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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비즈니스 국내 반도체 산업 인프라 구축계획을 천명한 인도네시아 교통∙통신∙IT 편집부 2022-03-18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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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31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공개된 독일 보슈(Bosch)사의 반도체 칩을 탑재한 신형 300밀리미터 웨이퍼. (AFP/Jens Schluter)

인도네시아 정부가 세계 반도체 산업구조의 한 부분으로 진입하려 할 경우 인도네시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사실은 분명 경쟁력 우위 요소가 될 수 있다.

전자기기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전세계가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 물량의 공급을 대만 특정업체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가 해당 제품을 공급받아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선진국 유력 기업들이 팬데믹 기간 동안 반도체 수급이 딸려 관련 공장가동을 줄이거나 멈추는 등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난 시점에서 인도네시아가 국내 반도체 산업 구축이란 대담한 야망을 내비친 부분이 흥미롭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정부가 중부 자바에 폴리실리콘 생산공장과 칩 설계 설비 투자를 필두로 올해 안에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월 말 G20 포럼의 일부인 B20 포럼 첫 회의에서 해당 생태계 구축의 첫걸음은 태양광 전지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이후 몇 년 내에 반도체 생산 및 공급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컴퓨터, 세탁기, 신용 카드 및 자동차를 포함한 광범위한 제품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 생산산업을 구축하거나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중국, 한국을 비롯한 세계 몇몇 국가들 대열에 인도네시아도 공식 합류하기로 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한편으로는 애플 같은 IT 거대기업들에게 반도체 칩을 공급하는 업계선도기업인 대만 신츄 소재 타이완 세미콘덕터 매뉴팩쳐링 콤퍼니(TSMC)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공급측면에서 얼마나 치명적인 파국을 가져올 수 있는지 충분히 보여주었다.

데이터 기업인 트렌드포스(TrendForce)의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TSMC는 세계 반도체 칩 공급시장의 53.1%를 차지한 업계 1위 업체이고 한국의 삼성전자, 대만의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코포레이션(UMC),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스(GlobalFoundries), 중국의 세미콘덕터 매뉴팩쳐링 인터내셔널 코포레이션(SMIC) 등이 그 뒤를 따른다.

그런데 팬데믹으로 인해 반도체 공급망을 와해되면서 반도체가 들어가는 오토바이나 컴퓨터 부품, 플레이스테이션 5 비디오 게임 콘솔을 사려는 고객들이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했다.

한편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에 익숙해지고 온라인학습, 온라인쇼핑을 하게 되면서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는 급격히 늘었다.
 
그러나 미국 조사회사인 인터내셔널 데이터 코포레이션(IDC)은 반도체 산업이 2022년 정상화되면 곧 늘어난 수요에 따라 생산능력을 확장하겠지만 2023년에 곧바로 과잉생산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았다.

뻐르마타 은행(Bank Permata)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슈아 파르데데(Josua Pardede)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정부가 차제에 반도체 산업을 일으키려 계획하는 이유는 인도네시아를 전기차(EV) 산업의 총아로 만들려고 하는 정부의 목표와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산업에서 반도체 칩은 결정적인 필수 부품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상황 속에서 대만이 곧잘 위기에 노출되는 상황에 인도네시아가 상대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적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외에도 국가적인 기술적, 인적 자원의 역량, 법률적 확실성 등의 보완도 매우 시급한 부분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0년 말 일자리 창출법을 국회 통과시키면서 중앙집중식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사업체 설립절차를 합리화하는 등 각종 규제들을 손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재금융개발연구소(Indef)의 산업통상투자센터장 안드리 사트리오(Andry Satrio)는 인도네시아가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직면하게 될 다양한 도전은 일자리 창출법 정도로 극복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우선 인도네시아에는 반도체 산업 같은 하이테크 산업에 특화된 공단이 개발되어 있지 않다. 또한 해당 산업 대표국가들은 대학과 생산기업 간 긴밀한 연구 개발 커넥션이 구축되어 있지만 인도네시아는 아직 그런 네트워크가 매우 느슨한 상태다.

따라서 안드리 센터장은 반도체 생산업체들을 인도네시아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한국정부가 반도체 생산업체를 포함한 특정 산업 투자자들에게 법인세 면제를 제안한 것과 같은 획기적인 세금혜택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상황에서 해당 산업을 구축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인 인프라와 세제혜택, 인적자원을 확보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므로 조코위 대통령이 이번에 발표한 반도체산업 구축을 위한 시간표는 너무 조급해 보인다는 것이다.[자카르타포스트/ 기사제공 :배동선 작가 '판데르베익호의 침몰'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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