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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비즈니스 추락하는 루피아…인도네시아 경제 ‘흔들’ 경제∙일반 편집부 2018-08-06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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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아화 가치, 올해 들어 6% 하락
미 연준 금리 인상에 경기 부진까지
 
 
올해 들어 루피아의 대 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며 대인도네시아 수출이 우려되고 있다. 달러 강세, 미 국채금리 상승, 미 연준의 긴축기조 등 신흥국 통화 약세여건이 형성된 가운데,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고, 경기둔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인도네시아 외환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7월 19일 기준금리를 연이율 5.25%로 동결하기로 했다. 이날 루피아 환율이 달러에 대해 내림세를 멈춤에 따라 기준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의 인상을 보류하기로 한 것이다.
 
페리 와르지요 BI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앙은행이 계속 매파적 자세를 견지할 것”이라고 밝혀 필요할 경우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방침을 시사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5억 달러가 넘는 외환시장 개입에도 루피아화 폭락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중앙은행, 물가안정에도 환율 방어 위해 금리 인상 = 인도네시아는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 2년 여간 기준금리를 7.50%에서 4.25%까지 단계적으로 인하했다가 루피아 가치가 폭락하면서부터 금리를 인상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5~4.5%의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통화 가치가 계속 추락하면서 환율 방어에 나섰다.
 
루피아화 환율은 지난 2017년 1월부터 9월까지 대략 달러 당 1만3,300루피아 대를 유지했으나, 2017년 10월에 1만3,500루피아 대를 돌파했고, 이 환율이 연말까지 계속됐다. 2018년 1월을 기점으로 환율이 다시 1만3,300대로 안정화되는 듯하다가 2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5월 8일 1만4,052로 마감했다.
 
이는 2015년 12월 이래 28개월 만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수치며, 심리적인 한계선인 1만4,000대가 붕괴함에 따라 관련 업계는 루피아화 가치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하반기 들어서는 한때 달러당 1만4,500루피아를 넘어서기까지 했다.
 
이처럼 지난 5월 루피아화 가치가 폭락한 이후 인도네시아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유출을 우려해 6주 사이 3차례나 연속해서 금리를 각각 0.25%, 0.25%, 0.50% 포인트씩 총 1%포인트를 상승시킨 바 있다. 5월 17일과 30일 각각 0.25%포인트 상향했고, 6월 29일 들어 기준금리로 사용되는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4.75%에서 5.25%로 0.50%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특히 마지막 조치가 반향이 컸다. <블룸버그>의 선행 설문조사에서 전문가 31명 가운데 25명이 0.25%포인트 인상을, 나머지 6명은 금리동결을 예상한 것을 고려하면 시장의 예상보다 두 배 이상 금리를 인상한 셈이었다.
 
루피아화는 연초 이래 달러에 대해 6%나 하락했다. 통화가치가 40% 하락한 아르헨티나나 27% 하락한 터키 리라화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지만, 오히려 여타 신흥국 통화마저 불안한 상태이기에 일각에서는 신흥국 금융 불안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위기 마저도 점치고 있다.
 
◇왜 루피아 가치가 급락했을까 = 인도네시아는 현재 필리핀과 인도와 함께 신흥국 중에서도 드물게 경상수지 적자를 경험하는 국가로 외국자본의 의존도가 매우 높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국채의 40%가량을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전체 아시아 신흥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인도네시아 경제는 외국자본 유출과 환율 변동에 상당히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금융시장 포트폴리오에 외국인 보유비중이 높은 가운데, 경기부양정책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의 상반기 경제성장이 시장의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루피아화 약세 기대심리가 확대됐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으로 인도네시아의 외화확보 기회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은 원재료를 대부분 인도네시아로부터 수입하며, 중국은 이 원재료를 가공해 다시 미국으로 수출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무역 전쟁으로 인해 이러한 글로벌 공급 사슬이 망가지면 인도네시아의 안정적인 외화확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무역 전쟁이 심화하면서 국제시장 심리가 리스크 회피를 선호하기 시작했고 달러화 가치가 상승했다. 이에 대외환경 변화에 취약한 채권자금을 중심으로 순유출이 일어났다. 미 국채금리 상승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캐리트레이드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걷잡을 수 없이 가치가 하락하게 됐다.
 
◇환율 상승, 경제 악영향 미칠까 = 루피아화의 가치는 달러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하락하기도 했지만, 원화에 비해서도 가치가 하락하면서 루피아화의 전반적인 가치가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업체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업체들이 모두 영향을 받는 이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거나 상대적으로 루피아화보다 상대국의 화폐가 강세를 보일 경우, 해외의 수입업자 처지에서는 제품 단가가 하락하는 것이나 매한가지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주재기업의 수출 가격경쟁력은 개선될 수 있을 테지만, 인도네시아로 제품을 수입할 경우에는 동일한 단가라도 구매할 때 종전보다 더 많은 루피아를 사용해야 하기에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수입이 필요한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쁘르따미나 등은 환율 급등으로 인해 내부 규정에 따른 헤지(hedge)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정부는 헤지의 위험성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으며, 외환시장과 소비위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출과 투자유치를 통한 외화확보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수입제품의 가격이 상승하면, 결국 내수 생산 용품이더라도 원자재가 수입산일 경우 완제품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는 바로 소비자의 구매력 및 GDP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 루피아 가치의 하락이 인도네시아 경제 전반적인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특히 환율 상승이 계속되는 현상은 대내외적으로 인도네시아 경기가 불안정함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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