에도 아이가 무언가에 집중하거나, 외출했을 때 대소변을 참는 경향이 있다고 하셨는데, 아이 행동에 대해 주변 사람들이 지나치게 관심을 보이면 아이는 실수를 하면 어쩌나 하는 부담감을 느낄 수 있고, 자신도 부끄럽게 여기는 일을 지적받다 보면 자신감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이 잘 할 수 있었던 것도 잘 할 수 없다고 느끼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제대로 행동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외출하거나 단체 활동을 할 때 아이에게 시시때때로 화장실에 가자고 지적(아이 입장에서는 지적 받는 느낌이 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기보다는, 일정을 미리 알려서 아이가 스스로 언제 화장실을 가는 것이 적절한지를 판단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배려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2,3년 전부터 대소변 보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하였다고 하셨는데, 그 빈도가 대변의 경우 3개월 동안 매달 1회 이상, 소변의 경우 적어도 연속 3개월 동안 주 2회의 빈도로 일어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인근 아동 전문상담기관 혹은 종합병원 내 소아정신과를 방문하시고, 심리평가와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작년에 실수한 경험도 있고 해서 어머니께서 미리 주의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때문에 풀 죽어하는 아이 모습을 보니 어머님의 상심이 크셨나 봅니다.  그런데도 엄마에게 미안해하는 아이 마음을 들여다 볼 줄 아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그리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 마음을 이해하는 모습에서 아이에 대한 어머님의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애정이 아이에게 전달된다면 아이는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 가톨릭대학교 아동∙청소년∙가족상담센터 http://www.catholic.ac.kr/~childfam/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PT. Inko Sinar Medi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