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행복을 전하는 말 한마디 /서미숙 > 한국문인협회 인니 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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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인협회 인니 지부 (41) 행복을 전하는 말 한마디 /서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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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산책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5,830회 작성일 2019-02-06 11:45

본문

<수필산책 41>
 
행복을 전하는 말 한마디
 
서미숙 / 수필가,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장)
 
 
한주가 시작되는 활기찬 어느 월요일, 한국에 있는 친구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싱그러운 월요일! 건강 조심하고 행복하게 보내~”
짧은 글이긴 해도 어쩐지 친구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아 마음에 온기가 전해져 온다. 몇 년 전부터 각종 매체들로 연재가 늘어난 나의 하루는 머리도 몸도 편하게 쉬지 못하고 늘 많은 생각들로 가득 차 있다.  잠을 자도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었는데 친구로부터 받은 짤막한 메시지가 잠시라도 활력소가 되어주는 것만 같다. 문득 글을 쓰는 동기들과 나눈 우스갯 소리가 생각난다.
 
“우리는 베스트셀러 작가들보다 더 바쁘네...매월 써내야 하는 원고로 치면 아마 우리는 벌써 베스트감이야.”  그런 글 동기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무척이나 위안이 되기도 한다.
힘들게 느껴지는 순간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에서 얻는 기쁨이 더 크기에 고된 노동도 그 기쁨 속에 녹아 어느새 소멸되고 만다.
 
 
지난 한 해는 우리 삶에서 함께 공감하는 행복이야기를 문예지나 언론 매체에 연재해 오면서 오직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이제 잠시 멈추어 뒤를 돌아본다. 에너지가 고갈되었으니 쉬어가라는 내 안의 메시지가 귓전에서 종소리처럼 울리고 있다. 매일 마감에 쫓기는 나를 보며 요리 선생인 어릴 적 친구는 언제라도 자신의 집에 놀러오면 내가 그 시절 좋아했던 반찬으로 멋지게 한끼 밥상을 차려 주겠다고 조른다. 친구의 다정한 마음이 느껴지는 말 한마디는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고 마음의 위안이 된다. 그렇게 행복을 전하는 따뜻한 말들이 모여서 우리가 살아가는 기쁨 에너지가 되나보다. 살아가는 일이란 늘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물론 스트레스를 안 받고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이 최선이겠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학시절, 문학동아리를 함께 하던 친구 중에 방송국 드라마 작가가 되어 한창 잘 나가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드라마 대본이 잘 풀리지 않을 때면 스트레스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줄담배를 피워댄다고 하소연한다. 담배 냄새를 유난히 싫어하는 나는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팠다.
아니, 몸에 좋지도 않은 담배를??? 그땐 친구의 말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요즘은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충분히 이해가 되는 순간이 많다. 이 나이쯤 되면 세상 사 모든 일들이 다 이해가 되고 공감이 간다. 마음을 치유하는 우리시대의 따스한 언어의 시인인 정호승 시인은 “고통이 없고 스트레스가 없는 삶은 살아있는 삶이 아니라 바로 죽은 삶'이라고 했다.
 
살아있기에 고통도 느끼고 스트레스도 받는다고 생각되니 그 또한 행복이 아니고 무엇이랴.
내 주변에는 스트레스를 전혀 안 받으며 살 것 같은 오랜 친구 중의 한명이 있다. 그녀는 뭐든 깊게 생각하기를 싫어한다.
“아, 글쎄, 이제 우리나이에 건강하고 즐겁게 살다가 가면 그게 행복이지, 사람들은 왜 무엇을 이루려고 그렇게 힘들게 노력하고 사는지 모르겠어...” 목소리 톤도 높고 자기주장이 강하고 매사에 심플한 마인드로 살아가는 친구이기에 가끔은 그녀의 단순한 생각이 부럽기도 하다. 앞으로의 시대는 100세 인생이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특별한 질병이 없고 건강관리만 잘한다면 남아있는 시간들이 결코 짧지만은 않다.
 
 
소중한 시간들이 모여 한사람의 인생으로 완성되기에 결코 헛되고 무의미하게 보낼 수는 없는 것이다. 요즘은 온통 긍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해 안 되는 일, 이해 못 할 일들이 점점 없어진다. 나하고 생각이 다른 것일 뿐 틀리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얼마 전 한국에서 인문학 강연을 들으러 갔다가 사람들의 꿈 세계를 탐색하는 일이 취미라는 교수를 만났다. 꿈이란 나이와 상관없이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된다는 그 교수는 신화도 가르치고 사람들과 꿈을 나누는 일을 소명이라고 믿는 사람이었다. 이 분야에선 30년이 넘은 유명한 교수인데 사람들의 꿈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미지의 세계를 대하는 느낌이라며 늘 새롭고 설렌다고 했다.
 
“세상 사람들마다 갖고 있는 꿈은 각기 다르답니다. 꿈은 언제나 겹겹의 메시지로 가득하기 때문이지요.”그래서 사람들의 꿈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선물을 받는 느낌이 듭니다.“그 교수가 전하는 그 한마디에서 진한 행복의 향기가 전해져왔다.
 
얼마 전에는 선배 부부와 저녁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어떻게 살면 인간이 고독하지 않고 사는 방법이 있을까?’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인간은 누구나가 고독하다. 혼자서는 살 수 없고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적응하고 살려면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기에 어쩌면 고독과 스트레스는 서로 일맥상통한다고 할까? 차라리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고 했다. 고독이라는 무거운 주제이긴 해도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가 너무 재미있고 즐거웠다. 서로가 더 고독하다고 우기는 바람에 정말 오랜만에 소리 내어 크게 웃어 보았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미래를 이야기하고 나이 든 사람들은 자꾸만 과거를 이야기한다고 한다.
과거 속에 묻혀 사는 삶은 고독할 뿐이다. 젊게 살고 싶다면 미래를 꿈꾸고 밝고 즐겁게 살려고 노력해야 한다. 서로가 진정한 배려 속에 오고가는 따뜻한 말 한 마디는 상대방에게 기쁨과 행복을 전할 수 있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미안해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생각해보니 이렇듯 행복을 전하는 말 한마디는 무수히 많다. 말로 할 수 없다면 SNS나 문자메시지로 많이 사용해서 말 한마디로 행복을 전하는 아름다운 우리 사회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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